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취향 살리면서
학교 코드 지키려면
개학이 코앞에 닥쳐옴에 따라 부모와 자녀들간에 또 한바탕 ‘패션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미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어깨가 훤히 드러나거나 혹은 스파게티처럼 끈이 가는 상의는 금지시킨다고 엄포를 놓았고 남학생 바지가 허리 아닌 엉덩이에 걸쳐지면 허리 둘레에 노란 테입을 열바퀴쯤 둘러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도 막상 샤핑에 나서보면 랙마다 ‘금지된 옷‘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고 아이들은 그런 옷들을 입고 싶어 정신이 나간 상태다. 아이의 패션 감각과 학교의 드레스 코드 사이에서 진땀 흘리는 학부모들, 그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야한 정도가 아니다. 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여자아이들의 옷들은 짧고 작고 착 달라붙는다. 엄마 세대들이 속옷으로나 입던 끈이 가는 캐미솔이 레이스와 시어 등 얇고 야시시한 천들로 만들어져 패션 감각에 눈뜨는 프리틴과 틴에이저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남자아이들은 바지가 허리선 아닌 엉덩이에 걸쳐지고 속옷인 박서가 허리에 걸쳐져 있으니 속옷을 다 보여주고 다니는 셈이다. 게다가 바지 통은 넓고 길어 길거리 먼지를 다 휩쓸고 다니고 있다.
여자아이들의 노출이 심한 패션, 남자아이들의 이런 껄렁한 패션을 학교측에서 용납할 리가 없다. 2000년 이후 드레스 코드를 정한 공립학교가 미 전국에서 16%나 늘어났다.
캔사스 시티의 몇몇 공립학교는 아예 파랑, 검정, 카키색상 옷만 허용한다고 색깔까지 규정하고 있는가 하면 캘리포니아 라파예트의 스탠리 중학교는 끈이 가는 상의를 입었을 때는 겉에다가 반드시 초록과 금색으로 된 학교 체육복을 걸쳐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이렇다할 획기적인 디자인이 없어 매상 감소를 감수해야 했던 소매업계와 틴 의류업계에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아이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패션들만 집중적으로 뽑아내고 있다 보니 중간에서 부모들만 흥행을 깨는 ‘딜 브레이커’가 되고 있다.
여자 아이들
캐미솔 끈 손가락 3개 넓이된것
학교 갈땐 ‘재킷 착용’약속 받아
반바지 길이 섰을땐 손끝 길이로
요즘 각종 백화점과 아이들 패션만 집중 취급하는 부틱 샵에 주로 나와 있는 패션용품들과 학교 드레스 코드를 절충시키는 방안을 소개한다.
◆상의
끈이 국숫발처럼 가늘고 착 달라붙는 캐미솔이 유행이다. 반바지는 가랑이에서 겨우 2인치 정도만 내려와서 상의와 바지 사이에 배꼽이 보이는 것은 기본이다. 학교에 따라서는 캐미솔 끈이 손가락 3개 넓이는 돼야 하고 반바지 길이도 똑바로 섰을 때 손끝까지는 내려와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런 예쁘고 깜찍한 개미솔을 여러 개 색상별로 사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하다. 레이스도 달려 있고 얇은 시어로 되어 있으며 동양적인 무늬가 이국적으로 풍겨 아이들이 반하게 만들어져 있다. 가격은 13달러 정도이고 구찌 같은 고급 브랜드까지 나오고 있다. 사 주돼 집에서나 파티 갈 때는 그냥 입어도 되지만 학교 갈 때는 반드시 겉에 진 재킷이나 스웨터 등을 걸치도록 약속을 받아둔다.
◆하의
긴바지, 반바지, 스커트로 대변되는데 반바지와 스커트의 길이가 13인치 넘는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다. 마치 옛날 할머니 시대의 비키니를 입고 다니는 것 같다. 긴 바지도 전쟁영향을 받아 군복 분위기가 많이 나서 터프해 보인다.
터프한 군복바지의 분위기를 좀더 부드럽게 하기 위해 핑크나 베이비 블루 계열을 선택하고 대신 주머니, 지퍼, 플랩 등은 아이가 원하는 대로 양보해 준다.
◆액세서리
예전에는 이 분야는 전쟁 없이 휴전을 선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다. 뾰족한 스파이크가 요란하게 달린 벨트, 지퍼로 된 목걸이 등은 기성세대가 보기에는 마치 고문 도구처럼 보인다. 분위기가 가학적이기도 하다. 이들로부터 시선을 돌릴 수 있도록 구슬로 장식하고 수를 놓은 헤어밴드를 권한다.
긴 생머리가 유행이라 머리 묶는 끈과 헤어밴드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가는 가죽끈으로 여러 번 돌려 매는 팔찌도 유행이다. 이 정도 가죽 액세서리는 허용하는 수밖에 없다. 백은 상의와 같은 이니셜이 새겨진 것과 나비 문양이 수놓아진 것이 유행이다.
남자 아이들
스포츠풍의 오버 사이즈 무난
주머니·지퍼 많이 달린 카고팬츠도
◆상의
스크린으로 프린트된 서퍼, 스케이트보더 등 스포츠풍의 오버 사이즈가 유행이다. 올드 네이비, 갭 등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폴로 셔츠풍이면 학교에서 무난하다. 아이들이 재미없고 지루하다고 하면 후드 달린 커다란 스웹셔츠를 사주는 것으로 상쇄하면 어떨까?
◆하의
지난해 남자아이들 하의 매상이 미전국적으로 10%나 하락했다. 헐렁하고 큰 바지를 입고 있으니 적어서 다시 구입하는 사례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이에 소매상들이 올해에는 바지 천을 모직과 골덴 등으로 고급화시켜 변화를 주고 있다. 주머니, 지퍼, 뚜껑(flaps)이 많이 달린 카고 팬츠도 여전히 인기다. 육군보다는 공군복이 상종가를 치고 있으며 역시 서퍼나 스케이트보드 같은 스포츠복이 유행이다.
◆액세서리
트럭 드라이버용 모자에 푸마, 아디다스, 밴스, 에드니 브랜드의 테니스 슈즈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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