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환호’ 한나라 ‘당혹’ 민주 ‘충격’
방송사 출구조사 각당 표정
KBS, MBC, SBS 등 각 방송사가 17대 총선 출구조사결과를 토대로 15일 오후 6시 정각 열린우리당이 과반을확보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하자 각 정당은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열린우리당은 대통령을 살려냈다며 온통 축제분위기였으며, 민주노동당도 원내 3당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역시 축제분위기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당혹감에 휩싸였고, 원내교섭단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민주당은 망연자실했으며, 3-4석을 얻는데 그칠 것으로 보도된 자민련도 충격에 휩싸였다.
==열리우리당 `대축제분위기’==
0...영등포 당사 1층 주차장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의 출구조사 발표를 기다리고 있던 정동영(鄭東泳) 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등 당지도부와당직자 등 200여명은 오후 6시 우리당의 압승 보도가 나오자 일제히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는 등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이날 오후 5시부터 개표상황실에 몰려든 당직자와 당원들은 대통령을 살려냈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위대하다 열린우리당 이긴다며 서로 부등켜 안으면서 연호했고, 감격한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하고, 부산.경남에서 조차 한나라당의 초강세 보도가 나오자 아쉬워했으며, 일부 당직자들은 지난 16대 총선때 출구조사발표와 실제개표결과가 다르게 나온 점을 상기하면서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정동영 의장은 출구조사 발표에 대한 소감을 묻자 끝까지 겸허한 마음으로 지켜보겠다면서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위대한 국민이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국민이뽑은 대통령을 지켜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흘째 단식농성으로 체력이 떨어진 정 의장은 출구조사발표직후 서울시내 모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았으며, 대략적인 개표결과가 나오는 오후 9시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나라당 `당혹’==
0...한나라당은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거여견제’ 논리로 개헌저지선(100석) 확보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총선 막판 `박근혜(朴槿惠) 바람’의 수도권 상륙을 기대하며 내심 원내 1당까지도 내다봤던게 사실.
여의도 천막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박세일(朴世逸)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윤여준(尹汝雋) 선대위 부본부장, 전여옥(田麗玉) 대변인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방송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굳은 표정으로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윤여준 부본부장은 30여분간 TV를 지켜본 뒤 기자들과 만나 탄핵역풍에 따라열린우리당으로 쏠린 표심을 회복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박근혜 바람’을 이슈로써 뒷받침하지 못한 게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윤 부본부장은 그러나 탄핵바람으로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이 강한 상황에서 출발해 개헌저지선을 확보한 것은 박 대표에 대한 신뢰와 함께 한나라당에 대한 불신이 많이 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망연자실’==
0...오후 6시 투표종료 직후 각 방송사들이 출구조사를 근거로 각당의 예상 의석수를 보도하는 순간, 민주당사는 침묵에 휩싸였다.
당사 6층의 총선상황실에서 당 관계자 50여명과 함께 TV를 지켜보던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과 김종인(金鍾仁) 손봉숙(孫鳳淑) 공동 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의 예상의석수가 7~11석에 그칠 것이라는 보도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미동도 없이 정면만을 응시했다.
당 관계자들도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전패할 가능성이 높고, 최근 전통적 지지층의 재결집 현상이 관측된다고 주장했던 호남에서도 의석수가 3석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보도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추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을에서 2위로 낙선할 것이라는 보도 이후에도 애써 자리를 지켰지만, 보도진의 인터뷰 요청이 이어지자 참을 수 없다는 듯6시30분께 자리를 떴고, 일부 당 관계자들은 16대 총선때 방송사 출구조사에서도 30~40개가 뒤집어졌다며 애써 자위했다.
김종인(金鍾仁) 공동 선대위원장은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참패한 것이라며 분당사태와 선거직전 당내 화합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인 것같고, 앞으로 정당을 존속시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축제분위기’==
0...여의도 당사에 모여있던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은 오후 6시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민노당이 9-12석을 얻어 민주당을 제치고 제3당이 될 것으로 나타나자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하는 등 온통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당원과 지지자 100여명은 ‘3당’과 ‘진보야당’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천영세 선대위원장과 노회찬 선대본부장 등 지도부는 당원들과 서로 악수를 하며 기쁨을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TV에서 권영길(權永吉) 후보와 조승수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보도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김성희 부대변인은 최대 12석까지 획득하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최종 개표가 끝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석까지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자민련 `충격’ ==
0...자민련은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 예상 의석이 3-6석에 그쳐 비례대표 의석 확보까지 불투명한 것으로 발표되자 충격에 휩싸였다.
지하 1층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던 김종기(金鍾基) 선대위원장, 이봉학(李鳳學) 사무총장 등 자민련 지도부는 굳은 표정이 역력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결과 발표에 앞서 당직자들을 격려한 뒤 저녁식사차 자리를 떴다.
김종기 위원장은 현지 보고와 출구조사 결과가 너무 괴리가 심해 의아하다며담담한 심정으로 개표를 끝까지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고일환 강영두 황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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