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복음성가중 ‘작은 불꽃 하나가 큰불을 일으키어 곧 주위사람들 그불에 몸녹이듯이…’라는 노랫말이 계속 마음속을 맴돌고 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여성 무술사범을 최근 다시 만난 후부터 인 것 같다. 1.5세인 그는 남편과 함께 한인타운에서 오랫동안 어린이나 성인들에게 호신술이나 무술을 교육시켜 온 긍정적 스포츠인이다.
그가 요새 또 엉뚱한(?)일을 벌렸다. 한인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조그만 소책자, ‘행복에 이르는 길-보다 나은 삶을 위한 상식 가이드’를 무료 보급중인 것이다.
론허바드가 원작인 이 책자는 영어등 27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보급중이었는데 오랫동안 인터넷과 주변을 통해 이같은 책을 찾아 헤메던 그녀가 마침 발견하고 자비를 대 한국어 번역작업을 거쳐 44페지 소책자로 만들었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도 행복하고 사회나 국가가 행복해진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 작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압축한 책을 그가 보자 마자 하루 빨리 보급하려 했던 이유가 있다.
그는 무술외에 효도, 공경, 정직,우애, 근면, 충성등을 학생수칙으로 가르쳤다. 도장안에서의 작은 가르침이나마 어린 제자나 부모, 가족들을 조금씩 변하게 했다. 그 변화는 주변에까지 강력한 행복의 파장을 전달했고 자신도 큰 어려움과 고통을 많이 겪었던 그는 그 파장을 더 확산시키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혔다.
단편적이나마 머리와 가슴속에 쌓아 왔던 내용들을 한꺼번에 뭔가에 담아낼 연구를 하다가 이 책자를 발견한 것이고 그는 촌각을 다투는 사람처럼 출판작업을 끝냈다.
그녀는 “정 없으면 직접 이같은 내용을 쓰기라도 해야겠다고 맘먹었는데 선각자가 이미 써놓은 책이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며 행복해 했다.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누구나 부딪치면서 행복으로 이르는 길을 경쾌하게 정리했다면서 좋아 했다. 만나는 이들에게 책을 나눠주며 “우리는 행복해질 권리가 있어요. 같이 노력해서 진짜 행복을 차지 하자구요”라고 강조하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길가에 무심코 피어난 한송이 들꽃이나 어느날 갑자기 무더기로 예쁜 꽃잎을 두루루 펴낸 가로수를 보며 미소짓게 되는 기분이었다. 생색이 나지 않으면 단돈 1달러나 1분 시간을 내는 것에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그는 예전에도 남 좋은 일에 적극적이었다. 지금은 다 잊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찮기도 하고 손해를 감수하기 싫어서 기피하는 남 좋은 일을 곧잘 맡았다. 그로 인해 물질적, 정신적 피해도 봤고 남편이나 가족에게도 “꼭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는 핀잔도 받았다.
가까운 지인조차 가끔은 “이름이나 얼굴이 알려지길 원해서가 아니냐?”는 오해도 했다.
그런 공격을 받게 되면 남 좋은 일을 하다가도 대부분이 움츠려드는데 반해 그녀는 당당하고 씩씩했던 것이 마음에 남았었다. 거의 10여년이 됐는데도 그는 여전히 ‘남 좋은 일이 나 좋은 일’ 이라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뉴스를 찾다 보면 잔잔한 미담보다는 점차 자극적인 내용이 골라진다. 볼거리, 읽을거리, 알거리를 찾는다며 그 자극의 강도를 점점 높여가게 된다. 자극성 높은 뉴스는 행복보다는 불행의 냄새가 훨씬 강하기 마련인데 그 속에 파묻혀 있다 보면 마음도, 얼굴도 저절로 강팍해질 것 같다. 앤돌핀 분비가 아예 멈추지 않을까 걱정될 때도 있다.
어디 한두사람에게만 국한되겠는가. 윤리와 도덕성이 점차 말라가는 이사회에서 생존의 몸부림을 치다 보면 마음속 깊이 추구해오던 진정한 행복은 멀리 멀리로 달아나고 있을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불행의 기운을 자기도 모르게 가족과 사회, 전세계 나아가서는 전 우주까지 전달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그녀가 보급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 책자를 달라는 전화가 쇄도한다고 한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려는 마음들이 많다는 것이 크게 위안이 된다면 너무 오버하는 것인가? 곳곳에서 갖가지 형태로 작은 불꽃 역할에 충실한 수많은 민초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이정인<국제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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