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레스 포레스트 등 폭설 10인치, 윈터 원더랜드로
남가주 산악 지역에 드디어 본격적인 눈이 내렸다. 서던 캘리포니아의 눈 구경은 매년 추수감사절 이후 할러데이 시즌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올 겨울 우기시즌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지난주 비로소 산악지역이 눈으로 뒤덮였다.
현재 LA 베이슨(basin)을 품에 안고 있는 앤젤레스 포레스트와 알파인 리조트 빅베어 지역 그리고 남가주 최대 고지대 도시 중 하나인 마운트 파이노스(Mt. Pinos)의 프레이저 팍(Fraizer Park)이 흰눈 돗자리를 넓게 깔고 윈터 원더랜드로 탈바꿈했다. 일부 지역에는 10인치 이상 눈이 내렸다. 끝없이 이어지는 눈밭 위에서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 눈썰매 등 남가주에서는 흔히 즐길 수 없는 눈놀이 장소들이 곳곳에 마련된 것이다.
남가주의 각 스키장들도 오랜만에 천연설로 슬로프를 재정비하고 파우더 스키를 즐기고 싶어하는 시키어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LA 근교 눈놀이 지역들의 현재 스노 컨디션을 알아보면서 올 시즌 처음 시작된 눈놀이를 나서 보자.<백두현 기자>
◆앤젤레스 포레스트
LA에서 눈 구경을 가장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곳은 라카냐다에서 시작되는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Angeles Crest) 하이웨이를 타고 도달하는 앤젤레스 포레스트 산악지역이다. 꼬불꼬불 잘 만들어진 길이 눈을 찾아 뻗쳐 있다. 내려다보이는 글렌데일 지역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약 20마일 정도 올라가면 앤젤레스 포레스트 첫 번째 눈놀이 장소인 마운틴 윌슨(Wilson) 천문대로 올라가는 도로를 만나게 된다.
윌슨 천문대는 1년 내내 일반에게 공개되는 관광지로 주위가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주말이면 수많은 방문객이 이곳에 올라온다. 겨울철이면 천문대와 공원이 눈과 지나가는 구름으로 덮이면서 마치 아무도 모르는 눈나라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구름이 사라지면 밸리와 LA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남가주 가장 높은 지역에서 천하를 내려다보는 신선함과 우월감에 잠기게 된다. 간간이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지만 경치와 너무 잘 어울려 기분이 나쁘지 않다. 소담스런 희망의 발자국을 또박또박 새기며 눈길을 걷는다.
천문대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고 도로 옆 벼랑에서 녹은 눈과 함께 떨어진 돌들이 차바퀴에 부딪친다.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천문대에서 내려와 다시 2번 하이웨이로 산악지역 더욱 깊숙이 20여분 달리면 알프스도 부럽지 않은 남가주의 눈꽃지역을 만나게 된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소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설경의 행진이 저 멀리 골짜기를 넘어서 보이지 않는 곳까지 이어진다. 흰눈이 쌓인 산등성이 너머로 불어오는 산뜻한 겨울 바람은 경치에 빠져버린 마음을 더욱 차분하고 편안하게 만든다.
앤젤레스 포레스트의 설경은 해발 7,000피트 지역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산을 오르는 처음 30여분은 눈이 나올 것같이 않는 경치만 계속되기 때문에 인내를 갖고 꾸준히 드라이브를 하면 백설 절경의 선물을 선사 받게 된다. 특히 칠로아(Chiloa) 캠핑장을 지나서부터가 경치는 물론 썰매타기에 좋은 완만한 구릉이 곳곳에 있는 눈나라가 펼쳐진다. 칠로아에는 방문객센터(개장 금~월요일 오전 10~오후 4시)도 있어 앤젤레스 포레스트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칠로아에서 좀더 들어가면 국유림 내에 있는 여러 개의 스키장을 만나게 된다. 리프트가 단 4개로 시설은 떨어지지만 경치는 남가주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마운틴 워터맨(Mt. Waterman) 스키장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좀더 드라이브하면 선라이스(Sunrise) 스키장과 마운틴 하이(Mt. High) 스키장도 만나게 된다.
앤젤레스 포레스트에 주차를 하기 위해서는 5달러의 어드벤처 패스를 방문객센터나 빅-5 등 운동구점에서 구입해야 한다. 곳곳에 캠핑장이 있으며 피크닉 시설이 훌륭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피크닉을 나와 음식을 만드는 방문객이 이곳저곳 목격된다. 100여개가 넘는 유명한 하이킹 트레일들이 거미줄처럼 포레스트를 연결되어 있으며 4×4 차량들만이 지날 수 있는 비포장 도로들이 포 휠러(four wheeler)들을 부른다. 트레일과 비포장 도로에 대한 지도와 정보 역시 방문객센터에서 제공한다.
가는 길은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 210번 이스트로 갈아타고 첫 번째 출구(exit)인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에서 내려 좌회전, 산으로 오르면 된다. 해발 5,000피트부터는 길에 얼음이 얼어있기 때문에 운전 속도를 줄여야 한다. 산마루에서 비가 오면 산 정상 지대에서는 눈이 오기 때문에 이럴 경우에는 스노체인을 준비해야 한다.
