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총영사관이 추규호 총영사 부임 후 한인사회 참여도, 친절 서비스 강조등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지만 업무 효율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투서파문과 최근 외교부의 일들은 한인들에게 적지 않은 관심거리로 한국 언론에 오르내렸으며 재외동포신문도 재외공관의 도덕적 해이를 꼬집었다.
이 신문은 외교 공관의 사적인 모임에 공금 법인카드 사용, 출장기간 늘리기, 공관 만찬시 참석자 부풀려 운영비 챙기기 등의 사례를 들어 이를 ‘밥장사’, ‘세금 도둑질’등으로 표현,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아직 조사가 필요한 내용이지만 일단 외교관 자존심에 먹칠을 한 것은 사실로 시카고도 외교관 이미지 회복에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인들은 투명한 공관 운영은 당연한 것이며 이보다 더 시급한 문제로 관청 이미지 탈피를 지적한다.
지난 투서파문이 터졌을 때에도 시카고 한인들은 “공무원은 원래 그렇지”, “새삼스레 뭐 그런 일을 따지냐”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반응으로 공관 인식은 과거에 비해 많이 바뀌지 않았다. 더욱이 타주 한인들은 총영사관은 과거 관청의 이미지가 그대로 남아 있어 오하이오의 한 한인은 “총영사관과 떨어진 시골 지역은 총영사가 한번 오면 한국 대통령이 시카고를 찾는 것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총영사나 영사를 자주 모셔야 한인회가 잘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까지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실질적으로 평통 위원 인선 과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총영사관의 위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한인들을 통제하는 이미지까지 준다.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타주의 한 평통위원은 “동료 위원들에게 평화 통일을 위해 무슨 자문을 했냐고 물으면 답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신문보도를 보면 신년하례식, 자기들끼리 모여 밥먹기, 임원들끼리 좋은 표창 나눠 갖기, 높은 분 모셔다 강연듣기등 밖에 없는 평통이지만 이를 문제삼으면 피해보는 경우가 많다”며 “평통에서는 머리를 내밀면 잘린다는 불문률이 있으며 신념을 갖고 소견을 발표하다가 재선임이 안된 위원들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업무면에서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성이 필요하며 순회영사 제도, 보직 변경등 인력운영 시스템도 개선되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1년 사이 민원담당 영사가 3번 바뀐 보직 운영은 신임 영사가 총영사관 업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원을 책임지고 있어 힘든 일은 모두 신참에게 넘기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총영사관은 여러 업무를 익히고 영사 역량에 맞춰 보직변경을 한다지만 막상 영사들은 자신의 담당 이외의 일은 “나는 모른다 다른 영사에게 문의 해 보라”는 식으로 타 업무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자기 담당만 챙기기 현실은 순회 영사에도 반영돼 한번 순회영사를 위해 담당, 팀장, 실무직원이 함께 출장을 가야하는 현실로 나타난다.
효율적인 서비스와 동포 간담회를 위한 인력이라는 이유가 있지만 곳에 따라 20개 민원 처리를 위해 3명의 인원이 항공편으로 움직이는 등 현지 한인들의 눈에 곱게 비치지 않는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순회영사 민원처리 건수는 지난해 11월의 경우 세인트 루이스와 데이튼은 20여건, 캔사스 시티는 60여건의 민원을 처리했으며 간담회의 경우 주로 한인회 임원과 지역 유지와의 만남으로 그치고 있다.
물론 타주 한인회나 일부 한인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호응도 있지만 예산 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데이튼 지역의 한 한인은 순회영사는 1박2일 일정에 항공편을 이용, 여비 지출이 많고 타주 한인들에게 이들은 관청에서 오는 높은 분들로 귀빈대접을 받는 형편으로 공항 마중을 해야하고 도착 당일에는 한인회 높은 사람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전했다.
순회영사는 홍보도 부족해 총영사관은 순회영사를 간다고 통보만 하는 형식으로 홍보는 타주 한인사회 몫이며 간담회도 사전 기획이나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한인은 “한인들이 보기에는 접수한 민원을 대부분 시카고로 싸들고 가기 때문에 1명의 영사면 충분할 것 같은데 민원실 근무자들이 꼭 따라오는 것은 거창한 행차처럼 보인다”며 “영사 한명이 담당 이외의 업무라도 순회 영사 전에 상식을 익힌다면 파견 인원을 줄일 수 있을 것 같고 한번 먼길 올 때 문제가 되는 병역법 문제 등 타주 한인들에게 필요한 상식을 전하는 효율적인 세미나 등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영사가 한 한인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전하고 있다. 총영사 한인사회 참여 증가에 대해 한인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홍성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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