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세계를 정복하겠다는 타입이 그 하나다. 세계를 변화시키겠다는 유형이 그 두 번째다. 세계 창조형이 세 번째이고, 세상을 거부하는 스타일이 네 번째 다.
알 카에다, 시아파 과격주의자, 하마스, 시크교도 등은 첫 번째 유형이다. 미국의 모럴 머저리티그룹도 어찌 보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누구일까. 종교적 근본주의자(religious fundamentalist)들이다.
종교적 근본주의가 주목받고 있다. 9.11사태 여파로, 이제는 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눈 깜짝 않고 수많은 인명을 해친다. 그 학살 행위가 오히려 미화된다. 살인자가 순교자로 추앙을 받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종교적 믿음이기에….
이성으로, 서구적 상식으로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불가해적 현상의 뒤에는 뭔가가 있다. 뭘까. 종교적 근본주의다. 현대 문명을 통째로 거부하는 극단적 형태의 종교적 근본주의가 빚어낸 마인드셋이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 근본주의 집단은 75개에 이른다고 한다. 기독교, 회교, 유대교, 힌두교 등 세계의 주요 종교만이 아니다. 이름이 생소하게 들리는 종교에서도 근본주의 집단은 발견된다는 이야기다.
종파를 막론하고 근본주의자로 분류되는 집단은 한가지 공통적 속성을 보인다. 그들만이 지닌 독특한 의식이다. ‘고립의 문화’다. 폐쇄성의, 배타성 멘탈리티다.
“세상은 적대적이다. 이런 낯선 세계에서 고립되고 포위돼 있는 소수가 우리다.” 그들을 지배하는 생각이다. 그들은 자연히 외부 세계에 대해 호전적이다. 세계화의 흐름에 극히 적대적이다.
일부 종교적 근본주의 운동은 모더니티(modernity·현대적인 것 전체)를 극도로 혐오한다. 그러므로 현대를 상징하는 어떤 것에든 적대적 행동을 표출한다.
종교적 고립주의가 왜 문제인가. 그 해답이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 특유의 고립의 문화, 배타의 문화는 증오를 바탕으로 한 문화로, 악마적 요소가 그 안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회교 과격파 그룹만이 아니다. 기독교를 표방한, 불교를 표방한 근본주의 그룹도 마찬가지다.
종교적 근본주의가 주목받는 이유가 또 있다. 그 동안 대세라고 믿어온 대 명제가 잘못된 것 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다. 그 대 명제란 이런 것이다. 세계는 종교적 믿음을 포기함으로써 종교와 미신으로부터 해방되는 세속화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그 대 명제가 뒤집어진 것이다. 21세기의 한 가지 뚜렷한 흐름은 극히 종교적이라는 것이다. 9.11사태와 함께 특히 부각된 건 분노로 얼룩진 10억 이슬람 세계다.
문제는 종교적 믿음이 정치 이데올로기로 변모 될 때다. 종교적 극단주의 운동의 확산이 그 경우다. 증오와 광신으로 가득 찬 그들이다. 그들이 정치적 파워를 장악한다. 게다가 대량살상무기까지 손에 쥐게된다.
그 때 ‘신(神)의 이름으로’ 어떤 가공할 일이 벌어질 것인가. 종교적 극단주의를 주목하는 궁극의 이유다. 그 신(神)은 그러면 알라일까, 야웨일까. 그도 아니면….
“우리는” 북한 미녀 응원단이 선창을 한다. 남한의 관중이 함께 연호한다. “하나다” “우리 민족끼리”하면 “조국통일”이라는 화답이 따른다. 한마디로 감격이다. 또 감격이다. 미녀 응원단의 고혹적 자태, 딱딱이와 탬벌린, 색색의 응원도구가 흥을 돋우면서 이루어진 일체감이다.
“우리는 하나다.” 그 감격의 무대는 일종의 제의(祭儀)엿다. 그 제의의 여사제(女司祭)는 북한 미녀 응원단이다. 민족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고한 존재다.
그 민족이 하나가 된다는 데에는 아무 것도 끼여들 수 없었다. 그래서 관중은 흥분해 버린 거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세계가 어떻게 보든 상관이 없다. 그 연출된 제의에 완전히 흥분했던 것이다.
“어떻게 장군님의 사진이 비를 맞을 수 있습네까.” 비를 맞고 있는 김정일의 사진이 실린 현수막을 접지도 못하고 거기에 우산을 씌우고 눈물을 흘린다. 미녀 응원단의 또 다른 모습이다. 누군가의 조크대로 순식간에 순한 양에서 헐크로 돌변한 것이다.
그 모습은 민족이란 제단에 받쳐진 여사제가 결코 아니다. ‘장군님’이 이 여사제들이 받드는 신(神)인 것이었다.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북한 미녀군단은 ‘장군님’을, ‘위대한 수령’이’ 우상인 제단에 바쳐진 여사제였던 것이다.
‘장군님’의 이름으로라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는 집단 말이다. 그래서 섬뜩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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