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은 시대에 따라 변하게 마련이다. 극단적인 예로 ‘gay’란 영어 단어를 들 수 있다. 몇 십 년 전 미국 영화를 보면 “I am gay” 또는 “I feel gay”란 표현이 ‘나는 즐겁다’라는 의미로 사용되곤 했었지만 요즘 그런 말을 썼다가는 오해받기 십상이다. 세상도 많이 변했다. 1960년대 초인지 앨런 두루아리 라는 소설가의 ‘충고와 동의’(Advice and Consent)란 소설에 보면 잘나가던 정치인이 젊었을 적 동성연애를 했었던 것이 폭로되어 정치적 장래가 파멸되는 것이 그려져 있다. 이제는 공공연히 자기가 동성연애자라고 공표하는 연방 하원의원도 있고 주 의회 의원들도 있는 판국이다. 골방 속에서 은밀히 관계를 맺었다고 해서 클로셋(closet)이란 표현이 적용되었던 동성연애자들이 클로셋에서 나온 것만이 아니라 ‘gay pride’ 가두행진을 벌이는 것은 물론 심지어는 여러 고등학교들에서 동성관계를 이성간의 결혼생활의 대안으로 가르치게끔 만들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 같은 신문들은 연애 대상을 찾는 구애광고란에 ‘남자가 남자를’ ‘여자가 여자를’ 찾는 섹션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추세가 그렇다보니 작년에는 미 연방 대법원이 서로 동의하는 남색자들을 처벌하는 주법을 위헌이라고 5대4 판결을 내린 바 있었다.
작년 11월에는 매사추세츠 주의 대법원이 결혼을 신청하는 남자와 남자, 그리고 여자와 여자의 결혼을 주정부가 허락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 주의 상원이 그 판결을 뒤엎을 주 헌법 개정을 고려하기 전에 결혼은 아니고 ‘민법상의 결합’(civil union)을 동성연애자들에게 허용하는 것으로 그 판결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라는 조회를 했었지만 주 대법원은 안 된다라고 4대3의 결정을 최근 내렸기 때문에 5월17일부터는 동성결혼 희망자들을 결혼시킬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었다. 따라서 주 의회는 결혼이란 남자와 여자 즉 이성간의 결합을 의미한다는 취지의 헌법 개정안을 고려하게 되었다. 매사추세츠의 헌법 개정절차가 한번 주의 상하 양원을 통과한 개정안을 그 다음해에 또 한번 통과시키고 셋째 해에 가서 주민투표에 부치도록 되어 있어 적어도 몇 년 동안은 미스터·미스터 부부 또는 미즈·미즈 부부(?)가 그 주에 합법적으로 존재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연방 헌법을 개정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작년부터 백악관 법률담당실에서 숙고해 왔다는 것인데 매사추세츠 대법원의 최근 판결 이후에는 부시 대통령도 콜로라도 출신 매릴린 머스그로브 하원의원의 헌법개정안(연방 결혼개정안)을 지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 내용은 대충 이러하다. “미국에서의 결혼은 남자와 여자의 결합만을 의미한다. 미 연방 헌법이나 어떤 주의 헌법도 또는 어떤 연방법이나 주법도 결혼의 지위와 그에 뒤따르는 법적인 요소를 결혼하지 않은 동거자들이나 그룹에게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
연방 헌법의 개정은 상하 양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통과되고 그 후 50개 주 의회들 중 4분의 3이 동의하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것도 시간이 꽤 걸리는 절차이다.
부시로서는 경제와 안보 등 2004년 대선의 주요 이슈에서 난관이 예상되기 때문에 사회문화적인 이 새 이슈로 공화당의 근간 지지층인 보수세력의 결집과 대거 투표참여를 꾀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대통령 지명대회가 열리는 곳도 매사추세츠고 선두주자 케리도 그곳 출신이기 때문에 케리를 미국 근본정서와는 거리가 먼 리버럴로 공격할 것이다. 케리도 동성간의 결혼은 반대하지만 ‘민법상의 결합’으로 상속이나 건강보험 등에 있어서 동성 동거자들이 결혼한 부부와 꼭 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에는 차이가 있다.
인간이 진화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로 존재하게 되었으며 사람들이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게 할 목적으로 남녀 결혼이 시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동성간의 결혼이나 결합이란 하나님의 섭리와 자연을 어기는 것이다. 동성간의 성적 관계도 역시 비정상적이다. 창세기 19장에 보면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된 역사가 나온다. 롯 이란 의로운 사람을 방문한 인간으로 화신한 두 천사들이 잠들기 전 “그 성 사람 곧 소돔 백성들이 무론노소하고 그에게 이르되 이 저녁에 네게 온 사람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그들과 성교하리라)”고 소동을 일으켰다. 천사들이 그 폭도들의 눈을 멀게 한 다음 롯의 가족을 피신시킨 후 유황불로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시킨 장면이 나온다. 남자와 남자의 성관계라는 것이 정상적일 수 없기에 변태적인 그와 같은 관계를 Sodomy라 부르게된 연유이다.
이 세상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러다가는 어떤 인간이 자기가 사랑하는 개나 고양이와 ‘결혼’하겠다는 발상조차 나오지 않을까.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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