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하기
■논술과 Critical Thinking 21
(쓰기의 과정)
이번 주에도 지난주에 이어 집에서 글을 잘 쓰려면 평상시에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알아본다.
‘글을 잘 쓰려면 평상시 집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 지난주엔
1.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Read Widely)
2. 늘 글 쓸 생각을 하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신경을 썼다가 쓸 만한 일이 있으면 그때, 그때 기록해 둔다.
3. 평소에 습관처럼 자신이 읽는 책에서 적어 두어야 할만한 부분은 recording을 하게 한다 까지 썼다.
이번 주엔 그 계속으로 몇 가지 방법을 더 알아보기로 한다.
4.여러 형태의 글 쓰기를 해 본다.
a. 편지 쓰기-요즘 인터넷 채팅이 유행하여 글을 쓰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나 채팅을 할 때는 스펠링, 문법, 언어 사용법을 완전히 무시한 자기네들만이 알아듣는 용어로 쓰는 경향이 대단히 농후해졌다. 이것이 그저 하나의 유행으로 거기서 끝나면 모르는데 채팅을 오래하여 습관화되면 곤란하다.
우리 클리닉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고교생이 chicken을 ‘chiken’이라고 썼고 enough를 ‘inoff’라고 써왔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도대체 어떻게 된 영문이냐’ 고 물었다. 그런데 아주 놀란 사실을 발견해 냈다. 그렇게 공부를 잘 하는 녀석인데 chiken과 inoff를 보고도 그것이 무엇이 잘못된 것을 모르고 있었다. 하도 어이가 없던 필자는 그 학생이 선생님을 놀리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아이는 정말 모르고 있었다. 그 이후 필자는 많이 생각을 해 봤다. 언어는 습관이다. 연구에 의하면 새 단어를 외우지 않고 배우려면 7번에서 47번을 그저 글을 읽을 때 접하면 된다고 했다. 이것은 자연히 눈으로 외어지기 때문이다(visual memory). 그 녀석이 그 얼마나 채팅에서 자기네 유행(?)으로 쓰는 spelling을 했으면 그렇게 쉬운 chicken과 enough를 ‘chiken, inoff’로 쓰다니! 정확한 단어들을 잊고 이 유행의 틀린 스펠링이 머리 속에 새겨지니 참으로 큰일이다.
이런 유행(?)은 한국에서 더 심한 듯하다. 한번은 한국의 어느 학생이 일등을 차지한 글에서 ‘꼬까꾸기’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필자는 혹시 내 자신이 모르는 한국어 새 단어인줄 알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꽃가꾸기’를 잘못 썼다는 것이다. 더 놀란 것은 심사위원들이 한 명도 그 단어가 틀린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편지는 습관적으로 반드시 정확한 spelling으로 써야 한다.
b. 일기 쓰기-일기라기보다는 살다가 자신이 경험한 일로써 생각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던 날은 반드시 그 날 쓰기 바란다. 미루었다가 언제 써야지 하면 그때 생각이나 감정이 희미해 져서 쓰기가 힘들다.
c. 편지를 쓸 것-요즘 젊은 학생들 같이 편지 쓰기를 싫어하는 세대도 없을 것이다. e-mail이라도 상관없으니 정규적으로 편지를 쓰기 바란다. 필자가 아는 미국 할머니 한 분이 이런 호소를 했다. 손자녀석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원하는 것을 사도록 체크를 보냈다는 것. 5페이지나 되는 긴 편지를 함께 동봉했는데 손자의 ‘답장’은 그 체크를 cash할 때 체크 뒷면에 ‘Thank you, Granma’라고 쓴 게 전부였다. 그나마 Grandma의 스펠링도 틀렸더라고!
d. Articles를 쓰기 버릇을 할 것-Articles란 논술과 달라서 짧지만 그 형태는 다 갖추어야 한다. 논술 같이 서론, 본론, 결론이 있어야 한다. 다만 짧은 글이기 때문에 매일 조금씩 쓰기에는 별 부담이 없다. 우리 클리닉에 다니던 미나는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못 하는 것, 또 제일 하기 싫은 것’이 글 쓰기라고 노래 같이 부르고 다니던 학생이었다. 그런 미나가 어느 날 Article을 하나 써 왔다. 한 잡지에서 ‘미국의 비만증’(Obesity in the States)이라는 글을 읽었다고 했다.
