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행사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매직쇼’는 전시 규모만 총 90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매머드급 행사다.
23~26일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와 샌즈 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번 매직쇼에는 모두 5,000여개의 브랜드가 참가하고 약 8만5,000여명의 바이어 및 관계자들이 몰려왔다.
한때 의류 강국으로 미국 시장을 장악했던 한인들의 파워는 여전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이미 확고하게 자리 잡은 한인 업체들은 물론 독특한 아이디어와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 큰 시장에 도전장을 낸 중소업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세계 의류산업의 현장과 미래를 가늠할 ‘매직쇼’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매직쇼는 세계 의류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행사로 1933년 캘리포니아 지역 남성 의류 업체들이 길드(Men’s Apparel Guild)를 조직해 1942년 쇼를 시작한데서 비롯됐다.
48년부터 현재의 ‘매직’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회를 열었고 79년부터는 해외 제조업체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국제적인 전시회로 발돋움했다. 이후 제조업체들과 바이어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자 89년부터 LA에서 라스베가스로 장소를 옮겨 개최해왔다.
가장 큰 시장은 남성의류 및 액세서리 분야인 ‘매직’으로 모두 60만스퀘어피트 면적에 전시장이 마련됐고 여성의류 및 액세서리인 ‘WWD(Women’s Wear Daily) 매직’은 20만스퀘어피트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WWD 매직’은 샌즈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매직’과 신생아부터 아동용 액세서리를 망라하는 ‘매직키즈’와 펑크, 클럽의류, 미래의류 등 새로운 대안형 패션인 ‘에지(The Edge)’는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정영인 터보스포츠 회장. 김대원 위키드패션 사장
10년 전까지만 해도 매직쇼에만 전시장을 오픈하면 본전 뽑고도 남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했습니다. 유행의 흐름을 미리 감지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이번 매직쇼에서 스트릿 패션 섹션에 대형 전시장을 마련, 큰 인기를 끌었던 터보스포츠와 위키드패션의 정영인(사진 왼쪽) 회장 및 김대원(사진 오른쪽) 사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터보 스포츠 정영인 회장은 7년전 토탈 인기 브랜드인 ‘팻팜(PHAT FARM)’과 남성의류 라이센스를 계약해 성공했고 위키드패션 김대원 사장은 ‘사우스폴’이라는 독자 브랜드로 미국 시장은 물론 캐나다와 유럽, 일본 등까지 석권한 기업인이다.
특히 위키드패션은 워너브라더스 영화사와 캐릭터 사용 계약을 맺고‘LOT29’이라는 고급 패션 브랜드로 새로운 성공 신화를 열어가고 있다.
김대원 사장은 “초창기에는 백화점 또는 체인스토어망을 가진 유력한 의류회사들만이 ‘매직쇼’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10년 전만 해도 전시회장에서 한인들을 만나기가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한인들이 자주 눈에 띌 만큼 한인들의 파워가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매직쇼 참가가 성공을 보장하는 길은 아니다. 행사 때마다 약 20% 정도가 신규업체로 참가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다음 행사에 다시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내노라 하는 업체들도 순식간에 자취를 감춰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사우스폴 경우 초창기 인지도가 없을 때 다음 시즌 제품의 매출은 매직쇼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행사에서 바이어들을 만나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계약 조건을 차질 없이 이행하면서 하나씩 고객을 늘려 나간 것. 바이어들끼리도 서로간의 활발한 정보 교환을 통해 어느 회사 제품이 나은지 금방 소문이 퍼져나간다는 식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브랜드 인지도가 강화되면서 매직쇼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유행을 선도하다 보니 경쟁업체의 모방을 꺼려 전시장도 비공개로 진행됐고 바이어도 사전에 허락한 업체들만 입장을 허용했다.
뉴욕지역의 대표적인 한인 의류업체 대표들은 이같은 성공의 바탕은 유행의 흐름을 미리 감지하고 이에 대처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번 매직쇼에서 나타난 것처럼 전통 패션 업체들이 근사한 전시장에 비해 사람들이 썰렁했던 반면 힙합에서 어번 패션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간 ‘팻팜’이나 ‘사우스폴’, ‘LOT29’ 등의 섹션에는 몰려드는 바이어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것.
사우스폴 수석MD인 서영하 부장은 “한쪽에 치우친 전통 패션이나 힙합이 아니라 양자의 경계인 어번 패션으로 전환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며 “변화에 민감한 패션업체로 생산과 판매 등을 아웃소싱하는 등 몸집을 줄여 민감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점도 성공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라스베가스=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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