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엔 장난끼로 가득찬 hacker (이하 해커) 들이 저지르는 기상천외한 장난들이 있습니다. MIT에서는 hacking 이란 말이 꼭 컴퓨터를 망가뜨리는 나쁜 의미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악의 없는 장난이란 의미로도 쓰이지요.
이것은 MIT에만 있는 하나의 오래된 전통으로 그 역사가 깊다고 할 수 있지요. 정확히 그 시작을 단정할 수 없지만, 수십 년을 넘게 계속된 hacker 들의 장난 중 가장 최근의 사진이 여기 있습니다.
지난 12월 18일이 라이트형제가 세계최초 비행을 성공 시킨지 딱 100년이 되는 기념일이었습니다.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그당시의 비행기와 같은 모양의 모형을 만들어서, MIT의 빌딩 10의 지붕, Great dome 위에 올려다 놨습니다. 그 크기가 사진에서 보듯 실물 크기와 같고, 더욱 재미있는 것은 실제 조정석엔 사람 모형까지 잊지 않고 앉혀 두었답니다.
물론 밤사이에 아무도 보지 않을 때 한 일이라, 아침이 되어서야, 지역신문 방송, 신문사에서 취재를 해갔지요. 당연히 보스턴 글로브 당일의 기사로 사진과 함께 다음날 신문에 실렸었구요. 당연히 누가 했는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소문에 의하면, 이런 일을 계획하는 해커들의 클럽이 있다고도 하구요. 하지만, 역시 진실은 아무도 모른답니다. 그럼, 왜 이런 장난을
힘들여서 할까요? 이것 역시 정확한 답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그냥 재미있으니까 한다고들 합니다.
해커들 사이에도 지켜야할 규칙이 있는데 그것은 첫째, 안전상 문제가 없는 장난이어야 할 것, 둘째, 학교 기물 등에 피해가 없어야 할 것, 세째, 장난으로 인해 누구에게도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이에게 최소한 재미있는 경험이 되어야 할 것 등이랍니다.
MIT 에서도 안전상 위험한 장난들이라 금지시킬만도 한데, 은근히 눈감아 준답니다. 물론 발각되면 벌금이지만, 아직 한 명도 발각되어 벌금에 처한 경우가 없는 걸로 봐서, 일부 학교 직원들도 이런 장난에 동참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답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매년 여러가지 hack 들만을 기록하는 직원이 있으면, 사진과 사연들을 기록한 책이 시중에 발행되어
팔리고 있지요. 근래에 최근 있었던 hack 을 추가하여 발행된 책이 아마존-“Nightwork : A History of Hacks and Pranks at MIT” 에서 살 수 있답니다.
이런 학교 안에서의 일이 밖에까지 알려질만한 손꼽을 hack 중 하나가 1984년에 경찰차 한대를 돔 지붕 위에 올린 사건이죠. 더욱 재미있는 건 그 경찰차 안에 경찰복장을 한 마네킹까지 있었고, 던킨 도너츠와 커피를 잊지 않고 같이 두었지요. 이 사건은 제법 크게 보도되었고, 미국 전국 뉴스에까지 소개되었고, 한국과 이스라엘 신문에까지 보도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그 great dome 은 가장 빈번히 hack 이 발생하는 장소로서, 1999년에 영화 스타워즈가 새로운 내용으로 대대적인 광고와 함께 개봉할 때는, R2-D2 를 본따서 great dome 을 비슷하게 치장했었고, 실물크기의 조립식 주택, 거대한 눈사람 등등 많은 것들이 올라갔었죠. 저 great dome에서 뿐만아니라, 캠퍼스의 곳곳에서 이런 짓궂지만 재미있는 장난이 지금까지 있었고 그중엔 MIT 총장을 상대로 한 장난도 있었답니다.
1990년 현 찰스 베스트 (Charles Vest) 총장이 취임하여 총장실로 찾아가는 첫 출근날, 그 총장실 입구를 큰 게시판 보드로 막아서 마치 벽처럼 입구가 사라져 보이게 해버렸죠. 결국 그 입구에서 당황스럽게 서성일수 밖에 없었고, 그 사진이 남아있지요. 또한 총장 스스로도 그때 그 보드를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그 경찰차와 다른 대부분의 hack 에 사용되었던 기물들이 MIT에서 공식적으로 회수해서 보관하고 있으며, 매년 한번은 공식적인 전시회를 하고 있지요. 그리고 또한 웹사이트에 자세히 사진과 소개되어있고, 새로운 hack이 일어날때마다 추가하고 있지요.
공학도들의 재치들이 번득이는 장난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보는 모든 이들을 즐겁게 하며 이젠 MIT 학교 커뮤니티 뿐만 아니라 보스턴 시민들에게까지 미소짓게 만드는 이러한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바램이라면 바로 다음날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오래 놓아두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합니다.
칼럼 및 사진제공 : 오진건 (MIT 레이저광학 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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