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플레이오프 전망
레드삭스·컵스 오랜 저주 풀고 WS서 만날지 관심
메이저리그가 6개월여에 걸친 정규시즌을 마치고 양대리그별로 4팀씩 8팀만이 참여하는 ‘제2의 시즌’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메이저리그의 두 ‘저주받은 팀’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가 나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벌써부터 일부 팬들은 ‘레드삭스 vs. 컵스’의 기념비적인 월드시리즈 매치업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로 향한 길을 이제 시작일 뿐. 30일부터 시작되는 4개 디비전 시리즈 매치업을 살펴본다.
◇내셔널리그
’수퍼 원투펀치’ 갖춘 컵스가 근소한 우위
◎시카고 컵스(88승74패·중부조 챔피언) 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01승61패·동부조 챔피언)
단기 시리즈는 대개 투수력에 의해 저울추가 기울곤 하는데 올해의 경우는 전통의 투수왕국 브레이브스가 아니라 ‘만년 꼴찌’였던 컵스의 피칭스탭이 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컵스의 두 젊은 파워피처 케리 우드와 마크 프라이어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수퍼 1-2 펀치 랜디 잔슨-커트 쉴링과 비교되며 컵스 팬들에게 95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에 설레게 하고 있다. 사실 우드와 프라이어가 100% 자기기량을 발휘해 준다면 컵스는 모든 팀들이 두려워하는 상대임이 분명하다. 반면 브레이브스는 투수왕국의 명성이 올해 다소 퇴색된 반면 타력은 NL 최고의 파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따라서 승부는 컵스 피칭 대 브레이브스 배팅의 대결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포스트시즌에서 파워피칭 대 파워배팅의 대결은 대개의 경우 피칭쪽이 우세하다는 것이 정설. 컵스는 190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한번도 우승하지 못했으며 지난 1945년 이후 플레이오프서 10연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과연 이 악몽의 사슬이 95년만에 풀릴 것인지 관심이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예상- 컵스 3승2패>
본즈 다음타자 활약이 시리즈 향방의 열쇠
◎플로리다 말린스(91승71패·와일드카드) 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00승61패·서부조 챔피언)
승부의 열쇠는 자이언츠의 5번타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이언츠의 슬러거 배리 본즈는 이번 시리즈는 물론 플레이오프 내내 방망이를 휘둘러볼 기회가 많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로 기록될 타자를 상대로 승부를 걸만큼 어리석은 감독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이언츠로서는 본즈가 고의4구로 걸어나간 뒤 타석에 들어설 5번타자가 제 몫을 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이언츠의 펠리페 알루 감독은 후반기 내내 5번타자 요원을 테스트한 결과 에드가르도 알폰소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알폰소는 후반기에 3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했고 올해 5번으로 기용된 150타석에서 단 12번만 삼진을 당한 반면 포볼을 23개를 골라내는 등 가장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1997년 와일드카드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던 감격 재현에 도전하는 말린스는 전광석화같은 스피드를 자랑하는 톱타자 후안 피에르와 2번타자 루이스 캐스티요의 발을 앞세운 소위 ‘작은 야구(Little-Ball)’로 이변을 노린다. 자이언츠로서는 이들의 출루를 차단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예상- 자이언츠 3승2패>
◇아메리칸리그
상승세 트윈스에 ‘최강’ 양키스 진땀 뺄 듯
◎미네소타 트윈스(90승72패·중부조 챔피언) 대 뉴욕 양키스(101승61패·동부조 챔피언)
양팀의 과거 전적을 비교한다면 상대가 되지 않을 시리즈다. 양키스는 올해 트윈스와의 7게임에서 전승을 따냈고 지난해까지 포함, 트윈스에 파죽의 13연승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양키스의 싱거운 승리가 될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선 트윈스가 패한 7게임은 모두 거의 6개월전인 지난 4월에 당한 것이다. 후반기 성적만 살펴보면 단연 최고성적을 기록한 팀은 바로 트윈스다. 지난해 우승후보로 꼽히던 오클랜드 A’s를 침몰시켰던 만만치 않은 투지와 저력도 그대로 살아있다. 올해판 애나하임 에인절스가 될 것이라며 월드시리즈 우승팀으로 꼽는 전문가도 여러 명 있을 정도다.
그러나 상대는 ‘포스트시즌의 황제’ 양키스. 무려 26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석권한 양키스는 지난 2년간 월드시리즈 정상등극에 실패한 뒤 명예 회복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생애 통산 트윈스를 상대로 20승2패를 기록중인 ‘트윈 킬러’ 마이크 무시나가 1차전 선발로 나선다. <예상- 양키스 3승2패>
명예회복 노리는 김병현 투구내용이 변수
◎보스턴 레드삭스(95승67패·와일드카드) 대 오클랜드 A’s(96승66패·서부조 챔피언)
객관적 전력에서 양팀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만큼 팽팽하다. A’s는 좌완에이스 마크 멀더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는 핸디캡이 있으나 팀 헛슨, 배리 지토, 테드 릴리의 선발층은 레드삭스보다 두텁다. 반면 레드삭스는 페드로 마티네스라는 걸출한 에이스가 있다. 마티네스가 시리즈 2승을 책임져 주기만 한다면 레드삭스의 승리가 유력하다. 많은 전문가들이 A’s가 마티네스 등판 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이 최소한 7회까지 버텨준 뒤 승부를 불펜싸움으로 끌고 가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레드삭스 불펜과 클로저 김병현의 상대적 취약성을 지적한 것. 김병현은 잘 던질 때는 거의 천하무적이지만 무너질 때는(특히 큰 경기상에서)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어 레드삭스와 한인팬들을 조마조마하게 하곤 한다. 김병현의 개인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실추된 자존심과 명예를 회복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풀기를 염원하는 레드삭스 팬들에게 환희를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레드삭스 3승2패>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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