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계인사들과의 교류 경험살려 상 제정
지금까지 23명 시상...효사상 보급 계기됐으면
11월 시상 끝나면 효도학교 설립 계획

시대가 점점 각박해지고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한국의 효(孝) 사상이 갈수록 퇴색돼 가고 있다. 특히 물질문명과 기계문명이 어느 나라보다 앞서있고 개인주의와 핵 가정이 보편화한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에게 효 사상은 더욱 머나먼 이야기다.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이 되는 한국의 효 사상이 이처럼 우리 생활에서 멀어지자 이를 누구보다 안타깝게 여겨 후세들을 위해 이를 지켜가야겠다고 다짐, 줄기찬 노력을 하고 있는 한인이 있다.
효도회 데이빗 신(69. 서니사이드) 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신 회장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부모에게 효도하고 있는 자녀들을 비롯, 배우자를 아끼고 사랑, 타인의 모범이 되는 남편이나 아내 등을 한인사회에서 발굴해 미국 정치인의 상을 받게 하는 활동을 묵묵히 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한인사회에 가족간 화목과 우애,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고취시켰으며 미국
사회에는 한국 전통의 효 사상을 알려주었다.
신씨가 효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한인이면 누구나 공감하지만 미국 사회에서는 효 사상이 생경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효란 한국식으로 보면 자녀들이 부모에게 물심양면으로 섬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오히려 이 일을 정부가 물질적으로 대신해 나라도 나서야겠다고 판단, 시작한 것이 효 사상 보급인 것이다. 혼자서라도 하다보면 언젠가는
한인사회 전체로 어른에 대한 공경과 부모에 대한 효 사상이 번져나갈 것으로 생각했다.
줄기차게 하다 보니 실제로 지금은 효에 대한 관심이 한인사회에서 점차 증폭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그는 항상 효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 물질만이 전부가 아니다. 마음으로 표하는 효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 효 사상을 상을 통해서 만이라도 우선적으로 펼쳐야겠다고 결심, 이 일을 계속 해오게 된 것이라고 한다.
특별히 그가 미국정치인들의 상을 마련한 것은 옛날에 자신이 미국 정계인사들과 교류했던 경험을 살리다보니 그렇게 되었다는 것. 도덕적으로나 가정적으로 후세들에게 귀감이 되게하고 효 사상을 전수하려면 무엇보다 상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고 관심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한국의 가족 관계가 그대로 존속될 수 있다고 생각, 기금을 마련해 효도회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시작은 쿠웨이트 전쟁이 끝나고 국방성 공병단 대표 마크 딘씨를 만나 이 복구공사에 참여하면서부터. Sumer Industry사를 차려 쿠웨이트에서 복구공사를 2년간 했으나 쿠웨이트인들이 너무나 깍정이여서 돈도 못 벌고 그대로 철수했다.
미국에 돌아와 공해 방지 회사를 만들어 약 2년간 운영했으나 역시 별로 재미를 못 봤다. 이후 실력자인 마크 딘씨가 가나 대통령 보좌관으로 발주공사담당을 했다. 당시 현대건설이 2억 달러에 달하는 도로공사를 할 때 신씨도 800만 달러 짜리 정부공사를 발주받아 베델 건설회사를 통해 공사했으나 그것 마저 실패하고 말았다.
모두가 효도회 자금을 만들기 위함이었는데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이 효도회에 대한 관심을 끊지 못했다. 기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이 일을 집요하게 하다보니 벌써 올해 6회째를 맞고 있다. 이러한 결과 뒤에는 그동안 말없이 신씨를 돌보아온 부인 김수자(60)씨의 내조가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80년부터 세탁소를 줄곧 해오며 가정경제를 맡아와 신씨가 효도회를 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주었다. 신씨는 70년 미국에 방문으로 왔다. 하와이 처치 칼리지에서 영어수업을 하다 LA로 건너가 할리우드 프로패셔날 스쿨에서 랭기지 코스를 1년 반정도 다녔다. 다시 워싱턴 농림부 내 행정대학원에 다니다 학업을 중단하고 말았다.
