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세데스 벤츠, 카브리올레·로드스터 시승회
품위와 안전의 대명사인 머세데스 벤츠의 역사가 컨버터블인 ‘카브리올레’(cabriolet) 모델로 시작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머세데스 벤츠 110년의 역사는 ‘카브리올레’와 함께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 벤츠가 1886년 만든 첫 차가 바로 세 바퀴에 접히는 지붕을 가진 세계 최초의 오픈 카 즉 최초의 카브리올레라 할 수 있는 ‘모델 3’ 였고 같은 해 다임러가 내놓은 4륜 자동차도 지붕만 있었다면 역시 ‘카브리올레’라 할 수 있는 오픈카였다.
올 7월 야심작인 2004년형 CLK 카브리올레를 미 시장에 내놓은 머세데스 벤츠는 지난 18-20일 캘리포니아의 유서 깊은 도시 샌타바바라에서 한인과 미 주요언론 전문기자 50여명을 초청,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승회에는 CLK 320, CLK 500, CLK 55 AMG 등 세 개의 카브리올레 모델과 SLK230 컴프레서와 SLK 320 스페셜 이디션, SL600 등 3종의 2004년형 로드스터 모델이 선보였다.
CLK 카브리올레
‘품위·견고’고정관념 탈피 ‘날렵·참신’단장이번 시승회에 선보인 신세대 CLK 카브리올레 2004년 모델은 기존의 구형 CLK 카브리올레와 달리 머세데스 벤츠의 클래식한 쿠프와 로드스터 트리트먼트를 채택하면서도 트렌디한 분위기. 품위와 안전, 견고함으로 상징되던 벤츠의 고정관념에서 한발 비켜선 듯 참신하고 날렵한 스포츠가 이미지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머세데스 벤츠는 디자인의 특징을 ‘다이나믹함과 엘레강스의 조화’라고 표현했다.
지난 98년형 ‘CLK 카브리올레’와 달리 조수석 크기의 뒷좌석 두개를 마련해 4인승으로 변신, 앞 뒤 바퀴축의 간격을 늘려 한 눈에도 내부 공간이 넓어졌다는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으면서도 변신을 체감할 수 있다. 안전벨트 고리가 자동으로 앞으로 미끄러져 나오게 해 뒤쪽에서 당겨야 하는 불편함을 던 것.
변속기어 아래 버튼을 누른 후 소프트톱 지붕이 닫히는데는 약 10여 초. 시동을 건 후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는 발끝으로 벤츠 특유의 묵직함과 강인함을 느낄 수 있다. 출발에서 80마일 가속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10초미만. 제동과 코너링에서도 딱히 흠잡기가 쉽지 않다.
옥에 티라면 서스펜션이 좀 딱딱한 것 같다는 정도였지만 로스 파드레스 내셔널 포리스트의 구불구불한 비탈길을 달리면서부터는 딱딱했다는 느낌보다는 유연함과 부드러움이 먼저 느껴졌다. ‘CLK카브리올레’ 모든 모델에 14년 전부터 SL모델에서 채택했던 ‘자동 전복 방지 시스템’과 6개의 에어백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이번엔 기다리던 프리웨이 주행이다. 동승했던 뉴욕의 한 잡지사 흑인기자가 한 눈을 파는 사이 ‘CLK 카브리올레’의 속도감에 취해 65마일 속도 제한 구간에서 120마일까지 속도를 내봤다. 하지만 아뿔싸, 어느 새 나타난 경찰에게 속도 위반 딱지를 받은 것이다.
그나마 80마일로 티켓을 받았다며 태연해했지만 사실은 101 프리웨이를 120마일로 질주했던 짜릿한 느낌에 찜찜함을 느낄 겨를도 없을 만큼 온 몸에 전해져 오던 속도감은 잊혀지지 않는다.
샌타바바라의 그림같이 아름다운 해안을 지나면서도, 로스파드레스 내셔널 포리스트 지역의 산길을 달리면서도, 카추마 호수변에서도 경치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지난 25일에는 솔뱅시의 뮤니시펄 코트로부터 속도위반 티켓 벌금 115달러를 납부하거나 9월 24일 법원에 출석하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비싼 값을 치른 시승이었지만 아직도 느껴지는 감동은 잊을 수 없다.
SLK 클래스
25초만에 오픈 로드스터 변신
2인승 스포츠카CLK클래스가 소프트 톱인데 비해 하드톱이 SLK의 특징이다. 25초만에 쿠프 스타일에서 오픈 로드스터로 변신하는 ‘파워 리트랙터블 하드탑 컨버터블’로 2인승 스포츠카 . SLK 230 컴프레서, SLK 320, SLK 32 AMG 세 가지 모델이 출시. 원격으로 안전을 점검해주는 ‘텔레에이드 텔레매틱스시스템’(teleaid telematic system)을 장착돼 보안과 안전,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SLK 230 컴프레서(Kompressor)(MSRP:4만320달러)
192마력 2.3리터 DOHC4실린더 엔진, 6단 수동 또는 5단 터치쉬프트 기어
△SLK 320(MSRP:4만5,770달러)
215마력 3.2리터 V6 엔진, 6단 수동 또는 5단 터치쉬프트 기어
△SLK 32 AMG(MSRP:5만6,170달러)
349마력 3.2리터 V6 엔진, 스탠다드 터치쉬프트보다 35% 빠른 AMG 5단 스피드쉬프트 트랜스미션, 4.8초 이내에 60마일까지 가속.
카브리올레와 함께 한 벤츠의 역사 ‘카브리올레’(cabriolet)는 본래 프랑스어로 ‘말 한 마리가 끄는 지붕 있는 마차’란 뜻으로 ‘접히는 지붕’이 있는 컨버터블 쿠프형 자동차를 뜻하지만 머세데스 벤츠가 1927년 ‘S카브리올레’ 모델을 도입하면서부터 메르세데스-벤츠의 ‘4인승 컨버터블’을 가리키는 의미로 발전했다. 반면 로드스터(roadster)는 메르세데스-벤츠 SL과 SLK처럼 2인승 스포티 컨버터블을 의미한다.
머세데스 벤츠가 ‘카브리올레’를 모델명으로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1927년이지만 사실상 카브리올레로 불릴 수 있는 모델은 뒷좌석과 컨버터블 지붕을 갖춘 1903년형 머세데스 ‘심플렉스 토나우’부터 이미 시작됐다.
이후 540K를 포함한 많은 4인승 컨버터블 카브리올레 모델이 생산됐다. 1951년부터 1955년 사이에는 300S가, 1956년부터 1962년 사이에는 220S가 뒤를 이었고 연이어 220SE와 300SE가 생산됐다. 1969년에서 1971년 사이에는 머세데스 벤츠 클래식 명품 소장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280SE 3.5가 시장에 선을 보였다.
최근에는 E클래스 세단 모델의 쿠프형 기본이 된 300CE가 1993년부터 1997년 사이에 생산 판매됐다. 300CE는 현재는 E320으로 불리는 모델로 머세데스 벤츠가 생산한 최초의 4인승 지붕자동개폐 컨버터블 차(power operated convertible top)다. 이 같은 세단형 쿠프 모델이 1998년 CLK모델로 교체됐고 2004년에는 4인승 ‘CLK 카브리올’모델로 이어졌다.
<샌타바바라-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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