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뱅크에 사는 한의사 김창희(45·웨스턴병원 근무)씨는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가족 안마사가 된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영찬(7)이의 등을 쓸어주고, 손발을 만져주면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물으면, 영찬이 입에선 하루 일과가 종알종알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은 뒤, 그의 손길은 평소 어깨 근육이 많이 뭉쳐있어 아픔을 호소하는 부인 김미혜(44)씨에게로 향한다. 부부가 서로의 몸을 매만져주며 오붓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하루종일 병원에서 일하느라 몸은 몹시 피곤하지만, 그래도 김씨에겐 가족과 함께 하는 안마 시간이 즐겁기만 하다. 몸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건 물론, 하루 10∼20분의 투자로 가족간의 정을 두텁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족간의 마사지는 사랑의 스킨십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정성스레 몸을 만져주는 행위는 기대 이상으로 애정을 증진시켜주기 때문이다. 간단한 요령만 알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서 아픈 증상은 대부분 기가 잘 소통되지 않는 현상 때문이라고 본다. 이 때 가장 손쉬운 치료법 중 하나가 두드리고 주무르고 눌러주는 것이다.
한의사 김씨의 도움말을 빌어 가정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부위별 마사지 요령을 간략히 소개한다. 저녁식사 뒤 10분 정도만 시간을 만들어 보자. 어깨를 만져주는 가벼운 마사지만으로도 막혔던 기와 피의 흐름은 물론 대화의 창을 다시 열 수 있을 것이다.
■ 얼굴
얼굴 마사지는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얼굴엔 눈,코,입이 오밀조밀 모여있을 뿐 아니라 작은 혈관들이 수없이 지나간다. 또 얼굴 근육은 매우 섬세해 가벼운 자극에도 금새 반응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굴마사지 때에는 손바닥 전체나 엄지손가락 자극은 피한다. 대신 검지부터 약지까지 가운데 손가락 3개를 적절히 사용해 부드럽게 자극해주는 것이 좋다. 또 누르는 강도는 마사지를 하는 사람의 느낌상 50% 이내에서 적절히 조절한다.
자세는 해주는 사람이 양반다리를 하거나 다리를 벌리고 사이에 낮은 쿠션을 댄다. 그 위에 받는 사람을 편안하게 눕힌다. 우선, 얼굴 근육의 흐름에 따라 문질러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손에 힘을 빼고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듯 만져준다. 3,4회 문지르고 난 뒤에는 조금 힘을 가해 해당 부위 근육을 바깥쪽으로 천천히 펴주듯이 마사지한다. 시작은 볼을 중심으로 하고 이마와 턱밑을 번갈아 자극해준다. 볼 쪽은 광대뼈 사이 함몰된 부분을 너무 세게 눌러 통증을 부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동작에 이어 손바닥 전체로 얼굴을 감싸듯이 하면서 풀어주는 방법도 권할 만 하다.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방향을 번갈아가면서 천천히 원을 그린다. 이 방법은 4,5회 반복하고 나면 매우 기분이 좋아지는데, 특히 부부 사이에선 애정지수 향상 100%의 고감도 마사지다.
이외에 눈 부위와 코 마사지가 있다. 우선 눈쪽은 검지와 중지를 사용해 양쪽 눈꺼풀을 부드럽게 눌러준다. 다음엔 역시 검지와 중지로 눈동자 아래 광대뼈 윗부분을 살짝 누른다. 코 부위는 미간에서 콧망울까지 옆부분을 가운데 손가락으로 오르내리면서 자극해주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인데, 손가락에 힘을 빼고 강도를 조절하면서 돌려준다.
■ 등
등은 마사지하기가 가장 쉽다. 사실 특별한 질환이 없는 성인이라면 등은 아무 데나 눌러도 크게 위험한 곳이 없다. 반면 조금만 만져줘도 근육이 풀리는 시원한 느낌이 드는 곳이기도 하다. 맨손으로 하면 손바닥의 열과 피부 마찰로 효과가 반감되기 쉬우니, 수건이나 얇은 면을 대고 하는 것이 좋다. 오일이나 로션을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등은 마사지 방법이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가운데 척추뼈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것. 척추뼈 바로 옆 함몰부위를 오르내리며 만져주는 게 핵심이다. 우선, 경추(목 아래)부터 척추까지 뼈 주위를 오르내리며 자극한다. 보통 엄지손가락을 사용하지만 검지부터 약지까지 손가락 두 세 개를 사용해도 좋다. 이때 몸 속 장기에 약간의 문제가 있는 사람은 특정부위를 누를 때 통증을 호소할 수도 있으므로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지압법은 좀더 전문적이다. 뼈를 직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양 엄지손가락을 사용해 뼈를 강하게 누르면서 오르내린다. 처음엔 작은 원으로 시작해 점점 넓혀 가는 동심원 동작으로 부드럽게 눌러준다. 이밖에 손바닥 전체를 등에 대고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며 마사지해주는 방식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등을 두드려주는 타법도 있다.
■ 발
발은 신체의 모든 장기로 이어지는 혈관과 신경이 모여있는 곳이다. 발바닥을 적절히 자극해주면 혈액순환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어 다른 부위보다도 얻는 게 많다. 특히 남이 좀처럼 만질 일이 없는 발을 마사지해줄 때 얻는 스킨십은 예상외로 크다.
특별한 테크닉이 필요 없는 것도 발마사지의 장점. 물론 전문적인 풋케어 센터에서는 다양한 발 관리법이 개발되어있지만 가정에서는 그저 정성스레 만져주기만 해도 효과가 있다.
발 마사지 때는 자세가 중요하다. 우선 편안하게 누운 뒤 쿠션 등을 이용해 발을 수평보다 약간 높게 올린다. 신체 윗 부분으로 혈액이 잘 순환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세를 취한 뒤 손바닥과 손가락 전체를 활용해 발바닥을 부드럽게 주물러준다. 강하게 눌러줘도 좋다. 특히 각질이 두터운 뒤꿈치쪽은 손바닥으로 감싸듯이 하면서 세게 눌러주는 게 효과적. 이때 바닥이 아니라 옆부분을 세게 자극하면 통증이 심하므로 주의한다.
발바닥을 만지다 보면 몇 군데 함몰된 곳이 느껴진다. 주로 경혈이 모이는 자리다. 대표적인 게 한가운데의 용천혈로, 이 부분들을 엄지손가락으로 강하게 눌러주면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손가락 힘이 부친다면 연필 뒷부분 등을 이용해 꾹꾹 눌러줘도 좋다.
글 신복례 객원기자
사진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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