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미시건. 캐나다. 일시에 도시기능 올스톱뉴욕을 포함한 미국 동북부, 중서부와 캐나다 동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해 산업체와 도시기능이 마비되는 등 사상 최악의 정전사고가 발생했다.
14일 오후 4시11분 갑작스레 발생한 정전은 오후 6시께부터 뉴욕 등 주요도시를 중심으로 전기가 복구되고 있으나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정전이 계속되고 있어 국토안보부는 사고 이튿날인 15일께 완전 복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5일 오전 6시 현재 정확한 피해 액수 등은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약 5,000만명이 이번 정전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었고
그 금액은 천문학적인 액수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오후 4시11분 미국과 국경을 접한 나이애가라 폭포 인근 캐나다 지역에서 시작돼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주 등 동북부 지역과 미시간, 오하이오 등 중서부 지역,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으로 순식간에 번져갔다. 대다수의 기업체들은 직원들을 일찍 퇴근시켰고 식당과 상점들도 문을 닫아 대도시에서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과 차량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으
나 신호등이나 터널의 전등조차 가동되지 않아 극심한 교통혼잡을 빚었다.
지하철과 교외 통근열차도 운행을 중지해 혼잡을 가중시켰다. 일부 시민들은 운행중인 지하철 객차나 엘리베이터 안에 한동안 갇히기도 했다. 또 공항의 보안점검 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뉴욕의 JFK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이 폐쇄돼 외부와의 연결이 차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핵발전소의 가동도 중단되는 등 정전지역 발전소 중 적어도 21곳이 가동을 중단했으며 뉴욕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치안확보를 위해 주 방위군과 경찰을 주요 지역과 시설에 투입했다.
정전은 뉴욕증시가 마감되는 시간에 발생했지만 다행히 증권거래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주요 증권사들은 자체 발전시설을 가동해 피해는 거의 입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조업에 차질을 빚었으나 자세한 피해내역은 집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전사태가 발생한 후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이 상승하고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정전사태는 이날 오후 4시11분께 발생해 ‘9.11사태에 빗댄 4.11사고’로 불리고 있는데 뉴욕시의 경우 맨하탄을 비롯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퀸스 등 5개 보로가 갑작스런 정전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지만 사고 후 12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전기가 복구됐으며 특별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캐나다는 금융중심도시 토론토 시내에서 15일 새벽부터 전기가 복구되고 있으나 여전히 곳곳에서 정전이 계속되고 있으며 수도 오타와에서는 또다른 이유로 정전이 발생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전사태의 원인에 대해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정전사태는 테러가 아니다”라고 확인했고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도 “정전사태가 테러로 발생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거듭 밝혀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실은 “나이애가라 지역에 위치한 미국 쪽의 콘 에디슨 발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이
분명하다”며 “특히 화재는 낙뢰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CNN방송은 뉴욕주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나이애가라 모호크라는 캐나다 전력공급업체가 과다한 전력수요로 전력송출이 중단되면서 연쇄정전 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콘 에디슨 관계자도 나이애가라 발전소의 낙뢰화재 가능성을 부인했다.
■ 미.캐나다 정전대란 책임 공방
" 미 발전소 낙뢰탓’. "캐나다 송출에 문제"
14일 발생한 미국과 캐나다의 정전사태의 원인에 대해 미연방정부와 주정부, 의회 상임위원회가 대대적인 조사반을 편성해 사태를 확인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가 원인을 서로에게 미루는 등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구나 정전의 원인 못지 않게 왜 이번 정전 사태가 캐나다와 미 동부 및 중부에 걸치는 광대한 지역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갔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캐나다 측은 정전의 원인이 나이애가라 폭포에 위치한 미국 쪽의 콘에디슨 발전소에서 낙뢰에 의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총리실을 통해 발표했다. 매컬럼 캐나다 국방부 장관은 낙뢰 가능성과 함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원전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라고 정보를 흘리는 등 이번 사태를 미국 북동부 지역의 낡은 발전설비들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러한 캐나다의 주장에 강한 회의를 표시하며 반박하고 있다. 조지 파타키 뉴욕주지사는 낙뢰에 의해 이번 정전이 발생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나이애가라 발전소는 완벽하게 가동돼고 있는데 이는 뉴욕주 서부지역에 전력이 정상 공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을 뒷받침 하는 것”이라고 CNN방송의 래리 킹 라이브쇼에서 주장했다.
