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크우드‘홍등가’개발
▶ 타코마 한인회 중심, 한인사회 조직적 대응책 부심
공청회 15일로 연기…한인들 9일 따로 모임 갖기로
당국,“성인업소 일괄 관리 위해 피할 수 없는 결정”
<속보> 레이크우드 시 당국이 관내 성인업소들을 한 데 모아 한인타운 인근에 235 에이커 규모의‘홍등가(red light district)’를 개발하려는 계획에 한인들을 비롯한 대다수 주민들이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시 당국은 지난 24일 이 계획과 관련헤 시청에서 열 예정이었던 주민 공청회를 일단 연기, 반대 여론의 추이를 지켜 본 후 내달 15일 오후 6시 30분 시청에서 다시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경곤 타코마 한인회장 등은 공청회가 연기된 후 시청 주차장에서 의견을 교환하며“15일 공청회에는 한인업주 모두 사업체 문을 닫고라도 참석해야 한다”며 조직적이고 결집된 대응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시 당국이 제시한‘홍등가’구역은 사우스 타코마 웨이(HWY-99)를 중심으로 북쪽으로는 B&I 샤핑몰(80th St)부터 남쪽으로는 100가(100th St) 사이의 서쪽 지역(지도 참조)으로 레이크우드 관내 한인업소의 90% 이상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돼있다.
래리 샌더스 레이크우드 경찰국장은“관내 성인업소들을 작은 구역에 몰아 관리를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시의 계획을 반겼다.
하지만 일부 한인들은 2년 전 레이크우드 시가 성인 유해 업소를 시에서 몰아내겠다며 강력한 법규정을 만들고도 별안간 이들을 양성화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모순된 행정을 보이고 있다며 시 결정을 힐난했다.
안지호 목사는“많은 대도시의 소수민족 타운에는 (행정당국이) 어김없이 성인유해 업소들을 밀집시킨다”며“최대 피해자인 한인사회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한인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회장은“한인사회가 단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시 당국이 이용한 듯 하다”며 이번만큼은 단합된 힘을 보여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여행사의 김석철 대표는“비즈니스가 활성화 된 지역을 섹스산업으로 죽이겠다는 황당한 계획”이라며 성인유해 산업이 집중되면 한인타운의 주고객인 가족 단위 샤핑객이 떠나게 될 것이고 결국 한인타운의 미래도 보장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까지 한인타운 일대는 창녀와 마약 중독자들이 몰리는 우범지대로 낙인찍혔으나 이후 한인사회의 자정노력과 경찰당국의 지속적인 순찰로 현재 안전한 치안을 유지하고 있던 차에 이번 홍등가 개발계획으로 다시 우범지대 화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레이크우드 시의회 포지션 4에 도전한 존 아비니 후보는“섹스산업 자체보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2차 범죄(매춘, 마약, 조세포탈 등)가 더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경숙 전 부인회장의 남편인 아비니 후보는“시 당국이 철저히 한인들을 무시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기회 있을 때마다 한인타운이 시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탕발림 식 칭찬이 허구임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마혜화 MSM 소장은“이번 시 당국의 제안은 일년에 단 한 번 있는 시 개발 종합계획(comprehensive plan)의 하나로 아직 어느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시가 홍등가를 마련하기로 했지만 더 이상 성인업소 허가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종합개발계획은 반대여론이 있으면 언제고 수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인사회는 이번 사태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수 십 년간 타운을 개발해 온 한인들의 삶을 순식간에 바꿔 놓을 수 있는 중 차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내달 15일 공청회에 앞서 한인들끼리 10월 9일 오후 6시 라마다 인에서 모여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한인교회들의 협조를 얻어 5천명 서명운동을 벌이는 한편, 사회 단체장들에게 현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 레이크우드 한인들 뿐 아닌 워싱턴주 한인들의 힘을 결집시킬 예정이다.
비단 한인들만 홍등가 계획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무산된 공청회에서 시와 일전불사를 마다하지 않고 참석했다는 길 고든씨 등은“시가 홍등가를 개발한다는 사실을 24일 아침 신문을 보고야 알았다”며“홍보를 통해 주민들에게 정확히 알리지 않고 어물쩡 결정을 내리겠다는 속셈이 뭐냐”고 반문했다.
30년간 레이크우드에 살았다는 고든씨는“개인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예절의 미덕을 가르쳐 주는 한인들이 타운을 떠나는 것”이라며“아무런 문제가 없는 지역에 문제를 끌고 들어오려는 시 당국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레이크우드 관내에는 현재 3개의 스트립바와 3개의 성인서적 판매 업소가 있으며 전체 판매제품의 20% 이상이 섹스관련 제품일 경우 성인업소로 분류된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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