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예전에 비해 건강하게 오래 산다. 당연히 해 보고 싶었지만 은퇴 전에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면서 지낼 수 있는 시간도 늘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 상황 때문에 많은 은퇴자들이 이런 즐거움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몇 년째 이어진 약세장 때문에 수익률이 곤두박질쳤고, 기록적인 저리가 이어지면서 채권시장 수익률도 물가상승률 정도에 그쳤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은퇴자금도 그만큼 충분히 준비해 둬야 한다. 은퇴는 효율적 금전 관리의 큰 적이기 때문에 은퇴자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은퇴자들이 자산관리 과정에서 흔히 범하는 다섯 가지 실수는 다음과 같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
최근 증시 성적을 고려하면 은퇴자들이 투자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울 만도 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를 고집하면 수익이 줄어들어, 말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오하이오주의 재정상담가 존 세스티나는 은퇴자들이 가장 흔히 범하는 실수는 투자를 중단하는 일이다. 하지만 은퇴 후에도 인플레이션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자들은 너무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수입에 집착한다며 모든 돈을 채권처럼 안전한 곳에 투자하면 이자 수입이 지출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은퇴 후 자금이 풍부하다면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가 유효하다. 투자에 따른 위험을 떠 안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위험을 줄이면서 수입도 올리려면 지출규모를 계산한 뒤 채권과 CD, 단기자금 등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다.
■균형 잡히지 않은 자산 분배
은퇴자를 위한 유명한 격언 중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결과와 같은 비율로 주식에 투자해라.’ 몇몇 사람들은 이 격언에 회의적이지만 이 방법을 따르면 적어도 안전하게 시작할 수 있다.
적절한 자산 분배는 개인의 성향과 목표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투자전문가인 앨리샤 앤드레는 건강뿐 아니라 삶의 방식(Life Style), 삶의 목표도 자산 분배시 주요 고려 사항이다며 재산을 상속할지 자선단체에 기부할 지에 따라 투자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크레디티드 인베스터즈의 로스 레빈 대표는 투자에만 중점을 둔 자산 분배도 피해야 된다고 충고한다. 그는 많은 사람이 넓게 보지 않고, 오직 주식에만 몰두하는데 위험부담이 높다며 연금이나 채권 등 고정수입을 창출하는 곳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입에 대한 격언
’은퇴자가 보통 쓰는 돈의 은퇴 전 수입의 70% 정도다’는 말도 있다. 이 격언은 믿으면 안 된다. 전문가들은 적어도 은퇴한지 얼마 안 된 은퇴자에게는 이 말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데 동의한다. 세스티나는 사람들은 은퇴직후 일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규모 있는 지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형편이 어떠하든 고정지출과 예비비용을 구분한 지출규모를 산출할 필요가 있다. 많은 은퇴자들이 별 생각 없이 돈을 쓴다. 이렇게 살면 결과는 두 가지다. 돈이 다 떨어지거나 생활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세금이 감소하리라는 착각
은퇴계획을 세울 때 많은 사람들이 은퇴 뒤에는 세금액이 낮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비용 계산을 잘못한 은퇴자들은 은퇴구좌에서 돈을 인출할 때 생각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 받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자산을 현금화 할 때 세금으로 지출되는 액수를 고려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연간 3만6,000달러의 소비를 예상하고 매달 3,000달러씩 인출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혼자는 15%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잘못된 투자금 회수
전문가들은 은퇴 뒤 직장과 동떨어진 새로운 삶을 사는 것처럼, 돈에 있어서도 쓰는 것보다는 모으는 쪽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고 충고한다.
스트롱 파이낸셜사의 피터 시스랙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재산을 모으는 곳에 관심을 둬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어떻게 재산을 분배할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금이 붙는 투자처의 돈을 먼저 회수하고 세금 유예 상품은 이용할 수 있을 때까지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어디에 투자한 돈을 먼저 회수할 지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경우 누구나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를 원한다며 투자금을 회수할 때는 재정상담가와 상의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의헌 기자>argos@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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