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가 3시즌만에 2번째로 NFL 정상에 올랐다. 2002년 수퍼보울에서와 똑 같이 쿼터백 탐 브레이디의 MVP 퍼포먼스와 키커 애덤 비나티에리의 막판 결승골에 힘입어 수퍼보울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패이트리어츠는 1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릴라이언트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제38회 수퍼보울에서 비나티에리가 종료 4초전 41야드 필드골을 적중시켜 캐롤라이나 팬서스를 32-29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비나티에리는 이날 전반전에서 필드골 1개가 빗나갔고 또 하나는 블락당했지만 정작 승부가 걸린 킥은 틀림없이 성공시켰다.
두 팀은 이날 첫 27분 동안 단 1점도 올리지 못해 수퍼보울 신기록을 세운 뒤 오펜스가 폭발, NFL 최정상급 디펜스가 뻥뻥 뚫린 스릴러를 연출했다.
▲1쿼터
출발은 초라했다. 12년만에 처음으로 수퍼보울 첫 쿼터가 득점 없이 끝났다. 패이트리어츠는 애덤 비나티에리의 31야드 필드골이 오른쪽으로 쏠려 득점기회가 무산됐고 팬서스 오펜스는 ‘퍼스트다운’을 단 한번 뽑아내는데 그치는 등 좀처럼 발동이 걸리질 않아 0-0.
팬서스 쿼터백 제이크 델롬은 패이트리어츠 패스러시에 시달리며 첫 6개 패스 중 단 1개를 적중시키는데 그쳤다. 토탈 1야드 전진. 패이트리어츠는 이 때 점수차를 벌리지 못해 힘겨운 경기를 치렀다.
▲2쿼터
하품밖에 안 나오는 경기가 계속 되다 해프타임 3분전 불꽃이 튀었다. 첫 27분 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해 수퍼보울 신기록을 세운 두 팀의 오펜스가 갑자기 폭발, 눈 깜짝할 새 24점을 치고 받았다.
경기 첫 턴오버를 유도해낸 패이트리어츠가 먼저 점수를 올렸다. 라인배커 마이크 브레이블이 팬서스 쿼터백 델롬을 색(sack), 펌블 리커버리로 상대 20야드 라인에서 공격권을 잡은 패이트리어츠는 플레이액션 패스로 선취점을 올렸다. 디안 브랜치가 5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내 7-0.
그러나 팬서스는 곧바로 95야드 드라이브로 받아치며 ‘멍군’을 불렀다. 델롬이 왼쪽 사이드라인을 달린 와이드리시버 스티브 스미스의 품에 39야드 패스를 적중시켜 7-7 동점.
패이트리어츠는 2주전 NFC 결승전에서 인터셉션 3개를 뽑아냈던 UCLA 출신 코너백 릭키 매닝 주니어를 집중 공략, 다시 14-7로 달아났다. 매닝은 세이프티의 도움을 얻지 못해 브랜치에 53야드 패스로 뚫린데 이어 데이빗 기븐스에 6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허용, 히어로에서 역적으로 돌변했다.
패이트리어츠는 믿었던 키커 비나티에리 때문에 점수차를 더 벌리지 못했다. 팬서스는 비나티에리가 2차례 필드골에 실패한 뒤 전반전 마지막 킥오프마저 허술하게 차 준 덕분에 해프타임에 들어가기 전 잔 케이시의 51야드 필드골로 점수차를 10-14로 좁힐 수 있었다.
▲3쿼터
첫 쿼터와 마찬가지로 0-0. 자넷 잭슨의 가슴이 튀어나온 해프타임 쇼 ‘사건’ 때문에 충격에 빠진 듯 양 팀이 다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4쿼터
양 팀 디펜스가 뻥뻥 뚫린 난타전이 벌어졌다.
패이트리어츠 러닝백 앤트완 스미스가 2야드 터치다운으로 점수차를 21-10으로 벌려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팬서스는 UCLA 출신 러닝백 드샨 포스터가 33야드 터치다운 런을 터뜨린데 이어 쿼터백 델롬과 와이드리시버 무신 무하마드가 85야드 터치다운 패스 플레이를 합작, 22-21로 경기를 뒤집었다. 팬서스는 이때 2차례 1점짜리 ‘엑스트라 포인트’ 대신 2점짜리 ‘투포인트 컨버전’을 시도했다가 두 번 다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
반격에 나선 패이트리어츠는 침착하게 11번 플레이어 걸쳐 68야드를 전진, 브레이디가 리시버로 나선 라인배커 브레이블의 품에 1야드 터치다운 패스를 안겨 줘 재역전에 성공한 뒤 러닝백 케빈 포크이 보너스 플레이로 2점을 보태 29-22 리드를 잡았다.
팬서스 쿼터백 델롬도 브레이디에 못지 않은 대선전을 펼쳤다. 1분43초만에 80야드를 전진, 릭키 프롤의 품에 터치다운 패스를 안겨주며 팬서스의 ‘신데렐라 시즌’에 해피엔딩 마침표를 찍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나 팬서스는 ‘프롤의 악몽’에 울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2년전 수퍼보울에서 세인트루이스 램스가 막판 역전패를 당하기 직전에 터치다운 패스를 받아냈던 리시버도 바로 프롤이었는데 프롤은 그 운명은 유니폼을 갈아입어도 바뀌지 않았다.
한편 패이트리어츠 쿼터백 탐 브레이디는 48개 패스 중 터치다운 패스 3개를 포함, 32개를 적중시키며 354 패싱야드를 기록한 공을 인정받아 커리어 2번째 수퍼보울 MVP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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