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눈에 비친 코리안 스포츠 스타들
언어 극복·어울리는 문화 아직 적응못해
성적 좋아도 “돈만 밝힌다” 부정적 이미지
제멋대로 태도 바꿔야 기피대상 오명 벗어
미국인들의 눈에 비친 코리안 스포츠 스타들의 모습은 과연 어떤 것일까.
미국 내 메이저 스포츠 리그에서 뛰는 한인선수들의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최전방 외교관들인 한인선수들의 이미지 관리문제가 상당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가을 보스턴 레드삭스의 구원투수 김병현이 홈구장 팬들의 야유에 대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드는 저속한 제스처로 반응해 큰 파문을 일으킨 것과 베테랑 LPGA선수인 잰 스티븐슨이 한인선수들을 겨냥, “아시안 선수들은 돈만 벌어갈 뿐 LPGA의 발전과 성공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비난한 것 등은 모두 한인선수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킨 사건들. 이 가운데 김병현의 행동은 한 개인선수의 인성으로 인한 문제로 사실 변명의 여지가 거의 없는 것이었으나 스티븐슨의 공격은 한 개인이 아니라 한인선수들을 싸잡아 비난한 것이어서 상당한 우려를 자아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한국선수들의 행동 가운데 이 같은 비난을 유발할 만한 요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사실 LPGA투어는 전체적으로 한인선수들에 대한 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드러내놓고 반감을 표시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다른 선수, 특히 미국선수들 사이에서는 한인선수들이 무더기로 몰려와 투어를 점령, 상금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도 정작 투어의 각종 행사나 홍보, 파티 등에는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봉사활동 등에도 매우 소극적인 것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선수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한인갤러리들의 관전매너나 승부에 집착한 일부선수 가족들의 몰상식한 행동들이 자주 보고되면서 한인선수들은 자연 기피대상으로 분류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스티븐슨의 발언은 이제 노장으로 별로 신경 쓸 일도, 무서울 것도 없는 그가 이런 기분을 대변하는 일에 총대를 멘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물론 한인선수들이 이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지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고 가장 큰 문제는 물론 언어와 문화적인 차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각종 행사에 나서길 꺼려하는 데다 웬만하면 나서기를 싫어하고 자기 맡은 일(경기와 훈련)에만 집중하는 한인들의 정서가 상당한 걸림돌이다.
자기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한국식 사고방식은 모두가 어울려 사는데 익숙한 미국식 사고방식과는 정반대여서 오해를 사기에 딱 좋게 마련.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처럼 이런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한인선수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현지 문화에 적응하고 동화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한국식 문화와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노력도 병행해야만 할 것이다.
한국인 선수들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시장인 미국무대에서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벌써 10년이 됐다. 한국선수들의 미국무대 진출사에 있어 기념비적 사건인 박찬호의 LA 다저스 입단(1994년 1월14일)을 기준으로 하면 이제 꼭 10년이 된 셈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지난 만큼 이제는 한인선수들이 경기장 안에서만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일등시민으로서 한국의 멋진 이미지를 심는데 앞장서려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팬들을 기대하고 있다.
“스타는 받은만큼 사회에 돌려줘야”
자선사업 등 커뮤니티 기여
골퍼 육성 ‘우즈 재단’ 유명
“Giving back to the community.”
미국 스포츠 스타들에게 ‘사회환원’은 기본이다. ‘롤 모델’로서의 의무도 있고, 결국 자신들이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게 되는 원인은 TV 시청률을 높이고 입장권을 사는 ‘서민’들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스포츠 에이전트 영화 ‘제리 맥과이어’의 모델인 리 스타인버그는 커뮤니티 활동 또는 자선사업에 충실하지 않는 운동선수의 일은 아예 맡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이에 따라 전 NFL 쿼터백 스티브 영과 워렌 문 등 스타인버그가 에이전트를 맡은 선수들은 그 공을 인정받아 ‘올해의 스포츠인’상을 자주 받는 등 대부분 이미지가 깨끗하다.
미국의 웬만한 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사회 사업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2억5,000만달러의 사나이’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올해 고향 대학 마이애미 플로리다에 1,000만달러 이상을 기증해 화제가 됐고, ‘타이거 우즈 재단’은 어린이의 건강 및 교육을 돕고 소질 있는 어린 골퍼들을 발굴, 육성하는 단체로 유명하다. 우즈 재단은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타이거 잼’이라는 콘서트를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 자선 기금을 모금하기도 하며 우즈는 대회 상금을 몽땅 자선사업에 기증할 때도 있다.
스포츠 스타들에게 자선사업은 또 세금혜택과 동시에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생색내고 실속도 차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