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 약속 몇 개나 되십니까.
주저 없이 ‘술 권하는’ 시즌이 돌아왔다. 고등학교·대학교 동문회에 직장 동료, 친한 친구들과의 망년회, 사업상 관계로 인한 모임 등 평소 술을 자주 마시지 않던 사람들도 12월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참석해야 하는 술 모임이 너댓 개는 족히 넘게 된다. 특히 평소 운전이나 다음날 업무 등을 이유로 술을 자제하던 사람들도 이맘때는 아예 작심하고 술을 마시거나 한 해를 보내는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쉽게 과음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아진다.
과음이 간 질환을 일으키는 등 건강에 해롭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건강을 이유로 술잔을 뿌리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익히 알려진 ‘건강 음주법’이라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것이 조금이나마 술의 해악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의사와 한의사들의 도움말을 빌어 술에 덜 취하거나, 숙취에서 벗어나는 요령을 알아본다. 물론 전문가들은 다 아는 요령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가장 강조했다.
◎ 술을 마시기 전 음주 1∼2시간 전에 죽이나 수프, 콩나물국 등 간단한 음식을 먹어 위에 보호막을 만드는 것이 좋다. 빈 속에 술을 마시면 위벽을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알코올 분해효소가 채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돼 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미리 음식을 먹는 것이 쉽지 않을 때는 겔포스 등 ‘위점막방어인자증가제’, 나 큐란 등 ‘제산제’, 숙취해소를 돕는 기능성 음료와 비타민B6가 포함돼 있는 비타민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유를 권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국인은 대부분 우유에 들어있는 락토스라는 당분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어 소화기관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고 한다.
◎ 술을 마실 때 가능한 한 종류 술을 천천히 마시는 게 좋다. 부득이 여러 종류의 술을 마셔야할 때는 맥주 등 알코올 농도가 낮은 술에서 시작해 차차 독주를 마시는 것이 낫다. 안주는 짜거나 위를 자극하는 매운 음식은 피하는 대신 고기, 생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육류와 더불어 비타민이 많은 오이, 배추, 야채, 과일 등을 골고루 먹는 게 좋다.
술을 마시면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 숙취로 이어지기 때문에 물, 과일주스, 스포츠 이온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물은 알코올을 희석해 덜 취하게 하고 빨리 소변으로 배설되게 한다. 하지만 탄산음료나 카페인음료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알코올을 인체에 그대로 둔 채 소변을 통해 수분만 빠져나가도록 하는 데다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 술을 마신 다음 자기 전에 밥이나 면 또는 콩나물국 등 해장국을 먹으면 숙취가 빨리 풀린다. 아침에 일어나면 속쓰림에 설사, 어지럼증 등 심한 숙취 증세로 먹는 게 힘들겠지만 그래도 아침식사는 꼭 챙겨 먹도록 한다.
음주 후 샤워를 하고 잠을 자면 좋겠지만, 안되면 20분 정도 뜨거운 물에 발만 담그는 ‘족탕’을 해도 도움이 된다. 다음날 사우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열탕과 냉탕을 오가는 사우나에서 땀을 빼면서 탈수 현상에 피로를 유발하기 보다는 20분 정도 배꼽 아래만 뜨거운 물에 담그는 ‘반신욕’을 한 다음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게 숙취해소에 좋다. 그리고 틈틈이 꿀물이나 주스, 이온음료를 마셔 부족해진 수분과 당분, 전해질 등을 보충하도록 한다.
술 마신 다음날 해장술을 마시는 사람이 많은데 해장술은 독약으로 꼭 버려야할 나쁜 습관이다. 한 번 술을 마신 뒤에는 간도 최소한 2∼3일간은 쉴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숙취 이렇게 풉시다
1. 과음한 다음날에는 얼큰한 해장국 보다는 콩나물국과 북엇국, 조갯국, 미역국 등을 먹는다. 이런 국들은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독성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아스파라긴과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숙취 해소에 좋다. 바지락을 넣은 된장국도 수분을 보충해주고, 그 안에 많이 들어있는 글리코겐이 알코올 대사를 촉진시킨다.
2. 따뜻한 물에 녹차 잎을 조금 넣고 진하게 우려 마신다. 녹차에는 타닌, 카페인, 비타민 B,C가 충분히 들어 있어 숙취로 인한 증상을 덜어주고 알코올을 해독한다.
3. 칡뿌리 12g, 귤껍질 5g, 감초 8g에 물 2사발을 붓고 1시간 달이면 찻잔 2잔 정도로 줄어든다. 아침 저녁으로 한 잔씩 마시면 도움이 된다. 칡차와 더불어 유자차, 생강차도 좋다.
4. 인삼은 간 보호작용이 뛰어나기 때문에 갈아서 즙을 내 먹거나 차로 마셔도 효과가 있다. 흔히 열이 많은 사람에겐 인삼이 맞지 않는다고 하지만, 과다 복용하거나 오랜 기간 먹지 않으면 괜찮다.
5. 두통, 속쓰림, 구역질 등 숙취 증상이 견디기 힘들 경우, 병원에서 링거 주사를 맞으면 술이 빨리 깬다. 진통제를 먹으면 두통이 해소되지만, 몸안에 알코올 성분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에서 진통제의 일종인 아세노아미노펜제를 먹으면 간이 손상되므로 피해야 한다.
6. 음주 음날은 퇴근 뒤 평소보다 한 두 시간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게 좋다.
설사, 속쓰림, 입냄새, 식도출혈, 항문출혈, 눈충혈 등 다양한 숙취 증상은 건강 이상을 알리는 징후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며칠 지속된다면 병원에 가 건강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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