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코피가 많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겨울철에는 자고 일어나서 세수하다가 코피가 나거나 자는 중에 그냥 코피가 터지기도 한다. 코피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대부분 그 정도가 경미하지만 간혹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아주 심각한 경우의 신호로 나타날 때도 있다.
■ 코피의 원인
코피가 나는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코피는 온도와 습도가 낮은 겨울철에 많다. 건조한 공기가 코 점막을 마르게 하여 약간의 자극에도 점막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비염, 알레르기, 부비동염 등 염증 때문에 코 점막이 충혈 되고 연약해져서 코피가 나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들이 염증 등으로 코딱지가 생겼을 때 손가락 끝으로 제거하다 점막에 손상을 줘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다. 혈우병이나 자반병, 백혈병, 빈혈 등의 혈액질환이나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의 순환기 장애, 종양이나 외상도 코피를 유발한다.
■ 전방비출혈과 후방비출혈
이비인후과에서는 코피를 크게 전방비출혈과 후방비출혈로 구별한다.
▲전방비출혈
코의 앞쪽 부위에서 일어나는 출혈로 코피의 90%가 이에 해당한다. 어린이나 젊은 연령에서 주로 일어나고 코 앞쪽으로 출혈이 되므로 쉽게 알 수 있고 지혈도 쉽다.
▲후방비출혈
콧속 깊은 속에서 일어나는 후방비출혈은 의사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출혈 부위가 잘 보이지 않는 코의 뒤쪽이므로 지혈이 어렵고 부적절한 처치로 인한 재발이 잦다. 치사율이 4.5%나 된다.
후방비출혈은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을 가진 노인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혈압이 올라가면서 갑자기 많은 양의 코피가 쏟아져 응급실을 찾지만 정작 병원에 가면 출혈이 멈추어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다시 출혈이 심해져 병원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다.
후방비출혈은 처음 코피가 코앞으로 나는 것이 아니라 코뒤로 나므로 코피를 삼키게된다. 따라서 출혈량이 환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 응급 처치
대부분의 코피는 콧구멍에서 1cm이내에서 일어나는 전방비출혈이므로 쉽게 가정에서도 지혈할 수 있다. 우선 환자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킨 후 앉은 자세에서 고개를 약간 숙이고 출혈이 있는 콧속에 솜을 넣고 두 손가락으로 양측 코볼을 5-10분 정도 강하게 압박한다.
코에 얼음이나 찬물 찜질을 해도 도움이 된다. 이 같은 응급처지에도 코피가 멈추지 않으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코피가 지혈된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방법으로는
▲코를 후비거나 코를 세게 풀지 않는다 ▲심한 운동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려고 힘을 주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심장보다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등이 있다.
특히 ▲코피가 멈추지 않거나 계속 반복될 때 ▲출혈 속도가 매우 빠르거나 코피의 양이 갑자기 늘거나 많을 때 ▲코피로 인해 어지러운 느낌이 들 때 ▲코피가 앞으로 나오지 않고 목뒤로 대부분 넘어가는 느낌이 들 때 등은 즉시 이비인후과나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 예방법
요즘처럼 건조한 겨울철에 코피 예방을 위해서는 가습기를 사용하여 방안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콧속에 크림이나 연고, 바세린류 등을 발라 점막이 건조해지고 딱지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좋다.
고혈압성 비출혈이 있을 때는 정기적으로 혈압을 관리해야 하며 코피를 일으킬 수 있는 비염, 부비동염, 알레르기 등과 같은 질환이 있으면 치료해야 한다.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코를 세게 풀지 않은 것도 좋은 코피 예방법이다.
코피 날 때는 절대 고개를 뒤로 젖히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코피가 나면 코를 잡고 고개를 뒤로 젖히는데 이렇게 하면 앞으로는 피가 안 나
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목뒤로 계속 피가 넘어가서 피가 잘 멎지 않는다. 또한 계속 피를 삼키게 되면 피 속에 있는 성분 때문에 나중에 속이 쓰리고 오심, 구토 등의 증세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목뒤로 넘어가는 피는 되도록 삼키지 말고 뱉어야 하며 그래야 피가 얼마나 났는지도 알 수 있다.
<연창흠 기자> chyeo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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