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인회장 중 가장 젊고 역동적 성격을 지닌 김영근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강남중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손순희 수도권메릴랜드 한인회장 체제가 출범한 지 어언 임기의 절반이 지났다.
김영근 회장은 취임 후 회칙상 관할지역이면서도 과거 어느 회장도 접촉한 바 없는 프린스 윌리엄, 라우든 카운티 등의 수퍼바이저 등을 만나 한인사회를 소개하고 한인 관련 현안 정책입안 시 미리 통보해 주도록 연락창구를 제시했다. 특히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의 경우 세탁소 조닝문제 해결에 있어 한인사회에 대한 인식면에서 결정적으로 도움을 주었다고 평가된다. 한인회의 영사업무 대행도 우리생활에 도움을 주었고, 회원권 20불 우대카드제도는 초기단계의 어려움은 있었겠지만 좋은 아이디어로 생각된다.
또 김 회장은 한국 정치가, 위정자들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머리 조아리지 않고, 찾아가지 않는 한인회장이어서 보기 좋았다.
강남중 회장은 영어 및 직업학교 운영을 내실화하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하여 노력하는 한인회장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한인회 및 직업학교의 재정운영상황을 지면을 통해 상세히 공개한 점은 여타 단체들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손순희 회장은 영어교육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특히 메릴랜드 대학 한국어강좌 폐지 위기 때 순발력 있게 적극적으로 모금활동을 전개해 이를 복원시켰다.
그러면 현 3개 한인회 간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는가.
작년 11월 2개 지역한인회가 “연합회가 지역한인회의 고유역할과 영역을 침범하고 있다”며 연합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즉 지역한인회장이 연합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바꿀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연합회 회칙상 김 연합회장의 활동은 하등 문제가 될 것 없고 당연한 것이다.
본인은 이런 문제점 등을 예상하여 5년 전 ‘2000년 새 한인회 어떻게 구상할 것인가’라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당시 한인회간 시스템에서는 적당히 임기만 채우는 얼렁뚱땅 한인회장이 아닌 개성이 뚜렷하고 보다 활동적인 사람이 한인회장이 되면 관할과 역할에서 많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회장간의 공명심 문제로 절하시킬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한 정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강 회장은 8월께 이에 대한 공청회를 갖자고 주장했으나 서로 임기가 거의 끝나 가는 시점에서 논의해보자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서로 현 회장 자리를 내놓는다는 양보정신을 갖춘 다음 개최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수도권 메릴랜드 한인회는 3개 한인회의 연합 시스템에 굳이 끼어들 필요가 하등 없다고 본다. 우스개말로 정 외로우면 메릴랜드 한인회, 하워드 카운티 한인회와 연합체제를 갖는 것이 행정적인 면에서나 한인 권익 향상 면에서 효과적이라 판단된다. 지도를 한번 쳐다 보라. 드넓은 메릴랜드 주 하워드 카운티 거주자한테 자기들 관할지역도 아닌, 워싱턴 DC도 건너뛰고 누군지도 잘 모르는 저멀리 북버지니아에 사무실이 있는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선거에 투표하라고 하면 정신멀쩡한 사람이 엄동설한에 없는 시간 내서 과연 투표하겠는가. 또 그런 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해당 지역 한인 입장도 딱하다. 회장을 두 분 모시고 있으니 현안이 있을 때 누구에게 얘기해야 할 지 난감하며 카운티 당국자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관할 지역이 겹치고 사무실까지 같은 지역에 있는 연합회와 북버지니아 한인회가 문제의 핵심이다. 본인은 과거 정통성, 태생 등의 이유를 따지지 말고, 감정도 싹 무시해버리고 현 시점에서 순수하게 한인들을 위하고 한인회의 잡음 없는 발전을 위해 두 한인회가 합칠 것을 권한다. 사무실, 영어 직업학교 운영, 카운티와의 관계 등 두 한인회가 통합할 경우 걸릴 것도, 문제가 될 것도 하등 없다고 본다.
단지 딱 하나, 두 한인회장 자리만 교통정리 하면 된다. 다행인 것은 김영근 회장이나 강남중 회장이나 누구보다 경우가 바르고 사명 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이라고 누구나 인정하기에 이에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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