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나 과일, 야채를 먹을 때 신선한 그대로의 맛보다 통조림된 가공 식품이 더 맛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사용하기 편하니까 통조림을 먹는거지, 통조림된 귤이나 복숭아가 신선한 과일보다 더 맛있다고 하는 사람은 아직까지 만나보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엔 주변에서 가끔 참치구이나 조림보다 참치 통조림을 더 선호하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참치를 익히지 않은 채로 회나 초밥 먹는 것을 즐기는 한인들은 고양이 밥을 연상시키는 동그랗고 납작한 깡통 속에 넣어 놓은 참치를 좋아하지 않지만, 미국인들의 통조림 참치 소비량은 다른 어떤 형태의 참치 요리보다 많다.
통조림된 참치는 우선 열었을 때 비릿하지 않은 신선한 향을 맡을 수 있어서 좋고, 참치의 육질이 결이 잘 살아있는 상태로 들어있어서 보기에 좋고, 너무 부드럽고 푸석하지도 않으면서 씹었을 때 느끼는 쾌감이 매우 좋은 것이 장점이다. 이렇게 좋은 품질의 통조림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업계의 많은 연구와 노력도 있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탄생하게 된 동기도 재미있다.
처음 음식을 장기간 보관하는데 성공한 사람은 프랑스인 니콜라스 아페르였다. 그는 18세기말 밀봉된 병 속에 음식을 넣어두면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 방법을 연구하였다. 미국에서는 1812년 뉴욕에 첫 통조림 회사가 설립되었는데, 제일 처음 판매한 것은 병 속에 생굴을 넣고 밀봉한 것이었다. 20세기초에 와서 생선 통조림은 갑자기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성장하였고, 당시 가장 많이 만들어진 것은 정어리 통조림이었다. 그런데 1903년 해마다 같은 시기에 몰려오던 태평양 정어리가 남가주 연안에서 한마리도 잡히지 않게되자, 한 통조림 회사 사장이 직원들에게 참치를 대신 통조림하게 하였고 그것이 참치 통조림의 시작이다.
현재 미국내에서만도 스타키스트(StarKist), 범블비(Bumble Bee), 치킨 오브 더 시(Chicken of the Sea) 등의 잘 알려진 참치 통조림 업체들을 포함, 전국에서 연간 320억개의 참치 통조림이 생산되고 있다. 참치 통조림은 미국 내 모든 해산물 판매량의 1/3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미국인들의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하다.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참치 통조림은 ‘솔리드’ 혹은 ‘팬시(fancy)’라 불리우는 큰 덩어리 하나를 캔 하나에 넣은 형태와 ‘청크(chunk)’라고 불리는 작은 덩어리들이 여러개 들어있는 형태 두 가지 종류가 가장 흔하다.
음식을 통조림하면 복숭아처럼 미끌거리면서 쇠냄새가 나거나, 완두콩처럼 흐물거리고 눅진해져서 불쾌감을 주기 쉽고, 연어의 경우 3~4일 삶았다가 통조림한 것처럼 맛이 없고 육질이 팍팍한 경우가 많은데, 참치는 통조림을 했을 때 전혀 다른 음식으로 새로 태어나는 듯 씹히는 느낌과, 맛, 향, 색 등이 모두 날 참치와는 또 다른 새로운 음식으로 변한다.
참치는 통조림으로 만들어지기 전에 한번, 그리고 만들어진 후에 한번, 총 두번 익힌다. 이렇게 익혔을 때 흐물거리던 붉은 육질이 하얗게 변하면서 단단해지고, 버터와 같은 부드럽고 풍부한 맛과 향, 해산물 특유의 상큼한 맛이 난다. 그래서 참치 통조림은 신선한 참치를 대신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실패작이 아니라, 신선한 참치와 동등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으로 여겨진다. 참치 통조림과 참치를 비교하는 것은 마치 햄과 돼지고기 요리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다.
<종류>
참치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알바코어(Albacore)’ 혹은 ‘화이트 튜나’라고 불리는 참치 통조림은 올리브 오일과 함께 통조림되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에서 비싼 가격에 판매되는 고급 요리이다. 보통 초밥집에서 자주 보는 붉은 참치는 ‘블루핀(Bluefin)’이라 불리고, 하와이에서 ‘아히(Ahi)’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참치는 ‘옐로우핀(Yellowfin)’이라고 불린다. 미국에서 통조림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참치는 ‘스킵잭(Skipjack)’ 참치이다. 최상품 알바코어 통조림을 빼고는 거의 모든 참치가 물과 함께 통조림된다
<영양분>
보통 55그램의 참치 통조림의 열량은 60칼로리이고, 열량을 낮춘 ‘라이트’ 참치 통조림의 경우는 55칼로리이다. 단백질 13그램, 지방 0.2그램인데, 그 중 포화 지방은 0.1그램이고, ‘라이트’ 참치의 경우 1그램의 지방이 함유되어있지만 포화 지방은 전혀 없다. 칼슘과 철분이 많이 함유되었으며, 단백질이 높고 열량과 포화 지방이 낮은 참치 통조림은 다이어트에도 매우 좋은 건강식이다.
<참치 샐러드 샌드위치>
6온스 크기의 참치 통조림 두 개를 따서 보울에 넣고 포크로 참치 덩어리를 헤쳐놓는다. 물과 함께 통조림한 참치일 경우 마요네즈 1/2컵, 올리브 오일과 함께 통조림 된 참치일 경우 마요네즈를 1/3컵 참치와 함께 섞는다. 여기에 레몬 주스 1 작은술을 넣고 잘 섞은 후, 셀러리 줄기 반개를 다진 것과 골파 잎(chives) 다진 것, 파슬리 3~4 줄기 다진 것, 소금, 후추를 약간 넣고 포크를 사용하여 다시 섞는다. 이렇게 하면 샌드위치 4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의 참치 샐러드가 만들어진다. 입맛에 따라 양상추와 토마토, 혹은 치즈를 넣어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면 된다.
<최선명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