나이애가라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모호크 전력의 윌리엄 에드워즈 회장도 “낙뢰가 원인이라는 캐나다 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며 전문가들의 다각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고 “현재 나이애가라 전력시스템은 설비파손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게다가 당시 기상 기록에서도 캐나다 측이 주장하는 지역에 낙뢰가 발생했
다는 기록이 없다며 당시의 기상도를 증거로 제시하는 등 미국과 캐나다 측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미국 측은 낙뢰보다는 캐나다 지역의 전력 송출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정전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사고 조사관들은 갑자기 과부하가 발생해 전력차단안전장치가 가동되면서 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가 야기됐다며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 뉴욕 북부와 인근 캐나다 지역의 전력 송출선과 변압기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아무튼 이번 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는 원인 규명을 떠나 미국 내의 노후화된 전력공급시스템이 교체돼야 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에디슨 연구소의 짐 오언 대변인은 “좀더 많은 전력 공급선들이 새로 설치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에너지부 장관을 지냈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자도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지만 전력공급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이라고 혹평
했다.
■ 최악의 정전사태...미 사회 반응
▲성명발표 90분이나 걸려
○…미 국토안보부는 미 북동부 6개주와 캐나다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정전사태가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데 무려 90분이 걸려 시스템에 대한 불신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11 사건 이후 테러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해 창설된 국토안보부는 당초 정전사태와 관련된 코멘트를 거부하다가 사건 발생 1시간 후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늑장 대처로 효율성이 의심을 받고 있는 것.
정전사태는 뉴욕시간으로 오후 4시 시작됐으나 국토안보부는 오후 5시30분이 돼서야 시스템 오작동이 전력 공급망을 마비시켰다고 뒤늦게 발표했
다.
LA에 있는 국제정신적외상협회 로버트 R 버터워스 회장은 “국토안보부가 그 동안 비상 사태에 대비해 충분한 훈련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따끔하게 지적.
▲미경제 부정적 요인 작용
뉴욕과 캐나다 토론토, 디트로이트 등에서 밤새 전력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의 기업들은 다음날 정상영업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어 사고의 완전한 복구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번 정전사태는 미국의 경제활동에 나쁜 영향을 주고 미국 주식시장 투자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 달러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도쿄 JP 모건 체이스 뱅크 사사키 토루 수석전략가가 분석했다.
▲항공기 승객들 큰 불편
○…사상 최악의 미국 정전 사태로 한국 항공업계에도 일부 피해가 발생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경우 14일 낮 11시 인천공항을 출발한 KE 081과 이날 오후 6시55분에 출발한 KE 085 등 2편의 항공기가 JFK 공항 착륙 과정에서 정전으로 입국이 지연돼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같은 날 오후 7시 인천공항을 출발해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 착륙 예정이던 KE073편 항공기도 정전사태 영향으로 승객들이 입국 수속과정에서 상당 시간을 대기하는 등 불편이 발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4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앵커리지를 거쳐 JFK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화물기가 뉴욕공항 정전사태로 앵커리지 이륙이 지연되면서 착륙이 2시간 가량 지연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뉴욕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의 경우 항공사측의 비상조치로 이륙에는 문제가 없으나 캐나다 토론토발 항공기의 경우 이륙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퇴근길 난리통
○…미국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가장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끼친 정전 사건의 하나로 기록될 14일의 정전 사태로 해당지역 대도시의 직장인들 대부분은 30도를 웃도는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퇴근길 교통편을 찾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야 했다.
증권회사를 비롯한 금융업체들이 밀집한 뉴욕시 맨해튼 남부지역에서는 정전이 시작된 오후 4시부터 쏟아져 나온 직장인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뤄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지하철과 트레인의 운행이 중단되고 교통신호등도 고장나 가뜩이나 복잡한 맨하탄 교통은 거의 마비상태에 빠졌는데 교외지역에 집을 둔 직장인들은 어떻게 집으로 돌아갈 지 난감해
하는 모습들.
더구나 통화량 폭주로 전화와 휴대전화조차 불통돼 시민들의 답답함을 더했다.특히 맨하탄에서 일하던 많은 직장인들이 퀸즈보로 브리지 등을 걸어서 퇴근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는데 뉴욕 타임스는 “9.11 테러 직후 맨하탄 탈출 행렬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라고 촌평.
