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2세 프리틴들, 직접 샤핑 추세
샤핑의 주체가 엄마에서 애들로 전환중
샤핑 스타일 틀려 소매업체들 적응해야
샤핑몰에서 열한두살 여자 아이 두엇이 몰려다니며 샤핑하는 것은 이제 드물지 않다. 직접 샤핑을 할 만한 나이는 아닌 것 같은데 부모들은 옆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백투 스쿨 샤핑이 시작된 요즘 직접 샤핑에 나선 아이들의 손에는 100달러 남짓이 쥐어져 있다. 아이들이 샤핑하는 사이 엄마나 아빠는 몰내 다른 곳에서 책을 보거나 샤핑을 하며 간혹 셀폰으로 아이들과 연락을 한다. 아이들은 직접 샤핑을 함으로써 엄마가 골라서 사다주는 옷보다 훨씬 맘에 드는 옷을 가질 수 있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바쁜데 ‘수고거리’를 덜어주니 편하다. 한 12살 소녀는 “(엄마와 같이 나서는 것보다) 샤핑이 훨씬 쉽고 마음도 편하다”고 말한다.
꼬마 어린이도 아니고 십대(teenager)도 아닌, 그 사이 나이라는 뜻에서 소위 트윈(tween)으로 불리는 8세-12세 사이의 아이들이 직접 샤핑에 나서는 추세는 샤핑 세계에 새로운 질서를 불러들이고 있다.
‘백투스쿨 샤핑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서 한다’라는 부모의 전통적 권리가 트윈들 특히 프리틴 소녀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샤핑 주체가 바뀜에 따라 리테일 업체들도 발빠르게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백투스쿨 샤핑의 규모는 한해 141억달러. 올해의 경우 가구당 평균 450달러가 지출될 전망이다. 이 엄청난 대목에 이뤄지는 샤핑중 상당부분은 프리틴 아이들이 요리할 것이다.
트윈 인구는 총 2,000만명. 이중 52%를 차지하는 프리틴 소녀들이 새로운 샤핑 물결의 주역들이다. 혼자서는 샤핑하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친구나 자매가 어울려 두서너명이 몰려 서 다닌다.
전체로 볼 때 아직은 적은 부분이지만 뚜렷한 추세를 형성해가는 프리틴 샤핑은 사회경제학적 이유가 있다.
물론 아이들이 혼자서도 샤핑을 할 수 있다고 믿어서 그렇지만 꼭 그런 이유만은 아니다. 맞벌이 부부에게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샤핑할 시간이 없다. 한정된 가족 시간을 샤핑에 소비하고 싶지 않다.
아이들이 부모들과 샤핑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이유도 크다. 보수적인 패션 감각에다 시즌 마감 세일을 좋아하는 엄마하고 백투스쿨 샤핑에 나갔다간 영락없이 한물간 옷가지를 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속셈도 있다. 백투스쿨 옷가지를 직접 샤핑하게 하는 작은 자유를 허용해주는 대신 보다 더 중요한 문제-술이나 마약, 섹스와 같은 사안에 관한 아이와의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작전이다. “부모와 딸 사이에는 스트레스가 무지 많은데, 신경 안 써도 될 문제로 다퉈야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라고 한 엄마는 말한다.
요즘 아이들의 저금통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배경이 되고 있다. 제 호주머니를 털어서 하는 샤핑도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 전국 리테일 연합의 보고서에 의하면 6세-12세 아이들은 올해 백투스쿨 샤핑에서 어린이 1인당 32.63달러를 자기 저금통에서 꺼내 지출할 전망이다.
새로운 추세에 대해 리테일 업소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퍼시픽 선웨어’는 전체 매상의 65%가 현금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며 크레딧카드를 사용하는 부모와 달리 아이들은 현금을 사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들의 직접 샤핑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퍼시픽 선웨어의 회장은 “우리 업소에서는 12살 소녀의 샤핑과 엄마의 샤핑을 구분없이 동등하게 중요하게 대한다”고 말한다.
▲갭의 남부지구 부사장 린다 캠벨은 “갭과 갭 키즈 매장에는 프리틴 고객들이 물밀듯이 밀려들고 있다. 대부분 2명내지 4명이 무리지워 오는 여자아이들”이라고 말한다.
▲엑서세리 체인 ‘클레어’는 이런 추세를 알고 있는 정도가 아니다. 이 업체 사장은 몸소 실천하고 있다. 사장 말라 쉐퍼스는 올해 10살, 12살 먹는 두 딸이 백투스쿨 샤핑을 직접 하도록 허용했다. “자기들 나름대로 아이디어와 취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리미티드 투’는 이런 추세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판매의 초점을 엄마 대신 트윈 여자아이들에게 맞추고 있다. 매장내 물품을 의도적으로 과하다 싶게 많이 집어넣고 상품 진열과 배치도 트윈 여자아이들 베드룸처럼 약간은 어지럽고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리 매장에 들어오면 어른들은 아마 약간 머리가 도는 듯한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말한다. 부모 없는 프리틴 샤핑 추세는 프리페이드 크레딧 카드 산업이 성장일로에 있다는 사실로도 반증되고 있다. 비자측은 어린이에 대한 크레딧 카드 마케팅을 적극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를 겨냥한 프리페이드 카드를 선보이고 있다. 틴 스타 힐러리 더프의 사진이 전면에 들어가 있는 이 핑크색 크레딧 카드는 어떤 연령의 어린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프리틴 샤핑은 뚜렷한 추세로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은 일부분일 뿐이며 비판도 적지 않다. 한 부모는 아이에게 샤핑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샤핑 나가서 보고 만지는 것 전부를 갖고 싶어해서 곤란했다고 털어놓는다.
아이들에게 샤핑을 허용할 것인가, 말 것인가. 부모들의 고민은 적지 않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