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도 산을 넘어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밀려나고 있다. 계절의 빛깔 중 가을의 빛깔만큼이나 화려한 것이 있을까. 온 산을 빨갛고 노랗게 물들인 단풍. 투명할 정도로 파란 하늘은 먼 옛날 새색시의 색동저고리처럼, 쪽빛치마처럼 아름답고 정겹게 눈으로 다가온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에서는 특히 가을철이 되면 단풍구경이라 해서 설악산, 지리산 등을 찾아 가을 기분에 흠뻑 도취된다. 하지만 남가주에서는 빨간색의 단풍을 구경하기가 불가능하다. 일부 샌버나디노와 클리블랜드 포레스트 산간지역에 노란빛을 내는 애스펜(aspen) 나무가 더러있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추색의 향연과는 거리가 멀다.
진정한 단풍을 구경하기 위해서는 동부 뉴잉글랜드나 남부의 버지니아 그리고 중서부의 콜로라도 등을 찾아 나서야 한다. 거리는 멀지만 동부나 남부로의 단풍여행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장관을 선사한다. 단풍관광으로 유명한 뉴잉글랜드 지역을 포함해 미국 및 캐나다의 단풍관광 명소들을 소개한다.<백두현 기자>
◆뉴잉글랜드
이 지역은 미국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시작되며 가장 화려한 장관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이 지역에 속해 있는 각 주는 매년 이맘때면 관광공사를 통해 관광객들을 위한 상세한 단풍 소식을 전해준다.
단풍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버몬트 중부의 시골 마을 자마이카와 스토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현란한 단풍 숲은 구경꾼들을 단번에 매료시킨다. 주홍색으로 물 드는 슈거메이플을 비롯, 노란색의 스트라입메이플, 레드메이플 나무가 한적한 시골 마을을 화려한 오색 궁전으로 바꿔 놓는다.
매서추세츠주 터너 폴스부터 노스 애덤스에 이르는 숲 속 길이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이 길을 지나는 차량들은 마치 환상의 세계를 유람하는 착각에 빠진다. 메인주 남동해안 파란 바닷물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단풍 숲은 색다른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호박, 사과 따기 등 가을 수확제가 열려 구경의 재미를 더한다.
수많은 단풍관광지가 많지만 이중 가장 유명한 곳은 애팔래치아 산맥의 한 자락인 화이트 마운틴(White Mountain)이다. 이 곳의 단풍은 인간의 손으로는 흉내낼 수 없을 법한 한 폭의 그림이다.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빛깔들과 그 빛깔의 배경을 이루는 티 없이 맑고 깊은 가을 하늘은 보는 이를 꿈의 세계로 인도한다. 색이 물에 반사되어 비칠 때면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화이트 마운틴의 관광은 비지터 센터(800-346-3687, www.visitwhitemountains.com)가 있는 노스 우드스탁(North Woodstock)에서부터 시작된다. 친절하기로 소문난 스태프들이 각종 관광정보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단풍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비롯해 하이킹 트레일, 기차 탑승 스케줄, 숙박업소 예약, 레스토랑 가이드 등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이 곳에 있는 캉커마거스 하이웨이(Kancamagus Highway)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최고의 단풍 도로이다. 연방 고속도로국이 선정한 전국 10대 드라이빙 코스 중 하나로 노스 우드스탁에서 시작해 샤핑 아웃릿으로 유명한 콘웨이(Conway)까지 이어지는 37마일 구간에는 단 한 채의 빌딩도 없으며 그 흔한 서비스 스테이션도 없다. 오직 오색으로 물든 자연의 향연만을 즐기는
자동차들이 간간이 보일 뿐이다. 중간 중간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을 만한 장소가 여러 곳 있는데 곤돌라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룬(Loon) 마운틴, 설악산의 단풍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페미(Pemi) 전망대, 도로상 가장 높은 지역인 그래험 전망대 등은 절대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
가는 길은 LA에서 보스턴까지 비행기를 이용하고 보스턴에서 화이트 마운틴까지 렌터카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보스턴 공항에서 Callahan 터널을 타고 다운타운에 들어서면서 만나는 93번 하이웨이(유료 도로)를 타고 북상하면 28번 Exit부터 화이트 마운틴 지역이 시작된다.
이 밖에도 뉴잉글랜드 지역은 코네티컷주(800-282-6863, www.ctbound.org)가 이미 9월 중순부터 단풍 홍보를 시작했다. 델라웨어주(800-441-8846, www.state.de.us)는 일반관광 안내와 겸해 단풍관광 안내도 한다. 메인주(888-624-6345, www.visitmaine.com), 매서추세스주
(800-227-6277, www.massvacation.com), 뉴햄프셔주(800-386-4664, www.visitnh.gov), 버몬트
주(800-837-6668, www.1-800-vermont.com) 역시 10월말까지 단풍관광 안내를 하고 있다.
