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성 발병률 미 평균의 2배
성생활 통한 바이러스 감염서 전이
조기 발견땐 완치… 해마다 검진을
팹 테스트 간단하고 비용도 저렴
LA카운티 보건국이 이달 중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A카운티에 살고있는 한인 여성 10만 명당 15.7명이 자궁암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이는 10만 명당 8.7명인 미국 여성 평균에 비해 두 배에 가까운 발병률이라고 한다. 개인위생과 교육수준이 높아진데다 최근 들어 정기적으로 자궁암 검사를 받아야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짐에 따라 자궁암 발생빈도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국 여성 평균에 비해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건, 자궁암 예방을 위한 한인 여성들의 노력과 주의가 좀 더 필요함을 말해준다. 엘렌 에이뎀 LA카운티 보건국 산하 여성 보건부 디렉터도 이와 관련, “자궁암은 조기 발견될 경우 100% 치유될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예방검진이 절대 필요하다”며 “소수계와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팹 테스트(PAP Test)를 제공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의 도움말을 빌어 자궁암이 생기는 원인과 증상, 예방법 등을 알아본다.
◎ 자궁암의 원인
자궁은 내부가 비어있으며 두꺼운 근육 층으로 이루어진 여성 생식기관 중 하나로 아기가 발생과 성장을 거쳐 태어날 때까지 머무르는 장소다. 몸체 부위인 체부와 질과 연결된 부위인 경부로 나뉘어 지는데 경부는 질을 통해 외부와 연결된다.
자궁암은 자궁에서 발생하는 암을 총칭하는 말로, 경부에 발생하는 자궁경부암과 자궁 안쪽에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으로 분류된다. 서구인들은 자궁내막암이 많은 반면, 한국인들은 자궁경부암이 전체 자궁암의 85∼90%로 자궁암 하면 흔히 자궁경부암을 말한다.
이상준 산부인과 전문의는 한인 여성들 자궁경부암 발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엄마의 젖꼭지 모양인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꼽았다. 곤지름 바이러스 또는 휴먼 파필로마 바이러스(HPV)로도 일컬어지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성행위를 통해 옮겨지는데, 바이러스 유전자가 사람의 유전자에 융합되면서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암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암이 되는 과정에서 각 개인의 면역 능력, 흡연, 가족력 등이 관여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것이 아니고 몇 단계의 전암 단계를 거쳐 수년 동안 천천히 진행되는데, 30대를 지나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해 40∼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 자궁경부암의 증상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으로 자각증상에 의한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기 증상으로는 생리기간도 아닌데 출혈을 한다거나 성관계 후의 출혈, 평소와 달리 냉의 양이 늘어나는 것, 냉에서 악취가 나거나 색깔이 누릇누릇한 경우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이 보일 때는 곧바로 산부인과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이상준 전문의는 “자궁경부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완치율이 거의 100%지만 암2기(자궁경부를 넘어 퍼져 있지만, 골반벽 또는 자궁의 주위조직까지는 침범하지 않은 것)가 지난 후에는 70% 미만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발견의 중요성이 더욱더 강조된다”면서 “결혼한 여성은 1년에 한번은 자궁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에서 문질러 떼어낸 세포를 검사하는 방법(팹 테스트)이 가장 일반적인 초기진단법으로, 간단하고 통증도 거의 없으며 짧은 시간 안에 검사할 수 있다. 보험이 없을 경우, 비용은 50∼100달러 정도다.
◎ 자궁경부암 예방법
독신녀보다는 기혼녀에게, 임신 횟수가 많은 여성이 임신횟수가 적은 여성보다 발병률이 높다. 또한 어릴 때 성관계를 시작한 사람이나 여러 남자와 성관계를 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므로, 일대일의 청결한 성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감염 바이러스인 HPV가 섹스 파트너인 남자에게서 옮겨지므로 콘돔을 사용하는 것도 유효한 예방수단이다.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몸의 영양상태를 잘 유지하고 흡연 등의 환경적 위험요인을 없애는 것도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국립암연구소(NCI)는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제약회사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임상시험 결과 효과가 100%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아 3∼5년 내에는 시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예방백신이 시판되기 전까진 정기검진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궁암 등 여성질환 한국어 상담 이용을”
LA카운티 보건국 운영
저소득층 무료 치료까지
LA카운티 보건국은 한인 여성들을 위해 자궁암 한국어 상담 전화(800-793-8090)를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 여성들을 위한 무료 자궁암 진단 예약은 물론 이상이 발견될 때는 역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영어가 부족한 여성들을 위해서는 한인이 있는 병원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2년째 전화상담을 맡아온 안은희씨는 “바쁜 여성들을 위해 2월부터는 일요일에 밴을 타고 교회 등으로 찾아가 자궁암은 물론, 유방암과 피검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니 원하는 여성은 한국어 상담 전화를 통해 방문일정을 참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씨는 또한 “LA카운티의 예산지원이 줄면서 다른 곳에서 유방암 검사를 받고 보건국을 통해선 자궁암 검사만을 받는 것이 힘들어졌다”면서 “유방암을 진단하는 유방촬영술 매모그램과 자궁암 진단 팹 테스트를 함께 받아야하는 만큼 되도록이면 다른 곳에서 유방암 검사를 받지말 것”을 당부했다.
안씨는 이어 “보건국은 올해들어 기존의 자궁암과 유방암 클리닉 외에 심장질환 관련 프로그램도 실시한다”고 설명하면서 “카운티가 지정한 클리닉은 3개지만, 여성 병과 관련한 전반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도 함께 제공하는 만큼 여성병이 의심스런 분들은 주저 없이 전화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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