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UN 클라라 박 교수 설문 조사 결과
남가주 한인 1.5∼2세 고교생들은 다른 아시안계와 백인 학생들에 비해 학구열과 전문직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의 교육수준 및 부모로부터 받는 영향력과 상관관계가 있으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는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아시안계 학생들의 경우 미국 거주기간이 길수록 학구열이 점차 희석되는데 반해 전문직 선호도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칼스테이트 노스리지 중등교육과 클라라 박 교수가 1997∼1998년 남가주 11개 고교에 재학중인 한인을 포함한 5개 아시안계와 백인 9∼12학년생 총 978명을 대상으로 ‘아시안계 학생들의 학구열과 전문직 선호도’(Educational and Occupational Aspirations of Asian American Students)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밝혀졌다.
전체 조사내용 가운데 남가주 한인 고교생과 타 아시안계 학생, 또 아시안과 백인학생의 학구열 및 전문직선호도에 대한 비교자료를 간추려 본다.
■설문대상
남가주 공립 고등학교 가운데 전교생의 인종구성이 다양해 가주 전체 학생인구 중 아시안계가 차지하는 비율 11.1%와 전국 비율 3.9%를 대표할 수 있는 11개 학교가 조사에 참여했다. 각 참여 학교에는 ESL수업이 개설돼 있었으며 이 중 6개 학교는 대도시 소재 고교였다.
응답자는 각 학교 ESL교사와 정규 영어반 교사가 각각 9∼12학년 재학생 가운데 무작위로 추출해 정했다.
응답자 총 978명의 인종별 구성은 한인 291명, 중국계 117명, 일본계 123명, 필리핀계 61명, 베트남계 54명, 백인 332명이었다. 성별로는 남학생 497명, 여학생 476명이었고 5명은 성별을 밝히지 않았다. 학년별로는 9학년 197명, 10학년 323명, 11학년 230명, 12학년 225명이었고 3명은 학년을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내 거주기간이 10년 미만이었던 응답자는 한인 50%, 필리핀계 67%, 베트남계 51%, 중국계 31%, 일본계 14%로 집계됐으며 아시안계 응답자의 39%가 미국 외 출생자 즉, 1.5세였다. 또 응답자의 ESL 클라스 소속비율은 한인 27%, 베트남계 32%, 필리핀계 18%, 중국계 7%, 일본계 5%였다.
■조사방법과 결과
▲학구열
’학교에서 얼마나 우수한 학생이 되기 원하는가?’에 대해 ①관심 없다 ②무난히 졸업할 정도 ③중간 ④중간이상 ⑤최고가 되기 원한다 중 하나를, 또 ‘학교교육은 어디까지 받기 원하는가?’에 대해 ①고교미만 ②고졸 ③직업기술학교졸 ④2년제 대졸 ⑤4년제 대졸 ⑥대학원졸 중 하나를 택해 두 답변을 수량화해 이를 높은(11), 중간정도(9∼10), 낮은(2∼8) 학구열로 구분했다.
클라라 박 교수는 이 연구에서 말하는 학구열(Educational Aspiration)이란 공부를 잘하고 싶은 열망 또는 학습에 대한 열망을 뜻하며 따라서 학구열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성적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라며 성적과 학구열이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아시안 그룹이 대체적으로 백인보다 높은 학구열을 나타냈으며 5개 아시안계 그룹 가운데 한인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 중국계, 베트남계, 일본계, 필리핀계, 백인이었으나 한인을 제외한 모든 아시안 그룹은 백인그룹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한편 전과목에서 대부분 A학점을 받은 비율은 학구열 3위를 차지한 베트남계가 86%로 가장 많았고 다음 한인과 일본계가 동일하게 84%, 중국계(83%), 필리핀계(77%), 백인(73%)의 순으로 집계됐다.
