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와 `대장금’에 이은 드라마라서 부담스럽지 않냐고들 하세요. 그런데 시청률 부담보다는 다모폐인(마니아)들께서 과연 이서진이 현대극에서 얼마나 잘 하나 하고 지켜보실 거란 부담이 더 커요.
MBC 화제작 `다모’(연출 이재규)에서 황보 종사관으로 출연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탤런트 이서진이 `대장금’(연출 이병훈) 후속작인 `불새’(극본 이유진, 연출오경훈)의 주인공 장세훈 역을 맡았다.
`불새’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는 세훈과 모든 걸 다 가진 여자 지은(이은주)가어린 시절 결혼하지만 환경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한 뒤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
가난한 고학생 출신의 세훈은 지은으로 인해 상처받은 뒤 10년 후에 탄탄대로를달리는 전문경영인(CEO)으로 다시 나타난다. 이서진은 지금 제주도 남제주군 표선면의 촬연현장에서 연기에 몰두하고 있다.
세훈은 대한민국의 밝고 건강한 청년입니다. 부모님이 안 계시지만 자존심이강하고 인생의 목표를 세워놓고 걸어가는 청년이거든요. 우연한 기회에 미국 유학생인 철부지 부잣집 딸을 알게 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환경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가슴에 상처를 받고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불쌍한 남자이기도 하죠.
세훈은 우연히 알게 된 지은과 불같은 사랑에 빠지지만 모든 걸 다 갖춘 지은의집에서 세훈을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두 사람은 속도위반 임신으로 결국 결혼에는성공하지만 지은의 유산과 처가에서 받는 인간적인 모멸감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상처만을 간직한 채 이혼을 결심한다.
그 후 10년 세훈은 아픔을 잊고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꿈에 그리던 성공한 경영인이 돼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유학시절 알게 된 다른 여자는 자신에게 `책임감’이란 큰 짐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제게는 미란(정혜영)이란 여자친구가 있어요. 미국에서 제가 운전하던 차를 타고 가다 교통사고가 나서 못 걷게 되거든요. 미란에게 죄책감과 함께 평생 짊어져야할 책임감을 느끼고 있죠. 그러나 10년이 지나서 벤처기업가로 돌아온 뒤에 마음속에 간직해 온 지은을 다시 만나게 되죠. 사랑이냐 책임감이냐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는 모습도 많이 보이게 될 것 같아요.
이서진은 이 드라마에서 보여줄 상처 입은 남자의 심리 묘사가 큰 도전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10년 후로 건너뛴 4부 이후로는 별로 웃을 일도 없어요. 부모는 없고 이혼의상처를 입고 새 여자에게 책임을 져야 하는 참 생각이 복잡한 남자입니다. 한번 큰일을 겪고 나면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려서 말도 통 없어지잖아요. 배우로서 큰 기회이자 도전이에요. 가슴 한 구석에 가진 상처를 숨기면서도 성공을 향해 뛰어가는 복잡한 상황을 잘 표현해야 좋은 배우로 성장해 갈 수 있을 텐데.. 제가 뛰어넘어야할 숙제이겠죠.
이은주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그는 지난해 10월 이 드라마에 캐스팅된 뒤 이은주를 제작진에게 추천했을 정도로 각별한 느낌을 갖고 있다고.
한 쇼 프로그램에 나온 걸 봤는데 은주씨는 느낌이 굉장히 좋은 배우였어요.
다른 여배우들과 차별화한 부분이 확 느껴지더라고요. 지금 찍고 있는 1-3부는 은주씨와 제가 거의 모든 분량을 소화해야 하거든요. 멜로 연기는 서로 교감하는 부분이많아야 잘 되잖아요. 은주씨가 편하게 또 몰입해서 연기해 주니까 저도 감정 잡는데 어려움이 없어 좋습니다.
MBC `왕초’로 데뷔한 이서진은 MBC `그여자네 집’, `그대를 알고 부터’, `별을쏘다’를 거쳐 `다모’에서 확실히 주연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다모’를 촬영할 당시에는 그렇게 인기가 있을지 실감을 못했다고.
`다모’는 제가 출연한 첫 사극이라 목소리 톤을 조절하는 데도 무척 애를 먹었어요. 황보윤은 별로 드러나는 역할도 아니었는데 `아프냐 나도 아프다’처럼 드라마대사가 유행어가 될 만큼 인기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그렇지만 `다모’ 이후 지금까지 섭외가 계속 들어오는 걸 보면 드라마의 인기가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고.
그에게 배우로서 욕심이 있는지 물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드라마보다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 남는 작품을 하고싶습니다. 또 누구랑 닮았다, 누구랑 비슷하다는 게 아니라 저만의 독특한 캐릭터와이미지를 구축해 보고 싶습니다.
(제주=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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