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매우 다양한 경력의 와이너리 주인들이 성공적으로 와이너리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까닭은, 모든 일은 능력에 따라 분담하고, 전문적인 일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미국인의 습성이 큰 이유로 꼽힐 수 있겠다.포도밭을 사 들이고 와이너리를 설립한 새 주인들은 모두 자신의 능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최고의 와인 메이커를 고용하여 와인 만드는 일을 맡기기 때문에 첫 해부터 질 좋은 와인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와이너리 주인들의 와인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아낌없는 투자가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해 낼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글로리아 페레
88년 카네로스에 페레가문이 설립
피노누아로 만든 소노마 브루 인기
스페인이 스파클링 와인 생산량 세계 최고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스페인에서 두번째로 큰 스파클링 와인 생산업체 프레익세넷(Freixenet)의 소유자 페레(Ferrer) 가문이 1988년 카네로스에 약 1,1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설립한 와이너리가 글로리아 페레이다. 페레가의 페드로 페레는 1930년대부터 뉴저지에 무역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하면서 와이너리로 적합한 곳을 물색하였고, 스페인 내전으로 1980년대에 와서야 그의 아들 호세 페레에 의해 계획이 실행된 것이다.
호세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위한 피노 누아와 샤도네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였고, 아직 샤도네와 피노 누아가 주 품종으로 자리잡기 훨씬 전인 1980년대에 카네로스가 적당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와이너리를 설립하였다. 와이너리의 이름은 그의 부인 이름인 글로리아 페레로 정하였다. 195 에이커에 달하는 포도밭 중 132 에이커에서 피노 누아를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피노 누아는 글로리아 페레의 주 품종이다.
이 곳에서 생산되는 스파클링 와인은 80% 피노 누아로 만들어진 소노마 브루(Sonoma Brut), 블랑 드 누아(Blanc de Noirs), 95% 피노 누아로 만들어진 로제(Rose), 5년 이상 이스트로 발효 숙성시킨 빈티지 로얄 쿠베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저스틴
은행가 출신 부부, 와인 심취 포도 농작
대표적‘아이소셀레스’우수품으로 뽑혀
투자금융 전문 은행가였던 저스틴 볼드윈(Justin Baldwin)과 융자전문 은행가였던 그의 부인 데보라(Deborah)의 양쪽 집안은 모두 농업에 종사했었으며, 특별히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자란 저스틴은 대학 시절부터 와인에 심취하기 시작하였다. 와이너리를 운영하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기로 의견의 일치를 본 볼드윈 부부는 1981년 파소 로블스 서북쪽 외진 곳에 위치한 보리 농장을 사들이고 남편의 이름을 딴 와이너리를 설립하였다.
전문 경영인이며 은행가였던 저스틴은 경영학 학위를 과감히 내던지고 포도 농작과 와인생산 부문의 공부를 새로 시작하였다.
부인 데보라는 경영, 관리, 운영의 경력을 되살려 와이너리내 고급 숙박시설과 최고급 식당 운영을 맡았다.
현재 약 72 에이커의 포도밭에서 카버네 소비뇽, 멜로, 카버네 프랑, 샤도네 등을 생산하고 있는 저스틴의 대표적인 와인은 보르도 스타일 블렌드인 아이소셀레스(Isosceles)이다.
1997년 아이소셀레스는 와인 스펙테이터지로부터 2000년 전 세계 모든 와인 중 6번째로 훌륭한 와인으로 뽑힌 바 있다.
미드나잇 셀러스
설립 8년만에 연 6,500 케이스 생산
‘마레 넥타리스’와인대회서 금메달 수상
파소 로블스에 위치한 이 와이너리는 1994년 하텐버거(Hartenberger) 가족이 나파 밸리에 와인 테이스팅 휴가를 갔다가, 아들 리치가 은퇴한 아버지 로버트에게 “우리도 이런 와이너리를 사서 와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라고 권유한데서 시작되었다. 적당한 땅을 물색한 끝에 파소 로블스에 25 에이커의 포도밭을 사들이고, 전 가족이 포도주를 만드는데 매달려서 1995년에 시작된 미드나잇 셀러스는 이제 8년만에 연간 6,500 케이스를 생산하는 와이너리로 자리잡았다.
진한 파란색 바탕에 흰 그믐달을 그려 넣은 레이블을 사용하는 미드나잇 셀러스에서 출시하는 와인 중 특별히 보르도 스타일 블렌드 마레 넥타리스(Mare Nectaris)는 2003년 웨스트 코스트 와인 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매해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지만, 약 420 케이스의 적은 양만이 출시되므로 와이너리에서 직접 인터넷이나 전화로 주문하여 구입하지 않으면 구하기가 어렵다.
슉
독일서 이민와 와인메이커로
30년만에 포도밭 주인 꿈 이뤄
월터 슉은 피노 누아로 유명한 독일 와인 생산지역 아스만샤우젠에서 태어나 가이젠하임에서 교육을 받고 1959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오자마자 갤로(Gallo)의 와인메이커로 일하였고, 1973년부터 10년간 조셉 펠프스의 와인 메이커로 일하면서 독일 스타일 와인 제조로 이름을 떨쳤다.
1990년에 와서야 그는 카네로스 지방에 자신의 와이너리를 설립할 수 있었고, 약 40에이커의 포도밭에서 샤도네, 피노 누아, 멜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인정받는 와인 메이커 중 하나인 월터 슉이 이민온지 약 30년만에 자신의 와이너리를 갖게 되었다는 점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소노마, 파소 로블스, 샌타 바바라 지역 와이너리 주인 중에는 다른 와이너리의 와인 메이커로 일하다가 자신의 와이너리를 갖게 된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 꿈을 계속 키워나가고 이루는 상징으로 인정될 만큼 그의 성공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독일과 유럽의 전통과 신대륙의 새로운 제조 기법을 적절히 섞어서 만들어내는 슉의 와인은 유럽에 좀 더 가깝고 프랑스 와인의 성격을 많이 띄고 있으며, 때문에 전체 생산량의 1/3가량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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