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미주한인이민100주년을 기념해 처음 하와이에서 개최된 ‘코리안페스티벌’은 한인사회를 대표하면서 타민족간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유대감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절에 열리는 ‘오키나와 페스티벌’처럼 한국축제가 하와이 주요행사로 부각되기 위해선 앞으로 더욱 준비된 모습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거시적으로나마 한국축제의 문제점과 원인을 분석하고 방안을 제시해 봄은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미주한인이민100주년기념 행사가 지난해 모두 종결되면서 코리안페스티벌은 하와이한인상공회의소 아래 몇몇 개인들로 구성된 축제준비위원회(가칭)가 주관을 맡게 됐다. 회계와 법률담당 등을 제외한 실무자는 단 4명. 보통 한국축제처럼 큰 행사는 축제를 총지휘하는 위원장을 비롯, 기획과 운영, 홍보와 섭외, 공연과 예술, 관광사업 등의 분과로 나뉜 추진위원회와 집행위원회, 자문위원, 고문, 사무 등 최소 5개 이상으로 구성된 짜임새 있는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한국축제는 4명의 실무자들이 거의 모든 기획과 준비, 운영을 떠맡으면서 과다한 업무로 체계적인 준비작업을 벌이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때문에 준비위는 당장 조직체계부터 재구성해야 한다. 문화행사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문화인, 역량을 갖춘 일꾼을 준비위로 흡입, 처음 행사기획 작업부터 동참시켜야 한다.
다음은 축제 예산문제이다. 이번 한국축제 때 관람객들은 공연스케줄이나 행사안내 팜플렛 한 장 받아보지 못했다. 준비위측은 예산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예산결핍은 대부분의 모든 행사가 안고 있는 공통된 과제로 한국축제도 이젠 업체나 기관후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예산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다. 즉, 축제 운영수익을 창출해 점차 늘려나가 다음 행사를 위한 예산을 준비해야 한다. 이처럼 축제가 경영상 흑자를 보기 위해선 먼저, 철저한 기획과 준비작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또 얼마나 많은 예산을 확보하느냐 보다는 얼마나 내실있는 문화적 프로그램으로 축제가 치러지게 되는지의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성공적인 축제행사를 살펴보면 대체로 10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을 확보하고 있다. 즉, 지속적인 준비기간이 요구된다는 것인데 2004년 한국축제 준비위는 행사 80일전에 출전식을 갖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이번에 지적된 대부분의 문제점도 준비기간부족에서 불거진 것들이 많았다. 내년에 한국축제가 똑 같은 문제에 봉착하지 않기 위해선 조직을 재편성해 서둘러 ‘2005년 코리안페스티벌’ 준비작업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한국축제가 올해부터 매년 새로운 주제를 정하기로 한 것은 잘 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올해 ‘새로운 세기의 출발’이란 주제를 반영할 만한 공연의 장르나 프로그램 내용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새로운 100년의 출발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나 독특한 행사 진행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축제 기획과정에서 정해진 주제에 걸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차장과 화장실, 휴식공간, 먹거리코너 등 편의시설도 한국축제가 가장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문제점중의 하나다. 이제 축제는 단순히 공연을 관람하기 보다는 주말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의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준비과정에서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시설 완비도 빠지지 않고 챙겨야 할 부분이다.
한국축제가 발전하기 위해선 이같은 준비위들의 노력 외에도 한인들의 참여도 역시 높아져야 할 부분이다. 준비위측은 사전에 자원봉사자와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미팅을 주선했지만 이들의 참석률은 상당히 저조했다. 결국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안돼 행사 당일 업체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준비위측간에 갈등의 불씨를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이런 여러 사항을 종합해 볼때 얼마전 한국축제가 끝났지만 내년 축제를 위해 이번에 참여한 관람객과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를 준비위측에 권유하고 싶다. ‘행사장 오는데 이용한 교통수단은 무엇인지’, ‘가장 불편한 사항은 무엇인지’ 등 관람객들의 폭넓은 의견과 욕구를 조사, 분석해 이를 다음 축제를 위한 기초적자료로 사용했으면 한다. 이같은 자료는 실제적이고 효율적인 축제의 계획수립과 프로그램 개발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 두 번 행사로 성공적인 축제를 기대하기 힘들다. 제기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절차는 발전적인 한국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홍역’과도 같은 것이다. 한국축제가 하와이를 대표하는 국제축제로 자리 잡기위해서는 준비위원회는 물론이고 한인동포들간에 축제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 그리고 지속적인 대화의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김현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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