◆전국 각 지역 단풍관광지
▲뉴욕 아디론댁(Adirondack) 마운틴
이 곳은 버몬트주의 단풍을 뺨치는 절경을 자랑하며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레이크 플래시드의 루트 73 근처가 가장 보기 좋다. 뉴욕 북동부 지역으로 버몬트주와 경계를 맺고 있어 뉴잉글랜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이다. 인근에는 좋은 하이킹 트레일들과 캠핑장들이 있어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캐스케이드 레이크(Cascade Lake), 채플 폰드(Chapel Pond) 등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가을 여행지가 곳곳에 있으며 미국 고전에도 자주 등장하는 오사블 리버(Ausable River)가 이 곳에
있다. 올림픽 알파인 이벤트가 열렸던 화이트페이스 올림픽 마운틴(Whiteface Olympic Mountain) 정상까지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 가을을 절경을 한눈에 확인하게 된다. 문의 (800)456-8369, www.iloveny.state.ny.us
▲버지니아 스카이라인 드라이브
애팔래치안 산맥 남쪽의 셰난도(Shenandoh) 국립공원을 종단하는 환상의 드라이브웨이도 메이플, 오크, 히코리 나무가 빨강, 자줏빛의 화려한 단풍 숲을 만들어낸다. 인근에는 남북전쟁의 격전 사적지와 천연동굴, 사과농장 등 둘러볼 곳들이 많다.
평소에는 3시간이면 돌 수 있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90여마일)는 단풍시즌이면 5~6시간이 걸린다.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얘기다. 도로에는 75개의 전망 포인트가 있는데 이중 셰난도 오버룩(overlook), 레인지 오버룩, 스토니 마운틴 오버룩 등은 놓치지 말고 구경해야 할 관광 포인트이다. 단풍 절정기는 10월 초순.
가는 방법은 LA에서 워싱턴 DC까지 항공편을 이용하고 66번 하이웨이로 90마일 정도 드라이
브하면 공원에 도착한다. 문의 (800)932-5827, www.virginia.org
▲아칸소 오작즈
남부에 속한 이 곳은 미국 내 단풍명소 중 가장 늦게 단풍이 드는 곳이다. 히코리 오크 투페로 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이 곳의 숲은 온 산을 태우듯이 물들이는 붉은 단풍이 유명하다. 오작즈(Ozarks)는 수천만년 동안 평지가 풍수작용으로 깎여지면서 만들어진 산간지역으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과 강 그리고 호수들이 모여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화이트, 리틀 레드, 스프링 리버 등에서 송어 낚시를 즐기면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하이킹과 카누, 보팅, 캠핑 등으로도 유명하다. 단풍 절정기는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 문의
(800)628-8725, www.arkansas.com
▲콜로라도 중서부
삽시간에 온 산을 노랗게 물들이는 애스펜 나무숲이 장관을 이룬다. 550번 하이웨이의 실버튼과 우레이 구간은 ‘백만불짜리 하이웨이’라 불릴 정도로 절경을 이룬다. 인근에는 관광기차로 유명한 듀랑고 실버튼 기차가 운행되고 있다. 고도가 높은 이 곳은 단풍시즌이 9월부터 시작된
다. 문의 (800)COLORADO, www.colorado.com
▲노스캐롤라이나 블루리지 팍웨이(Blueridge Parkway)
애팔래치안 산맥의 준령 중 가장 높은 지점으로 오크, 히코리, 메이플 나무의 단풍이 화려하게펼쳐진다. 인근에는 멋진 폭포와 천연동굴 등이 또 다른 구경거리를 제공하다. 단풍 절정기는 10월 중순. 문의 (800)847-4862, www.visitnc.com
▲이타스카(Itasca) 주립공원 미네소타
미 중부에서 가장 단풍이 아름다운 곳으로 미시시피 강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메이플, 오크, 버치 숲이 빨갛고 노랗게 물 드는 추경은 동부의 단풍관광 명소 못지 않다. 단풍 절정기는 9월 하순부터 10월 초순. 문의 (800)657-3700, www.exploreminnesota.com
▲케짐쿠직(Kejimkujik) 국립공원 노바 스코셔 캐나다
캐나다 동부 끝에 위치한 국립공원으로 메이플, 버치, 엘름, 애스펜 나무가 어우러져 빚어내는 빨강, 파랑, 노랑, 주황 등의 현란한 단풍 숲은 세계적으로 소문이 나있다. 인근에서 카누 트립을 즐길 수 있으며 룬넨버그 어류양식 박물관을 둘러볼 수도 있다. 단풍 절정기는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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