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ML350·렉서스 RX330·인피니티 FX35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랜드’3개차종 주행비교
견고한 차체…어떤 도로에도 성능 발휘
언제부터인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산길을 오르내리는 차가 아닌 일반 도로를 달리는 대중화된 차로 자리잡았다. 개스를 많이 먹는 SUV구입은 사치며 테러리스트를 지원하는 오일 생산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목소리에 동의하면서도 울퉁불퉁한 LA 도로들을 흔들림 없이 편안하게 주행하는 SUV를 보면 한번쯤 나도 듬직한 SUV를 구입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이젠 당당히 럭슈리차로서도 자리를 잡은 SUV는 시장이 더욱 더 방대해져 벤츠와 BMW, 렉서스, 인티니티 등의 고급차 브랜드와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포르셰까지 SUV시장에 뛰어 들게 만들었다.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랜드는 최신 9월호에서 벤츠의 ML350, 렉서스 RX350, 인피니티FX35를 주행시험을 하고 비교해 봤다. 시험대에 오른 이 세 종류의 SUV들은 기본 모델가격이 3만4,000~3만6,000달러 사이에서부터 시작한다.
벤츠 ML350
ML이 처음으로 미국소비자들에게 선을 보인 것은 1997년이다. 그 당시 소비자들이 선호하던 포드 엑스플로어나 지프 그랜드 체로키보다 약간 고급화된 SUV를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벤츠는 ML시리즈를 제작했다.
다른 럭서리 브랜드 차 회사들이 SUV를 출시하기 이전이라 ML 4륜구동은 산길 근처나 비포장 도로는 갈 이유가 거의 없는 교외에 사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만족시키기엔 충분했다.
6년이 지난 후 출시된 ML은 경쟁 SUV들이 더욱 승용차 같은 승차감을 주는 것과 달리 아직도 고급 트럭 같은 느낌이다. 지난해 출시된 ML시리즈는 320에서 시작했지만 2003년형은 350부터 시작한다.
ML350은 3.7리터 SOHC 18밸브 V-6엔진이 부착돼있다. 큼직해 보이는 차체에 어울리는 232마력은 충분하지만 더 이상 SUV시장에서 다른 차들과 비교할 때 감탄할 만한 수준은 되지 않는다.
6년 동안 크게 변한 것 없는 외형도 이젠 다른 차들에게 약간 뒤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드 트림이 가미된 인테리어와 17인치 6스포크 휠, 앞 범퍼 위의 은색 그릴이 눈길을 끌지만 2년 뒤에 출시된다는 새로운 모델의 ML을 기다리게 한다.
승차감도 경쟁 SUV들에 비해 부드럽지 못하고 딱딱하며 흔들거린다는 평가다. 운전석이 다른 차들보다 높아 운전시 시야는 넓지만 턴을 한 후 다시 중심을 잡는데 불안한 느낌을 준다.
또한 무게도 시험대에 오른 다른 SUV들보다 800~1,000파운드 더 무거운 4,819파운드여서 연료비도 많이 들어 1갤런당 약 15마일을 주행한다.
하지만 탄탄한 브레이크는 다른 차들보다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급정거 시험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ML이 다른 차들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다른 부분은 뛰어난 트랙션이다. 비포장 도로주행과 미끄러운 포장도로 주행 시험에서 트랙션 컨트롤은 끄떡없었다.
특히 4륜구동 ML은 내리막길 주행에서 한 쪽 바퀴가 떠 있어도 앤티 락 브레이크 시스템이 아무 문제없이 작동되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렉서스 RX330
편안하고 우아한 자태…더 넓어져
ML350이 하드웨어에 신경을 쓴 SUV라면 RX330은 소프트웨어에 많은 신경을 쓴 SUV다. 부드럽고 조용한 승차감은 럭슈리 SUV의 기본철학에 ‘딱’이라는 평가다.
렉서스에게는 RX SUV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RX330의 전 모델인 RX300이 출시되기 전만 해도 렉서스는 벤츠에게 판매량이 크게 뒤져있었다. 그러나 RX의 출시와 함께 상황은 역전됐다.
