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여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해마다 12월이 되면 어딘가 모르게 즐거움이 생기게 된다. 물론 추운 겨울을 지내기에 힘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12월은 무엇인가 따뜻한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고, 만들어 내고, 기억하게 된다. 어린아이들은 눈썰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드는 것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제는 어린아이들도 믿지 않으면서도 믿고 싶은 산타할아버지의 전설을 선물 주머니에 선물이 가득 차 있기를 바라는 동심으로 산타할아버지가 썰매를 타고 오기를 기다린다. 연인들은 추운 밤길을 가다가 포장마차를 만나면 그곳에 들러 따끈한 우동 국물을 마시거나 연탄불에 구워져 노랗게 터진 군밤을 한 봉지 사서 서로 나누어 먹는 사랑의 추억을 만들어 낸다.
소년은 내일에 살고, 젊은이는 오늘에 살고, 나이가 들면 어제에 산다는 말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지금의 아름다움보다는 어제의 추억과 기억으로 혼자만의 과거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겨울에 눈 밑에 고구마를 두었다가 딱딱한 고구마를 과자처럼 오도독 갉아먹던 일들, 그리고 화로불에 밤 구워 먹던 일, 오돌오돌 떨면서도 동치미 국물에 국수 말아먹던 그 맛을 기억하며 입맛을 다져 본다. 그런데 그 때 그 기분과 맛을 지금 만들어 낼 수 없으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성탄절(聖誕節)은 이 세상의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하늘의 하나님의 아들이 이 땅에 오신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하나님이 죄지은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이 대신 죄를 짊어지고 죽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 오신 날이다. 그 날은 사람들에게는 기쁨의 날이다. 죄를 용서함 받고 죽을 위기에서 살아났으니 춤추고 기뻐할 날이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14)
그 평화는 행복한 평화요, 소망의 평화요, 사랑의 평화이다.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갖는 용기요, 실패 속에서도 성공을 바라보는 믿음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자들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요 축복이다. 그러기에 성탄절은 노래와 춤이 함께 엮어지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정혼한 남편 요셉과 함께 호적등록을 하려고 고향 베들레헴으로 갔을 때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들어갈 여관이 없었다. 며칠을 지나 해산할 기한이 찼지만 어디 마땅히 편한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마구간에서 아기를 낳아 아기 예수를 말구유에 누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마음이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진정 모셔야 할 하나님을 방으로 모시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모시기에 바빴기 때문이다. “주 예수 대문 밖에 기다려 섰으나 문 잠가 두고 못 들어오시네” 이 찬송처럼 이 세상은 모두가 다 자기 일에 분주하고, 자기 일에 전념할 뿐 사실 예수는 늘 외톨이고, 불청객이 될 때가 많다. 성탄절은 성탄절이 되어야 하지 성탄절(聖嘆絶)이 되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성탄절이 되어야지, 예수님이 슬퍼하며 우리를 떠나 절교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탄절은 산타의 생일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일잔치이다. 그런데 산타가 예수님의 생신자리에 와서 사람들에게 축하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예수님은 말구유에 태어났지 호화로운 호텔과 파티, 그리고 사치스러운 환락의 자리가 아니었다. 아직도 이 세상은 전쟁과 분열이 계속 남아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이웃이나 사회, 단체들, 그리고 우리의 고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우리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 작은 것에 너무 얽매여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면 전체의 위상이 서지 않게 된다. 다른 사람의 티보다는 자기의 들보를 보는 마음들이 있을 때 사랑과 용서가 있게 된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예수님의 사람들은 더욱 더 자중하고 조심해서 세상 사람들에게 본이 되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도 진정 예수님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예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만일 교회에 예수님이 오셨는데 예수님이 앉을 자리가 없으며, 예수님이 말씀하실 시간이 없으며, 예수님이 기뻐할 일이 없으면 정말 거룩하신 예수님(聖) 통탄(嘆)하시며 등을 돌리실 것이다(絶). 聖嘆絶이 되고 말 것이다. 올해에도 성탄절(聖誕節)이 아기 예수님이 축하 받고 기뻐하시는 성탄절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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