▲"혹시나.."밤새 뜬눈
○…사상 최악의 정전 사태를 맞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부 지역 경우 해가 지기 전인 오후 6시부터 전기가 복구되기 시작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상당수 지역에서는 밤새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마침 찾아온 무더위에 사람들이 잠을 설쳐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정전 시간대가 낮에 발생해 정전을 틈탄 약탈이나 그 밖의 별다른
사건,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뉴욕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주 방위군과 경찰을 주요 지역과 시설에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며 뉴욕시도 경찰관 5,000명을 요소 요소에 증파해 질서유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테러여부 최우선 관심사
○…9.11 테러를 겪은 뉴욕시민들에게는 이번 정전사태가 테러에 의한 것인지가 최우선 관심사로 부각됐다.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태가 테러로 인한 것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국토안보부와 연방수사국(FBI)도 “자세한 원인은 조사해봐야겠
지만 현재로서는 테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여름철 에어컨 사용의 급증에 따른 과부하로 추정되지만 미국 관리들은 캐나다 쪽에서 정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한 반면 캐나다 측은 미국 뉴욕주에서 비롯됐다고 밝혀 상대방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치쟁점 부각될 듯
○…뉴욕 타임스는 의회의 여름 휴회기간이 끝나면 이번 정전사태가 정치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의회는 전력공급망의 근대화를 위한 자금지원 계획을 부결한 바 있다.
에너지 장관을 역임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초강대국이지만 전력망은 후진국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전력업체들에게 엄격한 책임을 부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요 증권사 피해없어
○…9.11 테러 후 수일간의 완전마비 상태를 경험한 맨하탄 금융시장과 관련 기관, 업체들은 이 때의 경험을 교훈 삼아 백업 체제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에 이번 정전사태로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골드만 삭스와 메릴린치, HSBC 등 주요 증권사들은 정전이 발생하자 즉시 비상 전력시설을 가동시켜 업무차질을 피할 수 있었다.
뉴욕증권거래소도 “정전으로 인한 데이터 손실은 전혀 없었으며 15일에는 필요한 경우 비상전력시설을 가동해서라도 증시를 정상적으로 개장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연방준비은행과 금융기관간 결제시스템인 `페드 와이어’는 정전으로 인한 업무차질에 대비해 평소 6시30분인 마감시간을 8시까지로 90분간 연장했다.
▲자동차 업계 생산 차질
○…대규모 동시 정전사태로 자동차 제조업계에도 생산차질을 빚는 등 다소간의 피해가 발생했다.다임러 크라이슬러의 크라이슬러 사업부는 뉴욕과 토론토, 디트로이트 등의 정전으로 북미지역 32개 공장 중 23곳에서 생산 차질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자동차도 이번 정전 사태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확인되지않고 있다.그러나 캐나다 온타리오주 소재 혼다 자동차 공장의 일부 생산 라인은 이번 정전으로 일시 폐쇄 조치됐다. GM의 경우 일부 공장간의 연락이 두절돼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포드는 정전의 영향을 받은 공장을 확인중이다.
한편 혼다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모두 11개의 공장을 가동중이나 이번 정전의 피해를 본 공장은 온타리오주의 알리스턴 공장뿐이라고 밝혔다. 회사측은 “1교대 근무가 끝난 뒤 라인 1, 2를 폐쇄했다”고 설명했다.GM의 패트 모리시 대변인은 “이번 정전사태가 다행히 금방 수습돼 생산 차질을 회복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발전소 일시 폐쇄
○…미국 북동부의 정전 사태로 미국 내 7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일시 폐쇄됐다고 원자력규제위원회(NRC)가 밝혔다.NRC 성명은 외부 전력 공급 중단으로 이들 원전의 가동이 중단됐지만 비상 발전기를 갖추고 있어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원전은 뉴욕주 4개, 오하이오주 2개, 뉴저지주 1개 등이다.
▲인터넷 바이러스 원인설도
○…일부에서는 인터넷 바이러스가 이번 정전 사태의 원인이라는 설이 유포되고 있으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 설을 부인했다.한 인터넷 보안 전문가는 “현재로서는 미국과 캐나다의 정전 사태가 인터넷 침투로 인한 것이라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정전 사태 이후 인터넷에서는 `W32/블래스터’ 웜바이러스의 활동이나 해킹으로 전기 공급이 끊겼다는 설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은행 서비스 장애없어
○…재무부는 이번 정전사태에도 불구하고 은행 서비스에는 장애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재무부 대변인은 “아직까지는 은행 서비스 장애에 대한 보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다행스럽게도 정전 사태가 금융시장이 마감된 이후에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사들 비상 발행체제
○…신문사들은 갑자기 전기가 끊긴 14일 다른 지역에서 신문을 인쇄하거나 감면하는 등 비상 발행체제에 들어갔다.클리블랜드에서 발행되는 `더 플레인 딜러’는 40㎞나 떨어진 애크론의 한 신문사 인쇄 시설을 빌려 통상적인 24면을 발행하지 못하고 8면만 발행했다.
