소자본 투자요령
신세대 딜러 대거 탄생
저가 미술품 임자 기다려
20세기 작가들 복사판도
잘만 고르면 값 껑충
인터넷에는 수천 개의 갤러리들이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초보자는 그림을 직접 보지 않고 투자하는 것은 무리다.
미술품 수집 시장도 일반화되고 있어 몇백달러의 소자본으로 시작해 볼 수 있다.
집안을 장식할 수도 있고 감상하면서 즐길 수도 있고 또 투자대상도 되는 예술품 샤핑은 어떻게 해야 하나? 미술품에 대한 상식이라곤 교양학부 때 주워들은 ‘미술사 101’밖에 없고 갤러리 딜러나 캐털로그에 나오는 용어는 생소하기 짝이 없는 데다가 주머니 사정 또한 넉넉지 않은 ‘초보 투자가’라면 이 분야만큼 낯설고 생경스러운 곳도 없다. 그러나 어떤 대가나 전문가라도 처음에는 다 ‘초보’부터 시작하는 법. 5,000달러 정도의 여유가 있는 ‘예사모’(예술품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일원이라면 예술가들의 열정과 사랑과 영혼이 집결되어 있는 예술품 시장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미술품 수집에 달랑 5,000달러를 들고나선다는 것은 ‘한다는 사람’들이 들으면 웃을 일이다. 고흐의 붓꽃이 경매에서 5,000만달러에 낙찰됐다거나 피카소의 연필 낙서 한 장이 몇십만달러에 팔려나갔다는 소리를 들으면 미술품 수집은 어마어마한 거부들의 놀음 같이만 들린다. 그러나 모든 분야가 대중화하고 있듯이 미술품 수집 또한 일반에게 가깝게 다가서고 있는 한 분야이다.
경기회복과 함께 미술품 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지만 이미 배를 불린 기존 딜러에 비해 젊고 배고픈 신세대 딜러들이 대거 생겨나면서 저렴한 가격의 미술품에 중점을 둔 새로운 아트 페어들이 미 전국 곳곳에서 바이어를 찾고 있다.
지난 16개월 동안 이들 새로운 10여개의 아트 페어에서는 5,000달러 미만짜리만 팔아서도 1,000만달러의 매상을 올렸고 ‘하우스 세일’ 매장을 3배나 늘린 크리스티 경매장에는 그림과 앤틱 가구 가격을 최저 1,000달러까지 낮췄다.
5,000달러의 샤핑 예산을 세워놓은 당신도 미술품 시장에서 당당한 고객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
문제는 옥석을 분간 못하는 ‘까막눈’이니 만큼 예습을 단단히 하고 본선에 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랑의 딜러들은 “감상자가 좋아하는 것이 최고의 예술품”이라고 말하지만 몇천 달러의 체크를 쓰는 쪽은 그들이 아니다.
가치가 내려가는 것, 되팔 수 없는 것은 피하되 지금은 값이 저렴하지만 앞으로 로켓탄처럼 가격이 올라갈 수 있는 것을 찾아내려면 다음 4가지 종목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세기 회화
그전 것은 이미 너무 가격이 떠버렸다. 20세기 작가들의 작품은 한때 매년 복사판이 나오고 한정판매라고 해도 3,000개 정도로 다량 유통되는 것도 있어 투자가들에게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기가 바뀌어 21세기 초입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작가도 있고 고령인 작가도 있으므로 잘만 골라놓으면 값은 계속 오른다. 지난해 뉴욕의 대형 경매에서는 20세기 회화작품이 3,100만달러어치나 팔렸는데 이는 2002년에 비해 35% 오른 수치이다. 작가의 이미지가 포함된 작품에 작가의 서명이 있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흠집이나 결함이 있으면 가격은 50%까지 내려간다. 가장자리 흠집은 프레임으로 가려질 수도 있으므로 세밀히 살핀다.
■컬러 사진
10년 전까지만 해도 앤셀 애담스, 맨 레이의 흑백사진이 환영받았지만 요즘은 컬러 사진 쪽으로 바뀌었다. 예일 미대 교수 그레고리 크루슨의 컬러사진 작품은 지난 2년간 40%가 치솟아 최고 4만달러까지 호가한다. 그의 제자들 것은 아직 몇천 달러선이다. 꼭 서명이 들어있는 것을 확인해야 하고 최고 20개쯤 복사하므로 다른 딜러에서도 찾아본다.
■라틴 아메리카 예술품
미술관마다 남미 예술품 소장이 늘어 몇 년마다 가격이 20%씩 오르고 있다. LA 카운티 미술관만 해도 1996년에는 라틴 미술품이 635점이었으나 지금은 3,744점을 소장하고 있을 정도다. 남미 미술품 취급 갤러리는 마이애미와 로스앤젤레스에 가장 많고 콜롬비아와 브라질 예술가 작품이 투자가치가 많다. 천, 플래스틱 꽃, 나무 등을 소재로 쓰기 때문에 견고성에 역점을 둬야 하고 사오 바울로 비에니얼 같은 미술전에서 수상한 작가들의 작품을 염두에 두도록.
■소규모 앤틱
뉴욕, 샌프란시스코에 앤틱 갤러리들이 몰려 있다. 다른 장르와 달리 오히려 흠집이 없으면 의심해야 한다. 7세기 것이 아니라 17세기 것일 수 있고 복원을 너무 많이 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도난품과 모조품에 주의해야 한다. 도난예술품 등록(Art Loss Register)의 데이터 베이스를 체크해 보도록.
예술품 구입 장소
1. 경매
소더비나 크리스티는 연간 수십만개의 예술품을 경매하는 곳이고 보스턴의 스키너, 시카고의 레슬리 힌드맨, 샌프란시스코의 본햄스 & 버터필즈 등이 있다. 경매측에 화가 이력서, 작품 내용 설명서와 가격 리스트를 요청할 수 있다. 전화로도 입찰할 수 있지만 초보자에겐 무리다. 경매 상한선을 정해 놓지 않으면 무리수를 둘 위험도 있고 미술품 경매가의 15∼20%를 커미션으로 줘야 한다.
2. 갤러리
화랑마다 거래하는 작가가 정해져 있어 그림 값이 뛰기 전에 좋은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 작가의 경력을 꼭 체크해야 하며 호놀룰루, 라구나비치 등 리조트 지역에서만 개인전을 가진 작가는 피하는 것이 좋다. 10% 정도 흥정은 기본이다. 미술품 상태, 반환조건 등을 문서화한다.
3. 아트 페어
개장 첫날밤에는 딜러들이 큰손에게만 집중하고 있을 것이므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오후에 들러 그림을 봐두고 문닫기 전 다시 가서 흥정하면 쉽다.
4.인터넷
Guidl.com, Eyestorm.com, Artnet.com 등이 있다. 아트넷 닷컴에는 1,300개의 딜러들이 인벤토리를 전시하고 있다. 윈도 샤핑은 무료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sokchangpl@cox.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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