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도 바뀌고, 유행과 습관은 바뀌게 마련이다. 현대를 살아가자면 문화를 알아야 하고, 흐름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모르면 미진아가 되고 만다.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도 현대를 살아가려면 노래를 잘하고, 운동을 잘하고, 그리고 컴퓨터를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지나치게 옛날을 고수하면 고루하게 되고, 너무 지금을 따라가면 줏대가 없어진다. 하지만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처럼 옛것을 통해 새것을 알게 되면 그만한 것이 없을 것이다.
요즘에 들어 한국의 문화는 ‘짱 문화’가 되어버린 것 같다. 구태여 ‘짱 문화’라고 이름을 붙이는 것도 조심스러운 것이다. 문화는 어느 한쪽만 보고 말할 수 없기에 ‘짱’ 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특정한 사람들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문화라고 단정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은 어디에서나 짱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한다. 원래 위와 아래에 대한 개념이 투철한 민족이기에 어느 누구보다도 앞서 있다는 자체가 칭찬 받아야 하고 목적을 삼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학교에서 주먹을 잘 쓰는 사람을 가르켜서 ‘짱’이라고 하는 말로부터 해서 어디에나 일반적인 수준을 뛰어 넘어 최고가 되었을 때 ‘짱’이라고 불러준다. 이런 호칭이 존칭의 의미까지 발전하면서 모든 사람이 이왕이면 짱이 되어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까지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얼굴이 예쁜 사람은 ‘얼짱’, 몸매가 좋은 사람은 ‘몸짱’이라는 새로운 현대어가 생겨났다.
최고라는 말의 뜻을 가진 짱이라는 말은 좋은 점도 있고, 좋지 않은 점도 있다. 말이라는 것은 부드러우면서도 경박하지 않아야 하는데 일단 짱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어딘가 가벼우면서도 장난스럽게 들리기에 모든 세대에게 잘 어울리는 말은 아닌 것 같다. 누구든지 최고가 되려는 자세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최고가 되려는 마음이 혹시 다른 사람을 낮게 보거나 무시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을 이용하여 자기 혼자 최고가 되려는 현상이 있을 때 사회는 그만큼 살기 힘들어 진다. 최근에 들어와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결국 짱 문화의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것들이다. 사기와 부정, 그리고 포탈, 횡령 등은 다 그런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눈에 보이는 것이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하는 외형적이며 물질적인 사고에 빠져서 정말 찾아야 할 속의 진실과 내면을 소홀히 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누가 잘했으면 그대로 인정을 하면 된다. 그 사람의 길과 일은 그 사람의 것이다. 그것이 나의 것이 될 수 는 없는 것이다. 남이 얼짱이기에 내가 얼짱일 수 없고, 남이 몸짱이기에 나도 또한 몸짱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다양한 사회에서 획일화된 문화를 일부러 만들려고 하는 것은 교복 자율화의 물결을 일으켰던 20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성경은 말씀한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빌립보서2:3-4)
남보다 높아지려는 우월감보다는 능력을 발휘하려고 하는 노력의 자세가 더 존중되어야 한다. 남보다 못하기 때문에 갖는 열등감보다는 남과 다른 나의 개성을 발견하고 나의 전문성에 매어달리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 최고가 되는 것보다는 최선이 중요하고, 성공보다는 성실이 중요하다.
인생의 최고의 목표는 남보다 높아지는 것보다는 남에게 인정을 받는 일이다. 인정을 받는 것은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높게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보여준 삶의 태도이다. 성경은 짱이 되는 길은 낮아지고, 섬기는 것이라고 했다. 짱이 아니라 종이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쫑’이 아니고서는 ‘짱’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쫑’이라는 말에서 풍겨나오는 그 촌스러움과 다 끝난 것 같은 절망감이 어떻게 크고, 넓은 ‘짱’의 위치에까지 나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신앙과 신념이 아니면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짱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 삶의 결과에서 오는 축복이라면 그것은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게 인정받는 사람은 그 누가 뭐래도 최고의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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