디트로이트 뉴스도 이날 광고 없이 8면만 발행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비상발전기를 이용해 대부분 정상적으로 방송을 진행했다.
■대중교통 정상화 상당시간 걸릴듯
▲지하철 오후 넘겨야 부분 운행
뉴욕시에서 14일 오후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가 15일 오전 5시15분 현재 시 전체의 25%가 복구되는 등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
그러나 정전사태로 인해 중단 또는 변경운행되고 있는 대중교통이 정상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6시30분 현재 시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하철은 일체 운행되지 않고 있으며 최소한 오후 2시 이후부터 부분적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롱아일랜드레일로드(LIRR)도 정전사태 이후 계속 운행이 중단된 상태며 이 역시 지하철과 마찬 가지로 기차를 운행할 수 있는 전력이 복구된 후 최소한 6∼8시간 이후부터 운행이 예상되고 있다.
NJ 트렌짓과 메트로 노스는 긴급상태 스케줄로 부분 운행되고 있으며 패스(Path) 트레인은 오전 11시부터 운행이 시작된다.버스들은 정전사태 이후 계속 운행되고 있으나 상당히 지연된 스케줄에 따르고 있다.
시 당국은 브루클린 브릿지, 맨하탄 브릿지, 윌리암스 브릿지, 59가 퀸즈보로 브릿지, 와이트스톤 브릿지, 크로스 베이 브릿지, 고탈스 브릿지 등 다리는 양측방향을 모두 개통, 차량운행을 허용하고 있으며 베리자노 내로우스 브릿지와 조지 워싱턴 브릿지는 어퍼 레벨만 운행이 허용되고 있다.
스테이튼 아일앤드의 모든 다리도 운행이 허용되고 있다.
또 맨하탄으로 진입하는 방향의 링컨터널은 여전히 운행이 금지된 상태로 뉴저지주 방향을 향하는 차량 운행만 허용되고 있으며 홀랜드 터널은 양측 운행이 모두 허용되고 있다.라과디아, 케네디, 뉴왁공항 등은 운행이 취소, 또는 연체된 항공기들로 모든 스케쥴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으나 서서히 복귀되고 있다.
한편 상당수 뉴욕시 건물은 수도공급이 전력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물이 공급되고 있지 않은 상태이며 이 역시 전력이 복구됨에 따라 서서히 해결될 전망이다.
■정전기간 범죄 불과 4건 "불행중 다행"
○…뉴욕시에서 14일 오후 4시11분 발생한 정전으로 밤새 도난, 파괴 등을 우려한 소상인들이 15일 아침해가 뜨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뉴욕시경에 따르면 15일 오전 7시15분 현재 뉴욕시에서 정전 이후 발생한 정전관련 범죄가 불과 4건에 불과했다.
시경은 브루클린 운동화가게에 난입, 물품을 훔치던 20여명을 체포했으며 맨하탄, 브롱스 등에서 범인들이 업소에 침입한 도난 사건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이는 1977년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태 당시 폭동, 도난, 파괴 등으로 4,500여명이 체포된 상황과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한편 뉴욕시 소방국도 밤새 시 곳곳에서 몇몇 화재가 발생했으나 15일 현재 구체적인 상황은 계속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전사태 원인이 혹시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로 바짝 긴장했던 한인들은 테러 가능성이 없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맨하탄에서 도매업소를 운영하는 박모씨는 "재작년 9.11 테러 이후 계속해서 곤두박질 치던 경기가 이제 상승국면으로 접어들려고 하는 판에 테러는 또다시 장기불황에 빠지게 하는 악재 중의 악재"라며 "이번 사태의 원인이 테러에 의한 것이 아니란 것이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90도가 넘는 한낮의 무더운 날씨가 열대야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플러싱 일대 곳곳 도로변에는 더위를 식히려 거리에 나온 사람들로 밤늦게까지 정전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풍경을 연출되기도 했다.