▲전문직선호도
’학교를 마친 후 평생직업으로 어떤 직업분야에 들어가고 싶은가?’에 대해 예로 제시한 직업의 종류를 선택하도록 했다. ‘던컨 & 던컨의 사회경제지표’에 따라 각 응답자가 선택한 직업의 종류를 수량화했다. 수치에 따라 7이상은 전문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4이하는 낮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계(7.46)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 베트남계와 필리핀계가 동일하게 7.34를, 다음 일본계가 7.31, 한인이 7.15로 아시안계 가운데 가장 낮았으나 전문직에 대한 선호도가 중간정도로 나타난 백인그룹(6.6)보다는 높았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특기할 만한 것은 전문직에 대한 선호도는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기대하는 것보다 학생들 자신이 가지는 선호도가 더 높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모의 영향력
학생자신이 부모로부터 받는다고 느끼는 영향력(Perceived Parental Influence)으로, 학구열 조사에서와 동일한 2개의 질문에 대해 학생 본인이 아닌 그들의 부모의 의사를 물었다. 즉, ‘부모가 귀하에게 학교에서 얼마나 우수한 학생이 되기 원하는가?’와 ‘부모가 바라는 귀하의 최종학력은?’에 대해 학구열 조사에서의 답항을 그대로 제시하고 동일한 방법으로 수량화했다.
일본계를 제외한 모든 아시안계 그룹이 백인그룹보다 부모의 영향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한인이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 교수는 이는 부모가 이민 1세대인 비율이 많을수록, 즉 미국 거주기간이 짧을수록 영향을 크게 받고 이는 곧 교육과 학습을 중시하는 유교문화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꺾은 선 그래프에 나타난 단기거주자비율은 미국내 거주기간 10년 미만인 비율을 그룹별로 나타낸 것이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부모 양쪽의 직업을 던컨 & 던컨의 사회경제지표에 따라 수량화한 다음 이를 높음, 중간, 낮음으로 구분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는 부모 둘 중 수치가 높은 쪽의 직업을 선택해 대입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한인의 경우 70% 이상이 중간정도로, 또 14%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아시안계와 백인 그룹 모두 평균 중간정도에 속했으나 베트남계만 약 50%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중산층의 이민이 대부분이던 1975년 이전과 달리 1978년 이후 이민 온 2∼3차 망명자들은 주로 베트남의 하류층이 주를 이루고 있어 서구산업화에 숙달치 못하고 교육수준이 낮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관계없이 대부분 과목에서 A를 받은 비율은 베트남계가 가장 높았고(86%) 또 학구열도 한인과 중국계 다음으로, 또 전문직선호도도 중국계 다음으로 높게 나타나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자녀들의 학구열이나 전문직선호도에 상관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국교가 가톨릭으로 서구화가 일찍부터 생활에 배인 필리핀계 가정의 자녀들은 다른 아시안계에 비해 이민 후 미국 학교에의 적응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의 교육수준
부모 양쪽의 최종학력을 고졸미만, 고졸, 2년제 대학졸, 4년제 대학졸, 대학원졸의 6개 항목으로 나누어 각 항목에 속하는 비율을 그룹별로 산출했다.
대부분 아시안계 부모들이 대학교육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백인 응답자에 비해 부모의 교육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는 자녀들의 학구열과 전문직선호도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인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2년제 대학을 졸업한 비율은 75%였으며 필리핀계 88%, 일본계 79%, 중국계 72% 등이었다.
▲평균성적(GPA)
설문조사 당시 최근 성적을 토대로 전과목에 대해 대체적으로 어떤 성적을 받았는지에 대해 ①잘 모르겠다 ②대부분 D ③대부분 C ④대부분 B ⑤대부분 A 에 답하도록 해 그룹별 백분율을 산출했다.
대부분 A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베트남계 86%, 한인과 일본계 각각 84%, 중국계 83%, 필리핀계 77%, 백인 73%로 응답했다.
기타 자세한 연구내용은 아태계 교육연구논문집 ‘아시안계의 정체성, 가정, 그리고 학교생활’(Asian American Identities, Families, and Schoolin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서정보-IAP, www.infoage.pub.com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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