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케팅 규제 한달 앞
‘전화금지 목록’
초당 158개 등록
한인업계 반응 엇갈려
“마케팅 더 쉬워질것”
일부선 긍정론도
전화 1-888-382-1222나 웹사이트 www.donotcall. gov에 접속하면 리스트에 등록할 수 있다. 세 개 전화번호까지, 지역번호와 함께 대쉬 없이 뒷자리 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이메일을 쳐넣은 뒤 ‘제출(Submit)’단추를 누른다. 입력한 번호가 정확한 지를 확인하라는 화면이 곧 뜬다. 하지만 여기서 등록이 끝난 건 아니다.
등록한 이메일로 ‘register@donotcall.gov’에서 우편을 보내는 데, 이메일에 첨부된 링크를 열어 ‘등록 완료’라는 메시지를 읽어야 등록 절차를 끝낼 수 있다. 첨부 메시지는 출력해 기록으로 남겨둔다.
8월31일까지 등록하면 10월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하지만 9월 이후 등록자는 3개월을 기다려야 텔레마케팅에서 벗어날 수 있다.
주말 아침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화 불청객 텔레마켓팅.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되는 텔레마케팅 규제를 놓고 소비자들과 텔레마켓팅 기업체들간 신경전이 한창인 가운데 텔레마케팅 규제에 따른 파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텔레마케팅 규제 시행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귀찮은 텔레마케팅으로부터 해방되게 됐다며 규제 등록 수일만에 수백만 가구가 등록하는 등 적극 환영하고 있는 가하면 테레마케팅 기업들과 노동계에서는 매출감소와 고용 상실을 우려하면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행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텔레마케팅 규제의 명과 암, 한인사회의 영향을 살펴본다.
■히트 상품, ‘전화금지 목록’(do-not-call list)
6월28일 전화금지 목록이 실행에 들어간 뒤 1초당 평균 158개의 번호가 등록되고 있다. 첫날 200만개가 넘어섰고, 7월말 2,870만개, 17일 현재 3,160만개 번호가 텔레마케팅에서 해방되고 싶다고 등록했다. 연방 공정거래위원회(FTC)는 올해 말까지 가정용 전화 1억6,600만개 가운데 6,000만개 이상의 번호가 등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TC는 텔레마케팅 업체가 지불해야 할 연 회비로 지역번호당 25달러, 최대 7,373달러를 확정했다. 이 회비는 전화금지 목록 유지에 쓰여진다. 만약 전화금지 목록에 올라있는 번호에 전화를 걸면 최고 1만1,000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고용 시장에도 충격파
‘디렉트 마케팅 협회’ 조사에 따르면, 2002년 텔레마케팅을 통한 소비 규모는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12개월간 6,600만명이 최소 한 개 이상의 물건을 텔레마케팅으로 구입했다.
FTC는 텔레마케팅 규제로 인해 텔레마케팅 전화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유휴 텔레마케터가 늘어날 건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 410만명으로 추산되는 텔레마케터들의 절반 이상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텔레마케팅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텔레마케터들의 대량 실업에 따라, 온라인 채용 업체들은 앞으로 세달 내에 이력서 포스팅이 지금보다 15% 이상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일부 텔레마케팅 업체는 오히려 업무 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화금지 목록에 없는 번호의 소유자는 텔레마케팅을 지지하는 소비자로, 광고 전화를 기다리며 구매 의사가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텔레마케팅 효과는 계속 감소돼, 시간당 응답자가 지난해 12명에서 올해는 8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악화되던 효과가 이제는 상승세로 반전될 것이라는 긍정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적군과 아군이 확실해진 만큼 타겟 마케팅이 더 쉬워질 것”이라는 게 긍정론의 근거다.
■한인 업체는 어떤가?
텔레마케팅에 많이 의존해 온 한인 업체들도 텔레마케팅 규제의 영향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뉴스타 부동산’의 한 담당자는 “6월부터 텔레마케팅 영업부서 운영을 위해 일간지에 구인 광고까지 냈지만, 전화금지 목록 실행 이후 문의전화가 없어 부서 신설을 구상 단계에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알람 회사 ‘하이빌(HiVille)’과 건강식품 회사 ‘GSA’는 알람을 필요로 하는 비즈니스 고객과 한의원 방문 손님 등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하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김호성·이의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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