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스테이트 노스리지 교육대학 교수로 재직, 교사양성을 해온 지 벌써 십 수년이 넘었다. 우리 대학에 캘리포니아주 최초로 한국어 이중언어 교사양성 프로그램을 개설하여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보았으나 지난 십여년 동안 배출한 한인 이중언어 교사 수는 이제 겨우 30명을 웃돌고 있다. 물론 한인뿐 아니라 타인종 학생들도 가르치는 것이 나의 소임이기는 하나 한인 학생을 더 많이 모집하여 교사로 배출하는 것이 나의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지난 2년 동안 연방정부로부터 270만달러의 기금을 확보해 한인 및 타인종 교사 지망생들을 많이 모집하려 노력해 왔다. 그러나 한인 학생을 모집하는 것이 아주 힘든 상황이다. 지금 현재 최소한 30명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현재 영어와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1.5세인 대학졸업자가 있다면 곧 교사가 되라고 권하고 싶다.
한인교사 지망생이 적은 이유는 대체로 다음과 같다고 본다. 첫째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자녀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원하여 자녀의 장래 희망과 소질, 능력과는 상관없이 자녀들로 하여금 법대와 의대만 가기를 고집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우리 주위에서 부모의 뜻대로 의과 공부나 변호사 공부를 시도했으나 실패, 타 직종으로 완전히 바꾸거나 공부는 끝마쳤으나 현재 타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더러 본다.
둘째, 많은 한인 학부모들이 교사가 되면 평생 교사로만 남을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한국에서의 교사에 대한 고정관념이 아직도 이민 1세의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와는 달리 미국에서는 노력 여하에 따라 다른 직위로 얼마든지 올라갈 기회가 많다. 예컨대 일단 교사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계속 공부한다면 카운슬러, 교장, 교감, 장학사, 이중언어 교육국장, 교육감 등등 다양한 종류의 직업이 수없이 많다.
이들의 연봉은 평균 8만∼15만달러 정도다. 노스리지 소재 웰비 초등학교의 제니퍼 유 교사처럼 젊은 나이에 교감이 될 수 있고 토랜스 교육구 히코리 초등학교의 로널드 김씨처럼 약관 31세에 교장도 될 수 있으며 또 UC버클리를 나와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한 후 30대 초반에 대학교 조교수가 된 우리 둘째 딸의 경우도 있다. 그러나 물론 우리 대학의 교직과목 이수 후 현재 수학교사로 LA 교육구 고교에서 가르치는 Y교사처럼 교사를 천직으로 알고 젊음의 열정을 교육현장에 쏟아 부으며 평교사로 계속 남기를 원하는 사람도 있다.
교사라는 직업은 장점이 많다. 첫째, 평균 9개월 동안만 일하는 교사의 봉급이 타 직종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현재 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초임교사의 봉급은 4만3,000달러 선이고 그 후 근무연한과 이수 학점수 및 학위 취득 여부에 따라 계속 올라간다. 10년 교사 경력의 석사학위 소지자의 봉급은 약 5만5,000∼6만3,000달러선이다.
둘째, 교직은 자녀의 학교생활과 잘 일치돼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는 시간적으로 아주 잘 맞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방학이 같은 기간이므로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교사들은 오전 8~3시까지 일하기 때문에 기타 수업준비, 채점 등은 집에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교사인 부모도 귀가할 수 있다.
셋째, 공립학교 교사의 각종 베니핏엔 의료, 치과, 안과 등이 포함돼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데 아주 좋은 편이다. 필자가 교사와 교육구 중앙관서 이중언어 교육 프로젝트 디렉터로 재직 당시 이런 혜택으로 세 자녀를 무사히 기를 수 있었고 대학으로 왔을 때에서야 공립학교 평교사의 베니핏이 대학 교수보다 훨씬 나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넷째, 교사 특히 한국어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할 줄 아는 이중언어 교사가 되면 갓 이민온 한국 학생을 도울 기회가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교사가 된다면 일반 직업인으로선 경험하지 못하는 또 다른 보람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모름지기 교사는 지식의 전달뿐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인성형성에도 큰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액 장학금으로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면 한번 시도해 볼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클라라 박
<클라라 박 교수 CSUN 중등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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