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2월8일 매주말
UCLA제임스 브리지스 극장
젊은세대 소재 주류
제14회 연례 이란 영화제가 오는 26일부터 2월8일까지 매 주말 UCLA 내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에서 열린다. UCLA 필름&TV 아카이브가 제공하는 영화제에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제작된 최근 이란 영화 7편이 선보인다.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들은 이란 인구 중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젊은 세대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많은 작품들이 이들 세대의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또 이번 시리즈에는 이란 영화계서 새로 태동하는 젊은 독립영화 감독들의 작품들도 소개된다. 이들의 영화는 과거 외부에 알려진 시적 네오리얼리즘이나 목가적 서정주의로 특징되는 전형적 이란 영화들과 달리 도시인들의 일상의 희로애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예민하게 관찰한 사실주의와 상징적 은유를 조화시킨 이란 영화의 전통적 특징을 갖춘 작품들도 상영된다.
현재 이란 영화들의 지대한 관심사는 사회에서의 여성의 위치와 고향에서 쫓겨난 쿠르드족의 현실로 이 문제를 냉철하게 현대적 눈길로 다룬 작품도 있다. 전체적으로 이들 영화들이 파고든 것은 이란사회에서의 비인간화를 부추기는 어두운 힘이다.
16일(하오 7시30분)
‘심홍색의 황금’(Crimson Gold·2003)
이란의 명장 자파르 파나히(‘윤회’)가 감독하고 또 다른 이란의 거장 아바스 키아로스타미(‘텐’)가 각본을 쓴 실화에 바탕을 둔 어두운 드라마.
영화는 빗나간 보석상 강도로 시작되면서 과거로 돌아가 어떻게 해서 과묵한 피자 배달원이 강도질을 하게 되었는가를 캐든다. 테헤란이라는 도시의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 소외를 민감하면서도 사정없이 묘사한 작품으로 비배우인 주인공의 연기가 압도적이다.
17일(하오 7시30분)
‘바람 속의 편지’
(Letters in the Wind·2001)
산악지대에 있는 신병훈련소의 군인들의 힘든 훈련생활과 형벌 같은 일상을 시적이면서도 기록영화식으로 그렸다.
신병중 한 명이 영내로 밀반입한 녹음기가 영화의 주요 매체로 등장하면서 신병들의 고독과 향수 그리고 욕망을 토론하는 수단이 된다.
신병 중 2명이 녹음기에서 나오는 여인의 목소리를 줄기차게 듣는 장면이 우습고도 연민의 감을 일깨운다.
18일(하오 7시30분)
‘깊은 숨’(Deep Breath·2003)
방황하는 이란 청소년들의 현실을 연민하면서도 가차없이 사실적으로 그렸다. 서로 다른 사회계층 출신의 빈둥거리는 2명의 20대 청년들이 주인공.
이들은 좀도둑질과 목적지 없는 배회 등으로 소일을 하다가 활기찬 젊은 여자를 차에 태우면서 불치병 같은 권태로부터 깨어난다.
이에 앞서 하오 2시부터 ‘달콤한 이야기’(Sweet Story·1995), ‘무지개 물고기’(Rainbow Fish·1996), ‘친구’(Companion·1994) 등 5편의 이란 만화영화가 상영된다.
25일(하오 7시)
‘테헤란, 상오 7시’
(Tehran, 7:00 A.M.·2003)
테헤란 거리를 왕래하는 다양한 시민들의 조우를 통해 이 번잡한 도시의 생명력과 영광을 묘사했다.
상오 7시에 자기가 좋아하는 여배우가 길을 건널 수 있도록 빨간 신호등을 장시간 유지하는 교통경찰과 뒷좌석 승객들의 대화를 엿듣는 택시 운전사 그리고 보행자들이 육교와 신축 건물과 교차로 등을 지나치며 보여주는 도시와 도시인의 단면도.
31일(하오 7시30분)
‘검은 테입-테헤란 일기’
(Black Tape-A Tehran Diary·2002)
테헤란에 사는 젊은 쿠르드족 여인이 생일선물로 받은 비디오 카메라로 자신의 나이 먹고 독재적인 이란 남편과의 가정생활을 기록한다.
영화는 카메라가 기록하는 불행한 여인의 결혼생활을 통해 쿠르드족의 무기력을 냉정하게 은유하고 있다. 여인이 겪는 성적 학대와 정신적 육체적 감금생활을 보면서 전율하게 되는데 관객은 비디오 카메라가 기록하는 것만을 보게된다. 핍박받는 민족의 저항을 묘사한 좋은 영화다.
2월6일(하오 7시30분)
‘먼지 속의 춤’
(Dancing in the Dust·2003)
젊은 청년의 성급한 결혼의 실패를 다룬 멜로 드라마.
그러나 영화는 이 청년이 사막 한 복판에서 길을 잃고 나이 먹은 뱀 사냥꾼을 만나게 되면서 세대간 갈등과 우정의 맺음이라는 주제를 이야기하게 된다.
문명의 세계로 돌아가기 위해 과묵하고 삶의 경험이 많은 어른과 동행해야 하는 청년을 통해 낭비된 인생과 제2의 기회를 보여준다.
8일(하오 7시)
‘압자드’(Abjad·2003)
1970년대의 후반 이란혁명 직전의 혼란스런 시대를 배경으로 한 반자전적 영화. 16세 난 엠칸은 매우 호기심 많고 감수성 예민한 미술가 지망생이나 보수적인 가정 때문에 자기 꿈을 제대로 펴지 못한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회교도인 엠칸이 동네 극장 주인의 딸인 유대계 소녀 마숨을 사랑하게 되면서 두 어린 연인들은 양가의 분노를 사게 된다.
혁명이 나고 마숨의 가족이 먼 섬으로 쫓겨가자 엠칸은 사랑을 찾아 여정에 오른다. 촬영과 내용과 연기가 모두 훌륭하다.
입장료 8달러. (310)206-FILM.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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