그 글의 일부로 실린 어린이의 비만증(children’s obesity)에 관한 기사를 보고 여기에 관해 썼다고 한다. 왜 그런 주제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으니까 자기는 지금 자신이 비만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어머니는 자꾸 먹으라고 하고 할머니는 자기가 안 먹으면 당장 굶어죽는 줄 아시는 것 같아 그것에 관하여 써 보았다고 했다.
정말 잘 쓴 글이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 클리닉에서는 미나에게 비만증, 어린이 비만증, 다이어트, 운동, 건강 음식(nutrition)에 대해 많이 읽혔다. 1년쯤 후 Teen Magazine에서 ‘Teenager’s Diet. Is it a fad or what?’이라는 제목 하에 원고 모집을 한다고 해서 미나가 쓴 글을 응시한 적이 있었다. 미나는 자신이 응시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는데 당당히 1등을 차지하였고 또 그 글이 그 잡지에 실리기도 하였다. 그 이후에 미나가 글을 얼마나 열심히 썼는지는 말씀 안 드려도 상상이 가실 것이다.
e. 시 쓰기-반드시 시인이 되기 위하여 시를 써 보라는 것은 아니다. 시를 쓰면 글의 선택, 문장의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된다. 시는 나중에 메타포를 사용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된다.
5. 책을 읽을 때-책을 읽을 때마다 무엇이나 다 써 보라는 것은 아니다. 교과서나 또 어떤 책은 읽기는 읽었는데 또 이해는 한 것 같은데 그리 쉽지 않을 때 가 있다. 이때는 그 읽은 내용을 자기가 이해한 자기가 만든 문장으로 한번 써 볼 것. 이상하게도 이해가 잘 되고 또 기억도 잘 된다.
몇 년 전에 우리 학교에 학장으로 계셨던 분의 이야기이다. 그는 교수 회의중계 속 한번도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써내려 가신다. 자기 자신이 할 말씀이 계실 때만 잠깐 멈추실 뿐이다. 그분이 하도 우리가 말하는 것을 써서 가끔 새로 온 교수들 중엔 말하기를 꺼려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런데 하루는 그 학장님이 제 옆에 앉으시게 되었다. 그 날도 열심히 쓰시더니 같은 종이를 뒤를 넘겨쓰시기 시작하셨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그 뒷면엔 이미 그 분이 무언가를 가득 써놓은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써 놓은 위에 또 쓰니 그것을 알아볼 사람이 누가 있으랴!(정식으로 우리 회의를 기록하는 전문가가 계셔서 사실은 아무도 따로 기록 할 필요가 없는 자리이다.) 나는 하도 이상하여 회의가 끝난 후에 ‘도대체 당신은 쓴 위에 또 쓰니 그것 뭐 하시는 것인지요?’ 하고 아주 정중하게 물은 적이 있었다. 그는 ‘나는 한번도 내가 필기한 회의록을 다시 들여다 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필요 없는 일이니까요! 누가 이야기 한 것을 일단 내 손으로 써 보면 내가 쓴 그것은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6. Basic은 어려서부터 익혀 와야 한다-여기서 basic이란 말은 sentence structure, grammar, mechanics를 말하는 것이지 한국에서 우리가 배운 문법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학교에서 많이 강조하고 가르친다. 이 basic은 학생이 글을 쓴 후에 자기 글을 고칠 때 필요로 하는 일이다. 학생이 쓸 때는 자기 자신이 잘못 쓴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러기에 교정도 필요는 하나 처음부터 고칠 일이 별로 없게 씀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고 또 어느 형태로라도 많이 써 버릇을 해야 한다.
두 주일 전에 소개한 정아를 기억하실 것이다. 자신이 다 아는 문제의 시험을 잘못 보았는데 본인도 왜 자기가 시험을 잘못 보았는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교수의 논술형태의 시험만 탓하고 있었다. 정아가 미나 같이 늘 글을 써온 학생이면 그런 시험이 아무런 지장이 없었으리라고 믿는다.
‘쓰기’는 씀으로서 잘 쓰게 발달이 된다(You Learn to Write by Writing). 많이 써야 잘 쓰게 된다.
전정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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