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동안 어째서 저런 인간이 버젓이 대학교수라고 행세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두 가지 사례를 듣고 볼 수 있었다.
방송과 신문 보도에 의하면 최근 어느 대학의 교수라는 자가 석사과정의 두 여학생을 술에 만취시켜 놓고는 여관에 데리고 가서 성폭행을 했다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단다. 더 기가 막힐 노릇은 그 이튿날 한 여학생을 불러 석사 학위를 받게 해줄 터이니 불행 중 다행으로 알라면서 또 성폭행을 했다는 사실을 피해자가 경찰에 알려온 점이다. 그쯤 되면 ‘인면수심’이라고 쓰기에도 짐승에 대한 모욕이 될까봐 주저된다.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나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 법과대학 대학원생은 그렇게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한국의 교수들 중 학위논문을 심사한답시고 요정에서 질펀한 향응을 요구하거나 공공연히 뇌물을 바치라고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알려준다. 한국의 고질적 부정부패에는 대학마저도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여학생을 유린한 파렴치범과는 종류가 다르지만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씨의 경우도 “그 사람 대학교수 맞아?”라고 말하고 싶은 케이스다. 노 대통령의 하도 잦은 돌출발언과 한나라당의 500억 이상의 불법선거자금 등 굵직한 사건들 때문에 지금은 거의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것같이 되었지만 송두율 씨의 사건은 9월과 10월에 제1면 기사감이었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독일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하면서부터 반 독재 운동을 벌여왔을 뿐 아니라 북한을 왔다갔다하면서 북한을 제대로 인식하려면 소위 ‘내재적 접근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저술로 한국의 진보성향 대학생들을 매료시켜 왔던 송 씨는 오랫동안 한국입국이 허용되지 않았던 인물인데 9월 중 소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의 초청으로 귀국하게 되었던 것이다. 송 씨는 이미 1973년 평양에 가서 노동당원이 되었으며 이북의 서열 23위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었다는 국정원의 정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진 일이다.
더군다나 송 씨는 북한에서 귀순한 황장엽 씨가 몇 년 전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란 사람이 바로 송두율 씨라고 폭로하자 명예훼손으로 황 씨를 고소하기까지 한 사람이다. 그러나 법원은 그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는 유야무야의 결정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국정원에 있는 구체적 증거의 제출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좌우간 금년 5월과 9월에 KBS는 송 씨의 귀국추진을 돕는 프로그램을 내보내 이념편향을 나타냈다고 해서 일부 신문들의 공격을 받았다. 예를 들면 송 씨가 귀국해야 된다고 주장하던 사람들 가운데 KBS 이사장도 있었던 바 그 사람은 지방 어느 대학의 언론대학원장이라는 직함으로만 소개되었을 뿐이다.
결국 국정원의 조사와 또 검찰의 조사 결과 송 씨는 1973년 독일 유학 중 재독 북한 공작원에 포섭되어 입북한 후 김일성의 주체사상 및 공작원 교육을 받고 노동당에 입당했다는 결론이 내려져 그는 10월에 구속 기소되었다. 73년 이후 22차례 방북해 주체사상 전파 지령을 받고 학술대회 개회와 저술활동 등을 해왔다는 혐의도 기소장에 언급되었다. 또한 1998년 “송두율이 김철수라는 가명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고 폭로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를 상대로 1억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데 대해 사기미수혐의도 추가되었다.
또 여행경비 조로, 또는 공작금 조로 최소 6만7,000 달러에서 초대 10만4,000 달러의 돈을 북한으로부터 받았다는 혐의도 있다. TV에서 김일성 장례식에 참석한 송 씨가 김정일의 손을 잡고 통곡하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저술활동을 통해 남북 사이에 끼어 고민하는 ‘경계인’으로 자기를 부각시킨 송 씨는 철저한 위선자였던 셈이다. 또 오랫동안 자기가 노동당원이 아니라고 공언해 왔었으니까 대단한 거짓말쟁이임에 틀림없다.
소위 진리탐구가 목표인 대학에 고의적 거짓말쟁이가 교단에 선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일이다.
<변호사 MD, VA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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