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 네바다 서쪽의 물줄기
LA수로 통해 전체 50% 공급
산맥 동쪽의 물은 돈내고 끌어써
DWP서 120여개 저수지에 저장
할리웃 저수지는 비상사태 대비용
남가주 주민들은 약 2년전 현 가주 경제를 힘들게 한 주원인이기도 한 전력위기를 겪으면서 ‘블랙아웃’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전기의 중요함을 무시할 수 없지만 물 역시 부족하면 무섭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사막지대인 남가주에서 물이 부족하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
약 400만명이 살고 있는 대도시인 LA는 하루에만 59억 갤런의 물을 사용한다. 464만스퀘어마일이나 되는 넓은 지역을 커버하는 LA수도전력국(DWP)은 유틸리티 부서중 전국에서 가장 크다. 자금력이 확실한 DWP 크레딧 유니언은 자동차 융자도 한다.
그러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이 물을 어디서 흘러왔을까? 이 물의 발원지는 과연 어디이며 어떤 과정과 경로를 거쳐 LA바닥으로 흘러들어 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LA의 수원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캘리포니아를 동서로 양분하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서부에서 LA 수로(Aqueducts)로 흘러들어 오는 것이 LA에서 사용되는 전체 물의 50%를 차지한다.
LA의 다른 중요한 수원은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동쪽에서 시작된다. DWP는 물 도매업체인 남가주 메트로폴리탄수도국(Metropolitan Water District of Southern California)으로부터 시에라 산맥 동쪽의 물을 구입, 콜로라도강 수로와 캘리포니아 수로를 통해 LA에 공급한다.
현대판 기업형 ‘봉이 김선달’인 MWD가 판매하는 물은 LA 수도공급량의 34%를 차지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LA 수로를 타고 시에라 산맥 서쪽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과 MWD로부터 구입하는 물의 비율은 환경문제 등의 이유로 뒤바뀌고 있다고 한다. LA주민들에게 공급되는 물중 나머지 약 16%를 지하수와 재활용된 물 등이 차지한다.
DWP는 수로를 타고 내려오는 물을 LA 인근 저수지와 탱크에 저장하고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바로 마셔도 지장이 없을 만큼 ‘손’을 본다.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물은 북가주부터 시작하는 LA 수로를 따라 자리잡는 8개 저수지를 포함한 120여개 저수지에 저장돼 있다.
1953년에 완공된 이글록 저수지는 원래 커버가 없는 오픈형 저수지였으나 1988년부터 수면을 커버하기 시작했다. 표면 면적만 7에이커가 넘는 이글록 저수지는 총 242에이커피트의 물을 담고 있다. 1에이커피트는 32만5,851갤런과 동일하다.
이글록 저수지는 MWD의 물을 저장하기 시작하면서 커버를 설치했다. 시에라 산맥 서부에서 오는 물이 염소(chlorine)를 사용하여 살균되는 것과 달리 MWD는 클로라민(chloramine)을 사용한다.
클로라민은 염소에 비해 화학 반작용이 적어 DWP는 앞으로 클로라민으로 모든 살균을 할 계획이다. 하지만 클로라민은 해초류(algae)의 번식을 가능하게 하는 단점이 있다. 저수지를 커버로 닫아 햇빛을 차단한 것은 바로 해초류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DWP는 5~7년 안에 모든 저수지에 커버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반대로 할리웃 저수지는 아직도 오픈형이다. 위로는 할리웃 사인이 보이며 밑으로는 LA 시내를 굽어볼 수 있는 수려한 경치가 돋보이는 할리웃 저수지는 현재 LA주민들에게 직접 물을 공급하고 있지는 않다.
예전엔 할리웃 인근 주민 50만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했었으나 지금은 지진 등의 긴급사태를 대비한 비상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할리웃 저수지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큰 2개의 대형 탱크를 설치했는데 이 탱크들은 3,000만 갤런의 물을 정화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다.
지하수는 LA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물의 15%를 차지한다. 로스앤젤레스 강과 샌퍼난도 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 역시 살균 등의 과정을 거쳐 각 가정에 공급된다. 1999년에 완공된 이글록의 폴락 지하수 정수공장은 오염된 물을 분당 3,000갤런의 속도로 정화한다.
폴락 정수공장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건축가들이 선정하는 산업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MWD로부터 연간 2,400 에이커피트의 물을 받으려면 1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하나 폴락 정수공장에서 같은 양의 물을 주민들에게 공급하는데 드는 비용은 60만 달러이다.
천연 수자연이 절대로으로 부족한 LA는 현재 80% 이상을 LA지역 밖에서 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수입한다. 따라서 물 절약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DWP는 지금까지 다양한 절수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이용을 장려해 왔다.
변기의 물을 한번 내릴 때마다 2~4갤런의 물을 아낄 수 있는 절수형 ‘울트라 로 플러시’ 변기를 110만대 이상 보급해 왔으며 1998년부터는 절수용 세탁기 구입시 환불을 해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LA의 인구는 35%(약 70만명) 증가했으나 물 소비는 단 7%만 증가하는 성과를 올렸다. LA의 일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다른 도시들의 평균 사용량인 200갤런보다 훨씬 적은 155갤런이다.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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