특히 SUV시장에서 RX는 ML에 비해 두 배나 더 많이 판매됐다. 몇 년 전만 해도 RX는 렉서스 전체 판매의 40%이상을 차지했다.
2004년형 RX330은 그전 모델보다 더 넓어졌고 길어졌으며 멋있어졌다. 카고 공간은 6.1큐빅피트 더 넓어졌고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도 4인치 길어졌다. 외형뿐 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어느 럭슈리 카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따듯한 느낌을 주는 우드 트림과 메탈이 가미된 입체적인 속도계와 온도 조절계, 옵션으로 나오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가죽 시트 등 차 안에 앉는 순간부터 고급화를 느낄 수 있다.
3.3리터 260마력의 DOHC V-6엔진은 전년 모델에 비해 10마력이 증가했다. 중간 사이즈 SUV중 연료비도 적게 드는 편이다. 1갤런당 19마일을 주행할 수 있다.
5스피드 자동기어는 급속도를 필요로 할 때 약간 느리다는 평가다. 특히 시험대에 오른 전륜구동 RX는 급속도를 낼 때 소음이 크고 앞으로 차가 기울어짐을 느낄 수 있다. 약 1,400달러를 더 줘야 하는 4륜구동 RX는 이런 문제가 덜 하다는 것이 렉서스측의 주장이며 렉서스는 소비자들의 70%이상이 4륜구동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포장이 잘된 도로 주행시 고요함을 느끼게 해주는 승차감은 비포장 도로주행시 돌변한다는 지적이다. 차체가 많이 흔들리고 브레이크를 밟을 때 불안정해진다.
그러나 RX는 이러한 문제들을 눈감아 줄 만큼의 인센티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크루즈 콘트롤 주행시 자동으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는 기능과 차 뒤에 설치된 카메라는 후진 시 네비게이션 스크린으로 차 뒷모습을 볼 수 있게 한다.
옵션으로 나오는 바퀴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는 서스펜션도 RX를 선호하게 만든다. 럭슈리 SUV의 전형인 RX는 그러나 이 모든 옵션들을 다 선택할 겨우 가격은 5만달러를 상회하게 된다.
인피니티 FX35
스포츠카 바탕 제작…날렵·정확 핸들링
FX35는 2003년부터 새로 출시되었다. FX는 기존의 SU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스포츠카에 기본을 둔 스포츠유틸리티’라는 기본 컨셉을 가지고 있다. 닛산의 대표적인 스포츠카인 Z는 FX의 모체이다. 닛산의 엔진니어들은 Z350의 280마력 VQ DOHC V-6엔진에 새로운 SUV바디와 서스펜션을 제작 설치하여 FX를 탄생시켰다.
스피드와 핸들링은 Z350과 다름없이 날렵하고 정확하다. 비포장 도로 주행시 약간 흔들리는 단점이 있으며 핸들링도 불안정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른 경쟁 SUV들에 비해 무거운 느낌이 없으며 브레이크 시스템도 훌륭하다는 점수를 받았다.
인테리어도 Z350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스포티한 운전자 시트에서부터 알루미늄 트림이 된 핸들과 기어주변이 Z350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뒷좌석에서 타고 내릴 때 뒷바퀴 부분 때문에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공격적으로 생긴 외형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옵션으로 나오는 20인치 바퀴를 부착 주행시에는 안정감이 더해진다. 1,500달러를 더 내면 4륜구동을 갖춘 FX를 구입할 수 있다.
덩치가 커진 Z350라고 생각하면 알맞을 정도로 매력만점의 SUV라는 평가다.
■ 결론
이 세 종류의 SUV들은 제각기 다른 컨셉을 갖고 제작됐다. ML은 견고하고 어떤 도로 주행 시에도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작됐으나 디자인과 스피드에서는 FX나 RX에게 뒤진다. 비탈길을 오르내리고 비포장도로를 자주 운전해야 하기에 SUV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거의 없는 요즘, 2003년형 ML은 이 셋 중 가장 마지막 선택일 수도 있다.
편안하고 우아한 인테리어의 SUV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렉서스 RX가 제격이다. 하지만 스포츠 유틸리티에 스포츠카 같은 핸들링과 스피드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주저할 필요 없이 FX를 선택하면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양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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