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샌프란시스코 시장 결선투표를 통해 개빈 뉴섬후보가 당선되었다.
개빈 뉴섬 후보는 지난해 한국의 날 행사당시에 샌프란시스코 시 대표로 나와 연설도 하기도 해 한인들에게도 낯선 얼굴이 아니다. 당시 뉴섬 후보는 시장 출마를 생각해 여기 저기 이름을 알리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한국의 날 행사에 모습을 나타낸 시관계자는 경찰국 관계자를 제외하면 시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중 한명이었던 수잔 리얼 전 수퍼바이저와 피오나 마 수퍼바이저 뿐이었다.
한인 2세들이 주축이 되어 11월 샌프란시스코 시장 선거가 있기 얼마전 캐시드럴 힐 호텔에서 후보들을 초청해 타운홀 미팅을 가진 적이 있었다.
당시 참석 후보들은 개빈 뉴섬 후보를 제외한 맷 곤잘레스, 탐 아미아노, 안젤라 알리오토, 수잔 리얼 후보등 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1시간 30여분에 걸쳐 한인들의 관심사를 경청하고 답변을 했다.
그러나 이들 후보들중 맷 곤잘레스 후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의례적인 대답만을 해 참석자들을 실망시켰다는 후문이다. 참석자들은 곤잘레스 후보만이 문제점에 대해 이해를 하고 해결방안도 제시하는등 성의를 보였다고 한다.
또 이들 후보들중 한명은 모임이 끝나기도 전에 먼저 가야할 곳이 있다며 떠나버린 후보도 있었다.
개빈 뉴섬 후보는 당시 가장 유력한 당선 후보였으며 11월 선거에서도 40%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었다. 그런 뉴섬 후보에게 한인 커뮤니티는 돌아보지 않아도 되는 집단으로 여겨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결선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47%의 지지율을 받은 녹색당의 곤잘레스 후보를 지지하는 중국인 커뮤니티의 후원모임에 참석해 취재를 한 적이 있다.
이날 곤잘레스 후보가 짧은 연설후 1시간여 동안 참석자들이 제시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다. 이날 모임을 주선한 중국계 커뮤니티 대표는 영어를 썩 잘하지 못하는 사람이었으며 알아듣기 힘들고 문법에 맞지 않는 영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정계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정치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 사람은 한국계 커뮤니티가 주류사회에 참여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영어장벽이 있기 때문이 아니겠는냐는 궁색한 기자의 답변에 대해 샌프란시스코내 커미셔너중 중국계가 10% 이상 되는데 그중 많은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모른다고 말해 주었다. 그분은 주류사회 참여는 영어를 잘하고 못함과 그리 상관이 없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지난주말 한 단체의 송년모임을 취재했다. 이 단체는 스스로 북가주 지역 한인 단체중 가장 모범적이고 회원들의 일치단결이 이루어져 커뮤니티 봉사에도 앞장서고 있음을 자랑하는 단체다. 그런데 이날 행사중 기념식에서 이해를 하지 못할 일이 일어났다.
순서 프로그램에는 협회 관계자들만의 축사가 있었는데 영사관의 한 영사가 나가서 축사를 하고 행사에 참석한 한인회장에게는 축사를 부탁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한인회장이 축사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은 아닐 것이고 협회측에서도 초청을 하면서 회장에게 축사를 해달라고 부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나 이같은 광경이 이상한 것은 이 단체가 본국정부와 어떤 관련이 있는 단체가 아니라 이곳에서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생겨난 단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날 총영사는 참석을 할 수가 없었다며 영사가 약 3분간에 걸쳐 축사를 대신했다. 기본적인 상식으로는 이곳에 살고 있는 한인단체의 행사라면 당연히 한인회장이 우선 축사를 한 후 총영사가 축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또 한인회장에게 축사를 부탁하지 않는다면 총영사관에게도 축사를 부탁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본국정부와 관련된 행사가 아니라면 한인회장만이 축사를 하고 총영사관 축사가 없을 수는 있지만 총영사관의 축사만이 들어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단체나 타 단체들의 관계자들이 한인회장은 이곳에 사는 아무나 될 수 있고 총영사관 영사들은 본국 정부에서 온 높으신 분들(?)이라서 한인회장은 무시하더라도 영사관은 모셔야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날 행사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일부 단체장 중에서는 또 총영사를 지역사령관이라고 칭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이날 이같은 일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소위 한인들을 대표한다는 이들 단체장이나 단체의 생각이 이러하기에 수년전 한 영사가 ‘총영사관은 총독부라고 할 수도 있다’라는 발언을 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우리의 조국인 본국 정부에서 파견나온 총영사관 관계자들을 배척하거나 무시해야 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들이 한국을 대표에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것에 대한 수고는 인정해 주고 이곳 한인들의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부 단체장들이 평통위원이 되어 보려고 혹은 본국 정부라면 그저 꺼뻑 죽어서 우리 한인사회의 대표보다 이들을 더 높게 본다면 이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의 이같은 자세가 주류사회 참여를 막고 다른 커뮤니티로부터 참여 안하는 커뮤니티라는 지적을 받게 하는 것이다. 또 이같은 자세가 뉴섬 후보같은 시장 당선자가 한인사회를 외면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2세를 위하고 우리 자신의 권익을 위해서는 주류사회 참여를 활발히 하고 우리의 대표를 인정해 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본국의 정치에는 지자체장 이름까지 알고 있으면서 내가 사는 곳의 시장 이름도 모르고 어떤 이슈가 있는지도 모른다면 이곳에 살 필요없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려는 대다수 한인들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다.
<홍남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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