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먹구름 사라지고 8~10월 전환포인트
탄탄대로 걸을때 자구책 마련 교훈
풀리는 직업시장 2004년
IT·정보기술 분야 눈부신 도약
의료·서비스업계 인력 태부족
“올해는 해피 뉴 이어”가 될 수 있을까 ? 지난해에 레이오프 됐거나 지난 몇 년간 마음에 들지 않는 일자리에서 ‘갈아탈 배’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던 야심 있는 직장인들의 새해 화두는 역시 올해의 직업시장 전망이다. 커리어 및 직업 컨설팅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고용시장은 작년보다는 밝을 전망이다. 그러나 분야를 잘 선택해야 하고 우울했던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되살려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살아남을 수가 있다. 과거는 바다에 돛단배 지나가듯이 그냥 흘러가 버린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남기고 갔으므로.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가 보인다.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01년 3월부터 전 미국에는 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져버렸다. 한밤을 지새워 프로젝트를 마친 사원이 다음날 아침 책상정리를 해야하는 일이 심심지 않게 벌어졌다. 회색 빛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졌던 암울했던 직업시장은 그러나 2003년 3·4분기에 접어들면서 서서히 장밋빛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당시 7.2%라는 놀랄 만한 경제 성장률에 힘입어 실업률은 6%까지 줄어들었고 작년 8월부터 10월 사이에 28만6,000개의 새 일자리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구직자들은 새로운 교훈을 몸소 체득했다. 평생 직장은 이미 옛말이고 전통적인 직장 고수 방식으로는 비 오고 바람 불고 때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 창조적이고 근면하게 게다가 충성심까지 갖춰 열심히 일해 봤자 회사 자체가 존폐 위기에 흔들릴 때는 방도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현대 경제 사회에서는 경기 주기에 따라 이런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으므로 직장인들은 스스로 자구책을 강구해 놓아야 한다는 교훈을 지난 불경기는 가르쳐 주고 갔다.
쉽게 말하면 달리던 기차가 난파하더라도 자신은 재빨리 다른 기차로 옮겨 탈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를 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샌호제의 직업코치 마키 스타인은 지금 직장이 장미꽃 뿌려놓은 탄탄 대로를 걷고있다고 하더라도 1년에 두 번쯤은 다른 회사에 인터뷰를 해놓으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래야만 회사가 감축경영으로 돌아서 레이오프 회오리가 칠 때도 별로 당황하지 않고 전에 거래를 터놓았던 회사로 옮길 수 있으며 설사 현재 자리가 스팟 라이트를 받으며 잘나간다고 해도 연봉 조정 때 히든카드로 사용해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고용주가 원하는 것은 탄력성과 리더십
경기가 위축되거나 반대로 팽창을 거듭하거나에 상관없이 고용주가 새로 들어올 직원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리더십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이를 모르고 있으며 설사 알고있다고 하더라도 리더십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고 있다.
직장에서 말하는 리더십이란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팀웍을 구성하고 그 팀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것을 말한다고 커리어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다음으로 요즘과 같은 유동적인 경제상황에서 요구되는 직장인의 자질은 탄력성이다.
요즘 고용주들은 이를 충성도보다 더 높게 쳐주고 있는데 가령 현재 위치에서 일을 잘하고 있더라도 기업이 다운사이징이 되면 다른 위치로 옮겨갈 수 있는 대체 기술이 있는 직원이 필요한 것이다.
■2004년 전망
지난 몇 년간 기업들은 인사구성에서 지방을 빼왔고 그 다음은 살을 줄였고 이제는 뼈만 남은 상태다. 1인2역으로 뼈끼리 부대끼며 어렵게 박빙을 걸어왔다.
이제는 경기회복과 함께 당연히 뼈에다가 살을 붙일 차례다.
때문에 올해는 전반적으로 모든 업계에서 고용이 소폭이라도 늘어날 전망이다.
필라델피아의 직업소개 업체 매니지먼트 리크루터즈 인터내셔널의 알렌 셀리코프 사장에 따르면 “2004년은 지난 몇 년간 전례가 없었던 고용 수요가 있을 전망”이라며 특히 의료, 정보기술 분야가 눈부실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금융, 보험, 예방의학, 약학업계가 팽창중이며 보안, 농업, 에너지 분야도 전망이 밝다.
■IT가 되살아나고 있다.
소금에 절인 배추처럼 한때 맥을 못 추며 사그라졌던 인포메이션 테크놀러지(IT) 분야가 모든 업계 전반에 걸쳐 되살아나고 있다.
단순히 IT 분야뿐만 아니라 이 정보기술이 모든 분야의 개발 및 하부구조를 변화시키면서 눈부신 도약을 하는 해가 될 것이다.
■건강, 의료분야
의료분야 전문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구 고령화로 단순히 개업의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주거비를 보조하는 금융에서부터 간호까지 전반적인 수요가 증가하며 새로운 요구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새로운 약의 개발도 눈부시다. 제약회사들은 이들 새로 개발한 약을 팔아야 하기 때문에 지난 몇 년간 줄여왔던 세일즈 포지션을 대폭 늘여야 될 형편이다.
■서비스 센터
광고, 마케팅, 금융, 은행, 공공 관계 등 서비스 분야의 인력도 계속 필요한데 특히 컨설팅 분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컨설팅 분야는 의료, 정보과학기술, 언론,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
■6월 대학 졸업자들에게도 희소식
일자리를 찾지 못해 대학원으로 진학하던 선배들과는 달리 졸업장을 손에 쥐자마자 일자리 찾기가 용이할 전망이다.
미전국 대학 및 고용주협회에 따르면 올해 사회 초년생들의 일자리는 2003년 졸업자에 비해 12.7%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 설문조사에 참가한 업체의 절반이상이 올해 사회 신출내기 고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초년병 고용이 가장 밝은 분야는 서비스 분야이며 이외에도 식품 및 음료제조업체, 회계분야, 소매, 도매분야에서 경험은 없지만 열정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 대졸 신출내기를 기다리고 있다.
<정석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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