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5년 엑셀이라는 소형 세단 달랑 하나만으로 미 시장을 공략했던 현대는 이제 소형세단 액센트, 엘란트라, 중형 세단 소나타, XG350,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산타페, 스포츠 쿠페 티뷰론 등 총 6개 차종을 판매하고 있다. 미니밴이나 트럭이 빠지긴 했지만 어느 정도 라인업을 구축한 셈이다. 현대는 내년 중 산타페 보다 다소 적은 새 SUV를 선보인 후 향후 미니밴과 대형 고급 세단 등 라인업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의 2004년 모델들
을 소개한다.
■XG350
처음 XG가 출시됐을 때 미 언론들의 반응은 과연 2만4,000달러를 주고 현대차를 살 소비자가 있을까라는 냉담함뿐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오토퍼시픽’ 등 주요 평가기관들은 ‘가장 가치 있는 차’로 XG를 추켜세우고 있을 정도다.
XG는 한인들의 ‘일본브랜드 편향’도 어느 정도 바꿔놨다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XG 전체 판매량 중 7.5%는 한인이 구입했다. 미주 한인들의 바잉파워에 비해서는 미미하지만 인구 비율로 볼 때는 적잖은 수치다.
2004년형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을 발견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으로 내·외관을 업그레이드해 한층 고급스러워졌다는 느낌이다. 온도조절 장치, 가죽시트, 6웨이 스피커시스템, 4휠 디스크 브레이크 등이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으며 L모델의 경우 슬라이드 문루프, 자동조절 리어 뷰 미러, 앞좌석 조정 기억장치 등이 추가된다.
XG의 장점은 인테리어 뿐 아니라 가격대에 비해 넓은 실내 공간에 있다. 전장은 191.9인치로 도요타 아발론과 같지만 앞좌석 레그룸(leg room)은 오히려 더 넓다. 최대 출력은 195마력.
현대차의 특징인 자동수동 겸용 ‘시프트로닉’(shiftronic)은 오토매틱이면서 매뉴얼 드라이브같은 드라이브 맛을 내기에 제격이라는 평가.
기본가격 2만3,999달러.
■산타페
SUV가 한창 붐을 일으키기 시작할 때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산타페는 이제 소나타와 함께 현대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모델이 됐다.
미 전문기관들의 평가도 갈수록 고무적이다. ‘오토퍼시픽’은 가장 우수한 중형 SUV로 선정했으며 ‘J.D.파워’의 품질만족지수는 동급 차종 중 최상위 급인 122포인트를 기록했다.
산타페의 강점은 경쟁모델들보다 5,000-1만달러 가량 저렴하다는 것 외에 독창성 넘치는 디자인과 우수한 성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프론트의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와 우주선의 계기판 같은 인테리어는 이제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 닛산의 신형 퀘스트는 산타페의 실내와 많이 닮았다.
편의성과 넉넉한 수납공간도 매력적이다. 2열 시트는 쿠션과 시트백을 각각 앞쪽으로 젖히면 평탄하고 넓은 공간이 만들어지며 조작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3.5리터 6기통 엔진을 장착한 2004년형은 최고출력이 195마력으로 현대 전체 모델 중 가장 강력하다. 최대토크 219lb/ft@3,500rpm으로 주행중 파워도 괜찮은 편이다. 또 5단 시프트로닉 자동 트랜스미션은 자수동 겸용으로 손쉽게 바뀌면서 순간가속이 붙어 비좁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시야를 턱턱 막는 대형화물차량을 앞지르거나, 프리웨이에서 차선을 급변경할 때 유용하다.
