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100주년 하와이 한인사회 가을걷이 ‘새 100년을 준비한다’
2003년 미주 한인사회 역사적 잔치 한마당의 팡파레를 울렸던 하와이 한인사회는 이제 본격 추수절기에 접어들며 잔치집의 흐드러지는 분위기에서 깨어나 지난 1년간 펼쳐온 기념사업의 득과 실을 따지며 앞으로 새롭게 써 나갈 이민100년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에 착수했다. 한인100주년기념사업회는 오는 12월3일로 확정된(애초에는 2일로 발표했지만 호텔사정상 3일로 조정) 폐막 만찬을 기해 지난 2년간 역사만들기 주역으로서의 활동을 접고 이민 역사의 한 장으로 사라진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제 지난 100년의 역사의 장을 접고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펼치는 경계선상에 서 있다. 이에 본보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이민100주년 기념행사를 통한 실속있는 가을걷이와 새로운 100년 역사창조의 성공적인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한 ‘100년 대계’를 세워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편집자주>
한인회 제기능 찾기
한인2.3세들과 1세 단체장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하와이 한인 이민100주년기념사업회에서 한인회의 역할은 전무했다.
20여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한인회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인회장 선출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갈등과 대결구도, 그리고 불투명한 한인회 운영과 일부 한인회장의 그릇된 명예욕은 많은 동포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 그러나 아직도 대다수 동포들은 한인회가 한인사회의 권익을 옹호하는 대변인이자 자라나는 2세들의 든든한 울타리로 바로 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제 제15대 하와이 한인회가 공식 출범한지 3개월이 흘렀다. 제14대 한인회와의 대표성 및 정통성에 대한 지리한 공방 끝에 태어난 상처투성이의 반쪽 한인회로 출발한 15대 한인회가 나름대로 동포사회 역할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허약한 구도를 보이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 모두가 하나되어 15대 한인회를 위해 참여와 지원을 모아줄 때이다. 한인회에 쏟아지고 있는 온갖 비난과 질책은 모두 하와이 한인사회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자각과 반성을 토대로 한인회의 역할모색과 시스템 구축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한인회의 역할 강화
한인회는 주류사회와 한인사회를 이어주는 창구로서 한인사회의 정치적 역량을 모으고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단체이다. 한인회는 명예나 권력을 얻기 위해 군림하는 곳이 아니라 한인사회에 대한 봉사가 최우선 임무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러한 희생적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일회성 전시용 봉사활동 프로그램이 아닌 현실적으로 타당하면서도 지속성을 띨 수 있는 프로그램 마련에 부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인회는 한인동포들만을 위한 내부지향적 사업에서 탈피해 주류사회와의 접촉을 적극 시도해야 한다. 한인사회의 일원화된 창구를 통해 타민족 커뮤니티와의 교류는 물론 정치권과의 돈독한 관계를 밑바탕으로 정치역량을 키워 나아가야 한다. 더불어 한인회는 각 단체와 상호 보완적인 협력사업을 펼쳐가면서 유기적인 연대를 통한 상호신뢰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한인2세 단체들과의 교류를 통해 세대간 언어간 이질감을 허물어 그들을 한인회의 울타리 안에 품을 수 있는 계기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선거제도의 확립
대표성에 대한 시비를 불식시키기 위해 내부지명 방식을 지양하고 직선제 선출을 기본으로 하는 선거제도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직선제 선출을 위해 우선 한인명부를 데이터베이스화 한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동포 누구나 참여하기 쉬운 선거제도를 창출해 투표 참여를 극대화 시켜야 한다.
▲운영방식의 전환
회장 중심의 현행 운영방식을 탈피해 비영리단체의 핵심역할이라 할 수 있는 이사회의 기능을 강화함으로 독선과 독단의 폐해를 방지하고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운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후원이사제도를 도입한다면 한인회 운영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재정의 자립화
사업의 진행과 이를 뒷받침 해줄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한인회의 대표성과 정통성 확보가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인회는 일년단위와 월단위의 사업계획과 지출내역을 문서화하여 동포들에게 솔직하게 공개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한인사회의 검증이 끝난 후 현행 한인회의 유일한 재원조달 창구인 한인록 발행의 당위성을 동포들에게 구체적으로 설득시켜야 한다. 차후 한인록의 광고시장을 한인업소에서 로컬업소로 시장 규모를 넓혀 그 수익금으로 한인회와 한인단체들이 발전할 수 있는 기금으로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인록 수익금을 커뮤니티에 환원하고 이에 대한 혜택을 동포사회가 피부로 느낀다면 한인록은 단순한 업소록 이상의 의미를 얻어 ‘한인록 단일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인록의 단일화’를 통해 한인회의 대표성과 정통성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결국 한인사회 전체를 위하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회계의 투명화
어떤 모임이나 단체건 명료하고 투명한 회계처리가 없으면 잡음이 생기고 결국 불신으로 이어져 조직자체의 존립근거이유가 불투명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인회는 모든 지출내역에 대해 이사회 또는 외부인사를 통한 엄격하고 공정한 회계감사를 받은 후 그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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