◆기타 남가주 유명 눈놀이 산악지대
▲크리스탈 레이크(Crystal Lake)
샌개브리엘 마운틴(San Gabriel Mt.)의 산정에 있는 조그마한 호수로 송어가 잘 잡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겨울철에 눈이 많이 내려 눈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행렬이 주말이면 끊기지 않는다. 근처에는 요세미티나 킹스 캐년에서나 볼 수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숲과 높은 바위 봉우리들, 그 사이에 펼쳐진 눈밭이 겨울 산의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곳곳에 바비큐 시설을 갖춘 피크닉 장소가 있다. 또한 레이크 인근에는 낚시 용구를 판매하는 스낵 샵도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탈고 가다가 아주사 애비뉴(Azusa Ave.)에서 내려 좌회전, 북쪽으로 가다보면 길이 39번 도로로 바뀌며 산 속으로 이어진다. 산길을 따라 약 13마일 정도 올라가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마운틴 파이노스(Mt. Pinos)
겨울에는 비교적 적설량이 많으며 고원지대에 완만한 구릉들이 잘 발달돼 있어 크로스컨트리 스키 코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주 이 곳에서는 15인치 이상의 눈이 내렸다.
LA에서 가까운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한적해 특히 눈이 많이 내린 후의 설경은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다.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넓은 눈밭에 한 두 가족이 눈놀이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가는 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매직마운틴을 지나서 나오는 테혼 패스(Tejon Pass)로 진입한다. 도로가 산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곳이 바로 프레지어 팍(Frazier Park)이나 이 곳에서 내려 서쪽 산길로 20마일 정도 들어가면 고원지대가 나타난다.
▲마운틴 볼디(Mt. Baldy)
겨울철 LA 시내에서 동북쪽의 산악지대를 바라보면 머리에 눈을 이고 있는 높은 산이 보이는데 이곳이 마운틴 볼디다. 일명 대머리 산이라고 불리는 볼디 산은 가파른 스키장도 있어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춘 스키어들이 많이 몰려들며 주변에는 소문난 폭포와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소나무 숲 속에는 눈도 많이 쌓여 경치 구경과 눈놀이에 아주 그만이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포모나시를 지나 마운틴 애비뉴(Mountain Ave.)에서 내려 좌회전, 북쪽으로 산길을 15마일 정도 오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빅베어 마운틴(Big Bear Mountain), 애로헤드(Arrowhead)
LA 근교에서 진짜 알파인 빌리지 스타일의 겨울 경치를 한껏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주 내린 눈으로 이 지역은 백설로 뒤덮였다. 스노 서밋, 베어 마운틴, 스노 밸리 등 스키장들은 파우더 스킹과 스노보딩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지붕에 눈을 잔뜩 이고 처마에는 고드름을 주렁주렁 매달은 점포들은 마치 알프스의 마을처럼 운치가 있고 식당에서 간간이 새어나오는 맛있는 음식 냄새는 때 없는 시장기를 불러일으킨다. 싱그러운 솔 냄새가 풍기는 소나무 숲 트레일을 눈을 맞으며 걸어 보는 것도 색다른 계절의 맛을 느끼는 한 방법이 된다.
썰매타기는 스노 서밋 스키장을 지나서 만들어진 언덕에서 많이 한다. 스키는 물론 낚시도 즐길 수 있으며 보트를 타는 사람들도 있는데 겨울에는 호수의 바람이 여간 차갑지 않다. 애로헤드에는 피겨스케이팅 스타 미셸 콴이 트레이닝을 하는 아이스 캐슬이 있는데 매주 주말에는 이곳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스케이터들의 공연이 열린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샌버나디노시를 지나 30번 도로를 만나면 이 길을 따라 북상, 계속 가다보면 산길로 이어지는 18번 도로를 만나며 표지판을 보고 진행하면 된다.
▲팜스프링스(Palmsprings) 트램웨이(Tramway)
눈이 많이 내리는 이 곳은 겨울에는 어른의 무릎이 묻힐 정도로 강설량이 충분해 재미있는 눈놀이를 실컷 즐길 수 있으며 도중에 타야 하는 케이블카도 자녀들에게 흥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케이블카의 티켓이 비싼 편인데(25달러) AAA 멤버 할인제도가 있다.
가는 길은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가다가 팜스프링스로 빠지는 111번 도로로 갈아타고 남하, 팜스프링스 시내 초입에서 케이블카 스테이션으로 인도하는 표지판을 보고 진행하면 된다.
◆겨울철 산행 준비물과 주의 사항
▲준비물
눈썰매를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썰매가 필요한데 요즘 시중 스포츠용품 상점에 가면 강화 플래스틱으로 만든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가격은 제품에 따라 10~100달러로 다양하다.
옷차림은 기본적으로 두껍고 보온이 좋은 옷을 입고 방한·방풍이 되는 재킷을 반드시 입고 장갑도 착용한다. 눈에 젖을 때를 대비해 여벌의 옷과 양말 등을 따로 준비하고 신발도 가급적이면 방한 효과가 좋은 등산화나 눈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운동화에 물이 세면 여간 발이 시린 것이 아니다.
장시간 눈놀이를 할 경우, 체온 보호를 위해 뜨거운 물과 열량이 높은 초컬릿, 건포도, 육포, 사탕 등의 간식을 준비해 수시로 먹는 것이 좋다.
▲자동차
목적지가 대부분 강설 지역에 속하므로 오가는 길에 눈이 올 것에 대비해 스노체인을 준비한다. 스노체인은 스포츠용품점에서 판매하는데 가격은 40~70달러선이다. 체인보다 가격이 비싼 철사(와이어)가 설치하기 편한데 무엇을 구입하든 집에서 반드시 한번은 부착 연습을 하고 떠난다. 눈 속에서 스노체인을 설치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출발 전 라디에이터의 부동액, 배터리 상태, 타이어 에어 프레셔 등도 미리 점검해 본다.
▲코스와 날씨 점검
겨울철에는 해가 짧아 대개 오후 4시 전후면 날이 어두워지므로 겨울철 산행은 가급적 일찍 시작해 해가 지기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특히 하이킹을 하는 경우에는 무리한 코스를 택하지 말아야 한다. 코스와 날씨를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에 점검하고 방문객센터에 먼저 들려 날씨와 코스 컨디션에 대한 정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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