실내공간은 다른 소형차종과 비슷한 수준이나 레그룸(leg room)은 다소 비좁다. 또 가속페달을 밟을 때 엔진소리가 커지는 것은 ‘파워’에 비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기본가격 2만1,600달러
■소나타
엑셀 신화가 퇴색되면서 현대의 판매량이 바닥세를 헤맬 때 상승의 모멘텀을 준 차량은 신형 소나타였다. 이제 소나타는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미 중형 세단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4만1,000여대. 올해는 5만대 돌파는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 평가 전문 사이트인 ‘뉴카 테스트드라이브 닷 컴’(newcartestdrive.com)은 현대의 괄목할 만한 판매신장에는 소나타의 역할이 컸다며 소나타가 경쟁차종에 비해 가격은 낮은 반면 퀄러티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특히 2004년형과 외관이 똑같은 2002년형은 전국고속도로안전국(NHTSA)에서 실시한 전복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5개를 획득,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소나타는 기본형과 GLS, LX 등 세 가지 모델이 판매된다. 기본형은 4기통 2.4리터에 138마력, 고급모델인 GLS와 LX는 V6 2.7리터 엔진을 장착 170마력. 외관은 특유의 유려한 곡선으로 우아함을 나타내고, 3개의 굵은 가로형 신규 라디에이터 그릴은 안정감을 주려했다는 것이 현대측의 설명.
XG와 마찬가지로 ‘시프트로닉’은 자동변속기로는 느끼기 힘든 다이내믹한 변화를 가능하게 해 주행의 즐거움을 준다. 고속 주행시 안정감 있게 가속이 이루어지며, 페달을 밟았을 때 반응하는 속도나 트랜스미션의 순발력도 괜찮다는 평가. 운전석 높낮이 조절 기능을 좀더 강화하지 않은 점은 지적사항. 기본가격 1만5,499달러.
■엘란트라
현대차의 판매전략이 중형 위주로 달라지고 있지만 엘란트라는 여전히 현대의 효자상품이다.
전체 판매량 중 40%정도를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소나타의 뒤를 이어 생산대수 200만 대를 넘어선 장수모델이기도 하다. 기본형의 경우 2.0리터, 최고 출력 135마력. 이전 모델보다 출발 가속력은 다소 개선됐다.
GT는 엘란트라 모델로는 첫 선을 보이는 해치백 스타일로 유러피안 서스펜션을 채택,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살렸다. 특히 GT의 경우 소형차종임에도 불구 전문가들로부터 코너링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같은 점 때문에 덩치 큰 차를 싫어하는 스피드파에게는 꽤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현대의 설명이다. 인테리어도 기존 엘란트라와 달리 여기저기 변화를 주었으며 특히 같은 가격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죽 의자와 우드그레인도 소형 세단에서는 보기 드문 사양이다. 해치백이라고 하지만 적재 공간도 좁지 않다. 트랜스미션은 현대가 자랑하는 HIVEC을 비롯해 알파 자동변속기, 5단 MT등이 설정됐다. 핸들링은 완만한 편이나 시속 80마일 이상에서는 약간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본가격 1만2,899달러.
■티뷰론
2003년형부터 외관이 더 세련되고 날렵하게 바뀌었다. 유일한 한국산 스포츠카로 한층 개선된 인테리어와 파워를 앞세우며 미쓰비시 이클립스, 도요타 셀리카 등 막강한 경쟁상대와 어깨를 겨루고 있다.
2.0리터 V4 기본형의 경우 최대 출력은 134마력으로 5단 수동과 4단 자동 두 가지 스타일로 나오며 자동 기어(900달러), 파워 선루프와 업그레이드 스테레오 시스템(948달러), 안티 락 브레이크 시스템(499달러) 등은 옵션. 특히 고급형인 GT V6모델의 경우 최고 170마력의 힘을 자랑하며 인피니티 7웨이 스피커, 가죽 시트, 스포일러, 17인치 타이어, 스포츠 카형 세스펜션 등이 장착되어 있다. 기본가격이 1만8,599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선택이다.
주행 중 소음은 적은 편이며 부드럽게 튜닝된 서스펜션은 매끈하지 못한 노면에서의 불쾌한 진동을 잘 걸러준다는 평가. 기본가격 1만6,249달러.
■액센트
기아의 ‘리오’와 함께 미주시장에서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차’. 기본 가격은 9,999달러.
400달러만 주면 파워 윈도, 파워 락스, 6스피커 오디오 시스템 등이 포함된 패키지를 구입할 수 있다. 기본형은 4기통 병렬 엔진으로 최대 출력은 104마력. 시속 60마일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10초. 로컬 주행시 연비는 29mpg로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아주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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