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8약 민주당의 ‘9룡’들
앨 고어등 지지 확보에 선거자금 두둑 ‘강점’
전쟁영웅 클라크·대중적 인기 게파트 추격
1강8약. 지지율을 바탕으로 민주당 예비선거에 나선 9명의 후보들을 양분하면 이같은 답이 나온다. 예비선거의 첫 승부처인 아이오와 코커스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의 ‘단독 질주’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위크지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딘 후보의 지지율은 24%로 나온 반면 2위 그룹을 형성한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아칸소)과 딕 게파트 하원의원(미주리)의 지지율은 12%에 그쳤다. 존 케리 상원의원(매서추세츠)은 11%로 4위,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대통령후보와 짝을 이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조 리버맨 연방상원의원(코네티컷)은 7%의 지지율로 5위로 처져있다.
선두주자에 대한 타 후보들의 공동 견제가 심해지면서 앞으로 딘 후보의 입지가 흔들릴 여지가 없지 않지만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그의 우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의 경선에는 이들 5인 외에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의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과 데니스 쿠치닉 하원의원(오하이오), 흑인 인권지도자인 뉴욕 출신의 앨 샵턴 목사와 미 최초의 흑인 여성 상원의원 캐롤 모슬리 브라운(일리노이) 등이 뛰고 있다.
이들중 선두주자인 딘 후보는 내과의사 출신으로 카터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을 돕다가 정계에 입문,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버몬트 주지사를 6차례 역임했다. 이라크전 반대로 진보진영의 지지를 꿰찬 그는 ‘인터넷 캠페인’으로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자금을 확보했고 주요 노조와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민주당 인사들의 공식 지지를 얻어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주지사로 알려졌으나 재정면에서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딘은 진보적인 사회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정부 지출을 늘리는데 반대, 좌우 양측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또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의 진보좌파 성향을 들어 후보 적격성에 의문이 제기하고 있다.
클라크는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졸업한 로즈(Rhodes) 장학생으로 선거운동을 너무 늦게 시작해 아이오와 코커스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딘 후보를 따라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쟁자로 여겨지고 있다. 베트남전에서 은성무공 훈장을 받은 영웅이고 코소보 사태 당시 나토총사령관을 지낸 경험도 테러전쟁을 치르고 있는 시기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게파트 의원은 1989년부터 2002년까지 연방하원 원내총무를 지내면서 대중적인 정치가의 이미지를 쌓아올린 인물로 방대한 지지세력 네트웍을 자랑한다. 자신의 버팀목인 노조로부터 공식 지지를 얻지 못해 타격을 받았으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선전한다면 만회도 가능하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베트남전에서 은성훈장과 청동성장을 3차례 받은 전쟁영웅에서 반전운동가로 변신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대체로 진보적이나 재정적자, 교육 등의 이슈에서 당과 마찰을 빚는 경향이 있다.
이민 2세 유대인인 조셉 리버맨 의원은 민주당 후보들 가운데 지명도가 가장 높지만 2000년도 대선 파트너였던 앨 고어 부통령이 딘 후보를 공식 지지하는 바람에 타격을 입었다.
변호사 출신인 에드워즈 의원은 중도파인데다 공화당이 대선에서 휩쓸어야 하는 남부에 지지기반이 있다는 점에서 백악관도 가장 주목했던 인물이나 유권자들에게 아직 뚜렷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데니스 쿠치닉 하원의원은 1977년 31세 나이에 클리브랜드 시장에 당선, 가장 어린 나이에 주요 도시의 시장이 되는 기록을 세운 4선 의원. 앨 샵턴 목사는 4세 때부터 설교를 시작했고 9세에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인권 및 민권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 전국활동네트웍(NAN)을 세웠고 92년과 94년 연방상원에, 97년 뉴욕시장에 출마한 바 있다.
캐롤 모슬리 브라운은 1992년 흑인 여성으로는 미 사상 최초로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98년 재선에 실패한 후 클린턴 행정부 아래 교육부 특별고문으로 임명됐고 뉴질랜드 대사를 지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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