이때 신씨는 바로 닉슨 대통령 당시 재무부장관을 역임하다 특사가 된 데이비드 M. 케네디를 만나게 된다. 이때부터 신씨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그의 메신저로서 여러 가지 일을 한다. 73년 데이비드 케네디가 다시 시카고 컨티넨탈 뱅크 회장으로 케네디 경제사절단을 구성, 한국을 가게 돼 시카고에서 관련업무를 봐주기도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월남전이 끝나면서 한국행이 무기연기되고 후에 그가 은퇴, 신씨는 특별히 할 것이 없어 뉴욕으로 오게 됐다. 그는 10년간 이곳 저곳을 오가면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 뜻 있는 일을 해보려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의 이런 역마살은 이미 중앙대 행정학과에 다닐 때부터 시청에서 인턴십 을 하는 등의 일을 한 것이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뉴욕에 와서 다시 맨하탄에 세탁소를 차려 생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40이 넘은 나이에 현재의 부인 김수자씨와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현재 코넬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스탁마켓에서 일하는 아들 헨리 신(25)군과 버룩 칼리지에 다니는 딸 캐티 신(21)양을 슬하에 두었다. 신씨 부부는 각자 주어진 일에 전념하다 보니 서로가 다툴 일도 별로 없다고 한다.
신씨는 효도회를 하면서 지금까지 한인 효자, 효부 23명에게 5명의 줄리아니 시장상을 비롯 6명의 마이클 디와인 연방하원의원 노인분과 위원장 상과 척수머 연방상원의원, 조셉 클라우디 연방하원의원, 게리 에커만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로렌스 스태스넬 루이지애나 연방하원의원, 리차드 덜빈 일리노이주 연방상원의원, 마이클 디와인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등의 상
을 받게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로 인해 본인도 미국정계에서 공적을 인정받아 척 슈머 뉴욕출신 연방상원의원, 조지 오네라토 뉴욕주 상원의원, 캐더린 노던 뉴욕주 하원의원, 에릭 지올라 서니사이드 출신 시의원상, 서니사이드 커뮤니티상 등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효에 대한 지론은 상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에 대한 교육을 통해 부모와 자녀, 부부를 화목케 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오는 11월 시청에서 열릴 효자, 효부에 대한 시상식이 끝나면 곧바로 효도학교를 시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인천 성산에 있는 효도대학교 총장까지 모셔 설립에 필요한 모든 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야 말로 10년만에 드러나게 될 가시적인 노력의 결과이다.
그는 이 대학이 설립되면 부모학과, 자녀학과, 부부학과 등 가정의 근원이 되는 3개학과를 개설, 부모와 자녀, 부부, 결혼을 앞둔 남녀가 서로 화목하고 사랑함으로써 원만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교육한다.
이를 위해 신씨는 여러 기관으로부터 후원을 약속 받고 있고, 현재도 아시안 아메리칸 페더레이션에서 기금후원을 받기 위해 접촉중이다. 신씨는 특히 상을 주는 것은 표면으로 잘한 일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효 사상을 보급하기 위한 것이므로 효도상 외에 효도를 장려하는 의미에서의 상도 제정해 놓고 있다.
신씨는 자신이 하는 일이 자기를 내세우는 명예가 아니라 한인사회에 숨어있는 좋은 한인들이 계속 발굴돼 미국에 살면서도 후세들을 위해 뿌리를 내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자나깨나 효, 위아래도 없는 민족이 되지 않을까 걱정돼 시작했던 효도회, 이제는 그 조직도 한인사회 관심을 고조시키면서 더욱 강하게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그의 인생철학도 도덕, 윤리 속에 살자는 것이다. 모든 시간도 이 효도회 일에만 할애하고 있다. 이를 마치 생명의 일부처럼 여기며 조직적으로 이 일을 해나가 한인사회에 효에 대한 관심을 끊임없이 고취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제 신씨가 해온 지난 10년간의 노력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여주영 논설위원>
juyou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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