○…뉴욕일원이 정전으로 인한 혼란이 발생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한인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북부퀸즈순찰대 소속 한인 보조경찰들은 요소 요소에 파견돼 경찰을 도와 질서유지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자원봉사자로 나선 일부 한인들은 자비를 털어 행인과 운전자들에게 물을 나눠주는 선행을 베풀었다
■ 한인사회도 큰 피해
▲한인행사 줄줄이 연기
갑작스런 정전사태로 한인사회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줄줄이 취소됐다. 14일 저녁 7시 금강산 식당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와 조직개편 관련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던 뉴욕 한인봉사센터(KCS)는 정전을 이유로 모임을 갖지 못하고 15일 오전 스텝 모임을 통해 차기 모임 일시를 결정하기로 했으며 같은 시간 서울 플라자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민100주년 기념 ‘제11회 베스트 웨딩드레스 이연주 디너 패션쇼’도 정전을 이유로 잠정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산수갑산 연회장에서 열릴 예정이엇던 뉴욕한인 보험 재정협회 이사회도 같은 이유로 연기됐다.
▲초저녁 전력복구된 일부 식당 ‘정전특수’ 즐거운 비명
○…플러싱 일대는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정전이 시작된 이후 쏟아져 나온 직장인과 사람들로 인파를 이뤘다. 교통 신호등도 작동되지 않으면서 차와 인파가 서로 뒤엉켜 순식간에 거리는 마비상태에 빠졌다. 전화와 셀룰러폰도 가족과 친지간의 통화량 폭주로 불통되는 사태가 발생, 사람들은 발만 동동 굴렀다.
○…오후 5시. 정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미동부지역 일대에 걸쳐 일어난 대규모 사태로 복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플러싱 지역 한인업소들은 하나 둘 문을 닫고 집으로 향했다. 정전을 틈탄 약탈이 이뤄질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보석상, 식당 등 일부 한인점포들은 문을 닫은 채 업소 내에 잠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오후 9시가 다가오면서 플러싱 일대는 그야말로 암흑 천지로 변해갔다. 모든 가로등이 켜지지 않아 불빛이라곤 경찰들이 도로 통제를 위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설치한 불꽃과 차량 라이트 외에는 전무했다. 이로 인해 도보로 귀가하는 하는 한인 등은 큰 불편과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일부 식료품점과 식당들은 냉장고 가동이 중단되면서 육류 등 식품이 상하지 않을까 안전부절 못하는 모습. 업소들은 식품 변질을 막기 위해 아이스박스를 이용하거나 일부 대형 식품점들은 냉장고가 가동되고 있는 다른 지점으로 급히 옮기기도.
○…초저녁부터 시작된 노던블러바드 등 퀸즈일대 도로변의 인파행렬은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맨하탄 다운타운에서 5시간을 걸어 플러싱에 도착했다는 김영호(36)씨는 "1년에 걸쳐 흘릴 땀을 오늘 하루만에 모두 흘린 것 같다"며 "군대 유격훈련 시절 받았던 100킬로미터 행군보다도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델리 그로서리와 아이스크림 가게, 잡화점들은 무더위로 지친 행렬 인파로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노던블러바드 선상의 한 한인 델리업소는 3시간도 안돼 물과 청과음료가 바닥이 났으며 잡화점들은 그동안 쌓여있던 운동화 재고량을 순식간에 처분하는 행운을 누렸다.
○…한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는 뉴저지 팰리세이즈 팍 브로드 애비뉴 한인상가는 이번 대규모 정전사태로 업소들간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일부 지역은 오후 6시께부터 다른 시스템을 통해 전력이 공급되기 시작해 몇몇 식당들은 밤새 손님이 몰리는 등 때아닌 ‘정전 특수’를 누리기도.
이번 정전 사태와 관련없이 영업을 계속한 브로드 애비뉴의 양평신내 서울해장국의 리나 박 사장은 “대부분의 한인 업소들이 정전으로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 우리 업소에는 피해가 없었다”며 “오후 7시께부터 손님들이 몰려들어 자정을 넘길 때까지 장사진을 이루는 등 많은 손님들이 찾아왔다”고 말하기도.
○…이번 정전 사태로 최대 피해를 입은 한인 업소는 생선이나 야채 등 냉동, 냉장 식품을 취급하는 곳들로 추정되고 있다. 맨하탄을 비롯해 대부분의 델리 업소는 정전 사태가 빨리 수습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냉장고에 있는 물건을 얼음 통에 집어넣는 등 임시 방편을 마련했지만 라디오 방송 등을 통해 전력 공급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을 동동 구르기도. 이 때문에 일부 업소는 얼음 통에 있는 물건 앞에 ‘반값에 팝니다’라는 사인을 부착하는 등 최대한의 피해 축소 방법을 동원하기는 모습들이었다.
뉴욕 한국일보 지사
특별 취재반: 신용일 부장대우. 장재준 차장. 정지원 차장. 김노열 기자.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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