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화목했어도 오늘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게 우리들의 인간관계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인간관계처럼 쉽고도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부부 사이, 자식 사이, 친구 사이, 이웃 사이, 사회 구성원 사이...
풍성하게 존재하기 위해서는 친구도 필요하고 이웃도 필요하다. 교제를 나누면서 서로에게 사랑과 의미를 채워주는 삶, 나에게 이익이 있으면 상대에게도 이익이 돌아가는 自利他利의 삶, 利보다도 義를 먼저 생각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相生)의 삶을 우리는 동경한다. 그러나 물질 만능의 즉, 물질주의가 인류계를 지배하는 이 각박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네
삶은 그런 것과는 너무나 먼 거리에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얼마나 좋은 말인가. 상대방의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 본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나만을 생각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고 미워하면 그것은 부메랑이 되어 자신에게 반드시 돌아온다는 진리를 우리 인간들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사랑과 축복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를 축복해 주었을 때 그 축복은 그에게로 가서 작용한 다음에 또 다시 내게로 돌아온다. 그것이 하나님의 섭리요, 그 섭리의 울타리를 벗어날 인간은 없다.
길손으로 잠깐 왔다가 갈 때는 누구나 빈 손으로 똑같은 생각을 하며 가는 게 인생이다. 피차 어려운 세상 살아가는 처지에 가능한 한 서로가 이웃을 이해하고 돕는 그런 착한 마음씨를 길러 나가야 하지 않을까.그러나 이런 사고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피해만 주지 않아도 고마운, 심지어 ‘너 죽고 나 살자’식의 사고가 만연한 사회다.
요즘, 내 주변에 예기치 않은 황당한 일을 겪으며 마음고생을 하는 이웃을 많이 본다. 오랜 기간 동안 믿고 사귀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경제적 시간적 손해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받고 허탈감에 빠진 사람들, 소위 사기사건에 휘말려 시달리는 사람들이 동포사회에서 날로 늘어만 간다.
보통사람들 뿐만 아니라 뉴욕 한인사회에서 아무개 하면 다 아는 사람, 학벌과 자기의 사업체와 거창한 이름의 단체장이라는 직함으로 사회적 약자들을 기만하고 착취하면서도 지도자연 하는 사람도 있다. 많이 배운 사람은 사기를 쳐도 지적(知的)(?)으로 친다는 사실에 경악할 뿐이다.
바다 건너 한국사회나 이곳 동포사회나 큰 욕심 없이 정직하게 열심히 살아가고저 하는 사람들이 바보가 되고 죽어가는 사회, 말도 안되는 사건들이 연일 터져나오는 현실, 그래서 우리는 현실 보다는 정상적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대장금’ ‘로즈마리’.. 같은 TV 드라마에 열광하는 지도 모른다. 드라마에서나 겨우 제대로 된 인간들을 만날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사랑과 진실이 조롱당하는 시대, 삶의 방향과 품격을 잃어버린 시대, 달은 사라지고 손가락만 쳐다보니 모두가 깨달음도 희망도 찾을 도리가 없다.
선악이 개오사라 했는데 현실은 선악이 끝없는 힘 겨루기와 기(氣)싸움 뿐이다. 서로 속이고 미워하는 비리 천국으로 전락한 사회, 한국에서는 지금 옷 벗기기가 한창이다. 너도 벗고 나도 벗었으면 때를 미는 것이 순리인데 서로의 때는 밀지 않고 서로의 때를 손가락질만 하고 있다.
견월망지(見月望指)!상식과 순리도 벗어던지고 본질이 아닌 것을 본질이라 우기고, 본래의 자리가 아닌데 본래의 자리라며 싸움을 한다. 생각하는 잣대도 없고 판단하는 잣대도 없는 듯 하다. 이해나 협력은 서로의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것, 그러나 이런 것들을 헌신짝처럼 내던지듯 팽개친 채 상대에 대한 승리만 추구한다.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힘 자랑과 눈치만 보며 정도(正道)도 내던진 채 전쟁의 논리로 기회주의적 이기적 사고로 ‘다르다’와 ‘틀리다’의 분간도 없이 주먹 쥐고 노래 부르며 시위로 혼란에 빠진 사회, 큰 잘못도 작은 잘못도 잘못은 잘못일 뿐인데 크기로 잘못을 가리려 하고 댓가도 치르지 않고, 용서를 받지도 않고 따지고 변명하는 이 사회, 그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중국동포들이 한국을 떠나면서 내뱉는 절규 “나쁜놈들 천벌을 받는다. ×××야, 내 영혼이 너를 영원히 저주할거다. 한국이 슬프다” 이게 바로 어글리 코리안의 자화상이다.
조광렬(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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