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민 (NE 이민 백주년 기념사업회장, 한미 노인대학장)
2002년 3월 뉴잉글랜드 미주 한인 백주년 기념사업회가 발족한 이후 지난 2년동안 부족한 필자가 사업회의 구성원으로써 뜻을 같이하고 사명감이 넘치는 동포 유지들과 함께 “미주 한인 이민 백주년 기념사업”이라는 역사적인 대 사업에 동참하여 이 사업회를 이끌며 여러가지 의미있는 기념 행사들을 대과없이 치를 수 있었음을 크나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또한 지난 해 치러진 이민 기념 사업들이 대부분 무사히 마무리 되었음에도 (NE 한인 이민사 편찬 및 보스턴 마라톤 기념비 제작은 현재 진행 중) NE 5개 주(MA, ME, NH, RI. VT) 동포사회의 동포 여러분들과 많은 교회, 단체, 개인사업체, 언론계, 총영사관 등의 적극적이고도 범 동포사회적인 협조와 성원에 힘입은 바 크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사업회 임원, 이사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정성, 수고가 없었던들 결코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이제 2004년의 새해를 맞이하여 고난과 영광에 찬 한인 이민 백년사도 역사의 뒤안길로 접어들고, 또 다른 백년을 향한 새로운 한 세기가 열리고 있는 이때에 지난 NE 백주년 기념사업의 활동을 뒤돌아보며 백주년을 기념한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으며, 또한 우리가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앞으로 해야 할 것인가를 깊
이 생각해 보는 것도 매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첫째로 미주 한인 이민 백주년을 기념한 의미는 백년전 102명의 하와이 사탕수수 밭 이민 노동자로 시작해서 동포 수가 약 2백5십만에 이르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메리칸 드림을 성취하기 위해 문화와 역사, 언어가 다른 새 천지 미국 땅에서 갖가지 시련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서로 부단의 노력과 불굴의 투지를 붙태워 온 우리 한인 이민자들의 개척정신과 조국 광복 운동에 앞장서서 애국정신을 발휘한 이민 선구자들에게 뜨거운 감사와 경의를 표하고저 하는데 있었다.
둘째로 이민으로 인해 떠나온 조국, 한국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일깨우는 것이었으며 또한 이민의 성공으로 미국 내 소수민족으로써의 자부심과 함께 다른 소수민족들의 이민 역사와 나란히 당당하게 미국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고 남겨지기 위해서였다.
셋째로는 또 다른 백년을 향해 이 시대를 살아가야할 우리 후세들에게 지나온 백년의 의미를 한인 동포들은 어떻게 살아왔으며 현재는 어느 시점에 있고, 내일은 어디로 가야하는가에 대한 비전을 오늘을 사는 우리 세대들이 이민의 체험을 통해 확실하게 제시해 주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과연 이번 기념사업에서 얻은 것은 무엇이었나? 갖가지 행사를 통해 각 지역 사회에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알린 외형적인 성과도 컸다고 하
겠지만 이보다 이미 흘러간 백년의 이민 역사를 뒤돌아보며 이민의 체험을 기록해 후손에게 넘겨주려는 역사 편찬작업이 추진되어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어느 개인, 단체, 민족, 국가를 막론하고 그들의 과거, 즉 역사를 안다는 것은 그들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수단이며,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올바른 역사 기록은 반드시 글로서 기술되어야만 하고 누군가 “당대의 역사는 체험이고 기억이지만 후대의 역사는 기록이다”라고 말했듯이 체험을 정확히 수집, 기록해 두지 않으면 후대의 역사는 잘못하다가는 조작된 기록에 의해 엉터리로 쓰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대에 있어 오늘의 역사는 기록으로써만이 이해되고, 알려질 뿐, 기타 구술 등에 의한 역사는 야사로서 정사가 될 수 없음은 고려실록이나 이조 실록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번 이민 역사 편찬에서 아쉽고 안타까왔던 점은 동포사회의 많은 단체들이 역사의식의 결여로 인해 그들의 역사를 남길 재료들을 제대로 간직하고 정리해 놓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백년 후 우리의 후손들이 미주 한인 이민 2백주년을 돌아보며 이민사를 다시 쓰게될 때를 대비해
서 지금부터라도 동포사회의 모든 단체들은 경험한 대소사의 사건들을 월별, 연대별로 기록, 정리해 두고, 이런 역사의 자료들을 잘 보존하도록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개인의 역사에도 족보가 있고 회고록이 존재하듯, 동포사회의 역사는 재미 한인사회가 존속하는 한 자손 대대로 남겨져야 하고 이어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고리인 역사를 쓰고 남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나 이 일은 누군가에 의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 누구는 바로 우리 자신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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