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근길 혼란...재협상 일정도 미정, 택시업계 분주, 한인노인들 발 묶여
<25일 알라모아나쇼핑센터 버스정류장(왼쪽)과 26일 버스파업 첫날 같은 장소의 모습>
버스노조가 1971년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다.
25일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시 버스 운행을 대행하고 있는 오아후 트랜짓 서비스측과 버스노조 팀스터측은 10시간에 가까운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결국 파업으로 치닫고 말았다.
버스노조의 멜 카헬레 위원장은 "오아후 트랜짓 서비스측이 25일 협상테이블에 내놓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파업은 현재로선 무기한 계속될 예정이며 3개월까지 지속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헬레 노조위원장은 "노조측은 임금인상 요구를 시간당 40센트까지 낮추어 협상에 응했으나 트랜짓 서비스측은 이러한 협상안을 시의회에 제출하지도 않고있다며 사측이 무성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오아후 트랜짓 서비스의 페리 콘팔로네 협상관은 "노조측이 협상안을 문서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 구두로 모호하게 제안했으며 그 제안대로 한다면 앞으로 2년간 1천만달러의 비용이 더 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날 노사협상은 유급휴가와 의료보험, 연금, 근무시간 등 38건의 쟁점 가운데 26건에서 이견을 보이며 마침내 결렬됐다.
파업 첫 날 이모저모
▲대체 통근수단 활용
버스 파업이 시작되자 택시회사 더캡에서는 짧은 버스 노선에 한해서 3달러의 요금을 받고 운행을 하고 있으며, 다른 택시회사도 평소보다 많은 운전기사들이 근무시간을 늘려가며 영업을 시작했다. 또한 시 당국은 시 소유의 밴을 투입해 운전직에 근무하는 시 공무원들이 카네오헤, 카폴레이, 펄시티, 와이파후 지역에서 타운방향으로 통근하는 공무원과 주민들을 운송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부모들이 출근길에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도록 카페테리아와 교실을 일찍 열어줄 것을 각급학교에 지시하기도 했다.
▲하와이대학교
하와이대학 마노아 캠퍼스는 학교 내외에 약 1천9백여대의 임시 주차공간을 마련하고 교직원과 학생들의 주차를 돕고 있다. 학교측은 버스 파업으로 평소보다 차량이 늘어날 것을 대비, 교내 주차장 외 마노아 벨리, 알라와이공원 등 인근 파킹장까지 학생들이 주차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으며 2인 이상 탑승한 승용차를 우선적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캠퍼스와 인근 주차장을 잇는 서틀버스를 무료로 운행해 학생들을 실어 나르기도 했다. 버스운행 중단으로 점심시간 때 외출하기가 힘들어진 학생들이 캠퍼스 안에서 식사를 해결하고자 하면서 교내 매점과 식당들이 크게 붐비는 사태도 발생했다.
▲한인타운
파업사실이나 파업일이 26일인지 모르고 평소처럼 나온 한인들은 버스를 몇 십분 이상씩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애를 먹었다. 또 임시로 운행하는 시티밴을 한인들은 타야 할지 여부를 몰라 출근길을 재촉하는 한인들을 애태웠다.
일부 급한 한인들은 비싼 요금을 내고 택시를 불러 타기도 하는 등 시민의 발이 묶이면서 불편함을 피할 수 없었다. 솔렉에서 와이키키의 호텔로 출근하는 이모씨는 “오늘은 직장 동료에게 부탁해 차를 얻어 탔지만 버스파업이 장기화 되면 큰 걱정”이라며 “돈을 주고 렌터카라도 빌려야 할지 정말 암담하다”고 말했다.
파업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전날 다운타운에서 장을 미리 봤다는 장모씨(56. 마키키)는 “8월 정기권을 돈 주고 샀는데 파업기간 동안 버스를 못 타니 억울한 것 같다”며 “파업이 조속히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카폴레이에서 출근하는 임모씨는 “보통때보다 30분 일찍 나왔는데도 10분 정도 지각했다”며 “버스 파업이 장기화되면 앞으로 차량 소통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포니택시의 경우 버스파업으로 평소와 비교해 30~40% 전화가 늘었고 손님층도 한국인, 로컬인등으로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인노인들의 경우 노인회에 매일 나가는 노인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는데 한국노인회의 전종화할아버지는 "오늘은 교회버스를 얻어탔는데 갈때는 택시를 이용할 것"이라며 "빨리 파업이 해결되지 않으면 노인회도 자주 못나오게 생겼다"고 푸념했다. 노인회 50명회원 대부분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공동취재:김용우,김현조,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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