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산타할아버지 오시네라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들려온다.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트리가 반짝이고 서서히 들떠가는 계절의 향기가 물씬거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어느덧 조용한 성탄절과 시끄러운 크리스마스로 나뉘게 되었다. 예수의 자리에 산타가 자리잡고 기독교와 관계 없는 세련되고 예쁜 카드가 사람들의 소식을 전하고, 예수와 관계 없는 수많은 캐롤들이 12월을 가득 채우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산타로 분장한 교사들이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주고 있기에 어린이들 조차 성탄절은 예수 탄생 보다는 산타가 주는 선물을 받는 날로 기억되어 가고 있다. 어른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는 밤새껏 먹고 마시고 즐겨도 되는 범국민적인 축제로 빠져들고 있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미사’(Christes Masse)의 합성어다. 성경에는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에 관한 기록이 없다. 4세기 당시 사람들은 천사가 마리아에게 찾아와 수태했음을 알린 날인 3월 25일을 기준하여 예수 탄생을 12월 25일로 지키게 되었다는 설과 이교도의 축제인 태양신의 탄생과 결부되었다는 설도 있다.
즉 당시 로마는 12월 24일부터 다음해 1월 6일까지 동지절 대축제로 지키고 있었다. 그 중에서 12월 25일을 Brumalia라고 하는데 Bruma는 ‘가장 짧은 날’이라는 뜻이다. 하루 해가 가장 짧은 날에 태양이 태어났다는 의미로 태양 축제일로 삼았다. 로마 감독 리베리우스는 12월 25일을 크리스마스로 지키게 했다. 세상의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태양이 태어난 날과 일치 시킴으로써 기독교를 이교도들에게 의미있게 전하려는 선교적 의도였었다는 것이다.
산타클로스의 원래 이름은 ‘성 니콜라스(St. Nicholas)’, 언어의 변천과정을 통해 산타 클로스(Santa Claus)가 되었다. 성 니콜라오는 350년경 소아시아의 리치아 지방 파타라에서 태어나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도움을 베푼 주교이다. 니콜라오 주교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어느 가난한 사람에게 그가 베푼 사랑이다.
하던 일이 실패하여 몹시 가난해진 어떤 사람에게 세 명의 딸이 있었다. 그 딸들은 결혼할 나이에 있는데도 지참금이 없어 결혼을 하지 못하고 팔려가야 할 처지에 있었다. 그것을 보다 못해 니콜라오 주교는 세 차례에 걸쳐서 그 집에 돈주머니를 몰래 주어 딸들이 결혼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런 전설이 수세기를 걸쳐서 니콜라오 성인의 축일(12월 6일)에 선
물을 주는 관심으로 발전하였고, 성탄절에 성 니콜라오의 이름으로 선물을 주는 관습이 생기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1950년 12월 25일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성탄절은 날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기 예수의 오심이 중요한 것이다. 산타가 선물을 한 보따리 가져온다 하여도 영생을 주시는 다시 오실 그리스도가 더 기다려져야 한다. 이 땅에 예수가 수만번 모셨어도 바로 각자의 마음에 모시지 않으면 소망이 없는 것이다.
성탄절은 온 인류에게 진정한 소망이요, 기쁨이다. 또한 예수 탄생은 십자가를 짊어지기 위한 탄생이요, 사랑 권세를 이긴 탄생이다. 그러기에 성탄절은 생명과 진리의 실체인 것이다. 그 어느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으며 감추어져서도 안된다. 산타가 주는 선물을 기다리는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아기 예수께 예물을 드리는 성탄절이 되어야 한다.
내가 즐기고 좋아하는 날이 아니라 예수께 영광 돌리는 날이 되어야 한다. 교회 안에서만 지켜지는 성탄절이 아니라 교회 밖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감상주의와 상업주의에 빼앗겨 버린 그리스도인들은 성탄의 의미를 가슴에 묻고, 뜨겁고 감격스런 정신으로 이 매섭고 차가운 사랑 없는 거리 거리마다 생명력으로 회복해야 한다.
산타 분장을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주인 없는 잔치상이나 주인 바뀐 잔치상에서 춤추지 말고 구유에 누우신 예수를 내 마음으로 모시고 싶어지는 성탄절이 되어야 한다. 또 다시 오시겠다고 말씀하신 예수님이 더욱 그리워지는 성탄절기이다.
정춘석(뉴욕그리스도의교회 목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