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0이상땐 경계성 고혈압 환자
투약 중단땐 합병증 위험 도사려
음식 싱겁게 먹고 체중감량 중요
한약과 동시 복용 부작용 초래할수도
뒷목 뻣뻣할 땐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 많아
“당신의 혈압수치를 알고 계십니까.”
1999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자료는 혈압이 140/90 mmHg 이상 일 때를 고혈압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미 국립 공동위원회(The Joint National Committee)가 지난해말 발표한 ‘고혈압 예방과 진단 평가 치료에 관한 제7차 보고서’는 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고혈압 수치 130∼139/85∼89는 기존과 같이 경계성 고혈압이지만 정상으로 간주했던 120∼129/80∼84에서 120∼139/80∼89까지를 과거와 달리 경계성 고혈압으로 분류한 것. 지금 당장은 고혈압 환자가 아닐지라도 120/80 미만을
유지하지 않으면 고혈압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고혈압 환자는 미국에서만 5,000만명이 넘는다. 전세계적으론 10억명으로 추산되고 매해 약 710만명이 고혈압이 원인이 돼 숨지고 있다. WHO 보고서에 따르면, 뇌혈관 질환의 62%가 고혈압으로 인해 발병한다는 것. 뇌졸중뿐 아니라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심부전 등의 심장병, 단백뇨 신부전 등의 신장병, 눈의 망막혈관 병변, 동맥경화증 등 치료를 하지 않으면 여러 장기에 손상을 일으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합병증이 발생해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뒷목이 뻐근하다, 어지럽다, 눈이 침침하다 등이 일반인들 사이에 고혈압 증상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나 이들 증상은 고혈압과 관계없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이것들만으로 혈압의 높고 낮음을 진단할 수는 없다. 결국은 정기 검진을 통해 혈압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홍승희 내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고혈압 예방과 치료의 ABC를 알아본다.
고혈압은 소리없는 살인자
홍승희 전문의는 “증상이 와서 병원에 올 때는 이미 심장이나 신장에 무리가 온 상태로 치료를 하기엔 너무 늦은 경우가 많다”며 “1년에 최소한 한번은 검사를 받아야하며, 특히 가족 중에 고혈압이 있거나 뚱뚱한 사람, 나이가 50∼60대가 된 분은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 한번의 높은 혈압이 고혈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2회 이상 측정해 계속 높을 경우 고혈압으로 본다”고 전했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때는 135/85 이상이 나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혈압계는 수은, 아네로이드, 전자 혈압계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완치되지 않고 조절할 뿐
고혈압 약은 한번 먹게 되면 평생 먹어야한다며 약을 먹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약을 먹고 혈압이 떨어졌다며 복용을 중단하거나 임의로 양을 줄이는 사람들도 있다. 홍승희 전문의는 이에 대해 “불규칙한 약 복용이 고혈압 치료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며 “고혈압은 완치가 쉽지 않기 때문에 평생 약먹기를 생활화할 각오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투약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오르는 것만이 아니라 결과 무서운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의 치료에 흔히 사용하는 약물로는 몸안의 과잉 체액과 소금을 제거해주는 이뇨제, 중추신경계나 말초 신경에 작용해 교감신경 흥분도를 낮추어 혈압을 떨어뜨리는 베타 차단제, 동맥 혈관을 직접 넓혀주는 혈관확장제, 세포내로 칼슘이 들어가는 통로를 차단해 혈관을 이완시키는 칼슘통로차단제 그리고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 억제제 등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다고 해서 자신에게도 효과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고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의 지속적인 상담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약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약을 먹는데도 혈압이 잘 안내려가요
약물요법은 생활습관의 개선과 더불어 실시해야 효과적이다. 혈압강하제 만으론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생활습관 개선 중에서도 염분 섭취량의 감소와 체중조절이 가장 중요하다. 홍승희 전문의는 “염분은 물을 혈관내로 끌어들여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혈압약이 적당하더라도 혈압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면서 “음식을 싱겁게 먹는 습관을 기르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비만의 경우에도 고혈압 치료제가 잘 듣지 않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약을 꼬박꼬박 먹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고혈압환자가 체중을 10kg 줄이면 수축기혈압 25, 확장기혈압 10mmHg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어 경증 고혈압은 체중조절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이 과음으로, 과음은 그 자체가 혈압을 올리고 혈압강하제의 효과를 낮추며 뇌졸중을 일으킨다. 또한 운동량이 적고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고혈압 발생률이 높은 만큼 적절하게 실시하는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고혈압에 대해 뿌리깊게 퍼져있는 잘못된 상식을 중심으로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모아봤다.
△지금 꼭 약을 먹어야 하나요. 먹다가 끊으면 오히려 중풍이 더 잘 생긴다고 하는데…
특별한 이유가 없고 혈압이 많이 높지 않으면 3∼6개월은 체중감소, 절주, 운동, 식이요법 등을 통한 생활요법을 시행한다. 그래도 정상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물을 투여한다. 평생 약을 먹어 혈압을 정상으로 유지하면 정상 혈압을 가진 사람과 똑 같은 여생을 즐길 수 있다. 경증 고혈압이고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는 1년 정도 약물을 투여해 보고, 1년 동안 혈압이 정상으로 잘 유지된다면 약을 끊어 보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이런 경우인지 알기 위해서는 고혈압에 관한 기본 검사를 해봐야한다.
△약을 먹고 기침을 해요.
사람들마다 약의 효능 및 부작용은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약으로 효과를 보는 사람이 있고, 전혀 효과 없이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고혈압 약의 부작용은 어지럼증, 두통, 기침, 가슴 두근거림, 안면홍조, 시야이상, 설사, 변비, 메스꺼움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을 정확히 복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약 먹어도 되나요.
약물은 서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되는 성분이 많을수록 약의 효과나 부작용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진다. 한약재 한 가지에도 수많은 성분이 있기 때문에 더욱더 그렇다. 또한, 한약재에 흔히 포함되는 감초 성분은 스테로이드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어 과량 복용할 때 이것만으로도 고혈압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한약은 권장하지 않는다.
△성관계 해도 괜찮을까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성관계를 하면 수축기 혈압이 최고 160까지 상승하고 맥박수가 순간적으로 180 이상까지 오른다고 한다. 혈압 상승을 가능한 억제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체위를 선택하고 가벼운 운동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180/110 이상인 중증 고혈압 환자의 경우 발작의 위험이 아주 높기 때문에 혈압이 안정될 때까지 자제하는 편이 좋다.
△뒷목이 뻣뻣하고 얼굴이 달아오를 때가 있는데, 혈압때문인가요.
고혈압이 있는 경우 가끔 목이 뻣뻣한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정서적인 문제나 다른 이유로 나타날 수 있다. 뒷목이 뻣뻣한 가장 흔한 이유는 긴장과 스트레스 혹은 과로 등으로 인해 목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