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우리아이들…어떻게 기를까
공부 잘 하기
3주전에 책을 별로 안 읽는 아들 상혁이의 입시걱정을 했던 어머니의 두번째 질문에 답을 하려고 한다.
상혁이의 사촌중 SAT에 4점 모자라는 만점을 받은 아이가 있었다. 상혁이 어머니가 그 아이 어머니에게 어떻게 공부를 시켰느냐 물었더니 사촌은 책을 아주 많이 읽은 것 이외에는 별로 한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상혁이는 지금까지 책을 별로 안 읽었으니, ‘SAT 시험 준비에 너무 이미 늦지는 않았는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가 두번째 질문이었다(입시 준비에 읽기만큼 중요한 것이 쓰기임을 명심하셔야 한다. 쓰기에 대해서는 지금껏 써 왔지만 또 다시 따로 다루려고 한다).
SAT의 가장 중요한 준비는 학생의 어휘력 강화다.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히 어휘력이 높아진다. SAT에 어휘력 시험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휘력이 부족하면 시험문제의 이해는 물론 수학이나 다른 과목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또 제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어휘력이 부족하면 생각할 수가 없게 된다. 마치 용감한 군인도 무기가 없으면 싸울 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휘력은 순식간에 쌓아지지 않는다. 어휘력은 기억력만 있으면, 또 외우면 되는 것을 왜 그다지 걱정하느냐고 하실 지도 모른다. 그러나 상혁이 어머니의 걱정에는 일리가 있다. 사람이 오래 굶다가 한꺼번에 밥을 많이 먹으면 체하듯이 어휘력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영어 단어를 그렇게 많이 외웠는데 왜 금방 잊어버리며, 한국 단어는 특별히 앉아서 외운 기억이 없는데 왜 그리도 쉽게 많이 아나?
*그러면 단어는 과연 어떻게 배우나?
(1) 새 단어는 문장에서 자주 접하면 배우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접하는 횟수가 빠르면 4번, 늦는 경우 43번까지면 모르는 단어도 저절로 알게 된다. 다시 말하면 단어는 일부러 앉아서 외워서 배우는 것이 아니고 문장에서 자주 접하는 데서 배우게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저절로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2) 단어는 사전을 찾아서 배우지 못한다. 단어의 뜻은 그 쓰임에 따라 아주 달라진다. “It was a turkey dressing.과 I was dressing the baby, when she came in.” 여기에서 dressing의 뜻이 완전히 다름은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가 반드시 영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나의 손과 발의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실수로 손을 좀 다쳤대요.” “손을 좀 써야지, 안되겠는데요!” 등 문장에 따라 손의 뜻이 다른데 어떻게 사전의 뜻만으로 알 수가 있을까? 이런 단어는 사전의 뜻보다는 모르는 단어, 즉 위에서는 ‘dressing’의 뜻을 문맥을 통하여 추측으로 알게 된다.
그러나 모르는 단어가 문맥 전체의 10% 정도 이상이면 추측할 수가 없다. 만일 학생이 수학시험을 치는데 응용문제(word problem)를 얼마든지 풀 수 있는 수학실력이 있다 하더라도 그 문제에 나오는 단어의 10% 이상을 모른다면 추측으로 아는 것이 힘들어진다. 다시 말하면 수학을 몰라서 못 푸는 것이 아니고, 언어실력이 모자라서 못 풀게 된다.
(3) 단어는 간접적으로만 배울 수가 있다(이것을 독서학에서는 subsidiary learning이라고 함). 이 간접적인 배움은 자기도 모르게 자기 두뇌에 스며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이 우리의 언어 습관이 되는 것이다. 이것의 반대로 직접적인 배움(focal point of learning)은 1일에서 1주일을 못 간다고 한다. 그러기에 우리가 직접적으로 배운 그 많은 영어 단어는 쉽사리 다 잊게 되는 것이다.
*이미 어휘력이 떨어지는 학생은 어떻게 할 방책이 없나? 너무 늦지는 않았는지?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방책은 있다. 지금부터는 책을 읽는 도중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단어의 10% 이상을 모른다면 추측으로 아는 것이 힘이 들어지므로 10% 이하라야만 한다) 우선 그 단어를 골라서 인덱스 카드(index card)에 기록을 한다(카드는 3×5인치의 가장 작은 크기로 할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그 카드를 항상 포켓에 넣고 다니면서 외우기 쉽기 때문이다).
(i)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지 말고 thesaurus를 쓰게 한다. 이 책은 반대말과 비슷한 말이 담긴 사전이다.
(ii)모르는 단어를 인덱스 카드에 적어 놓고 거기에 따르는 비슷한 말을 그 옆에 나열한다. 예: ‘employ’를 모른다면 그 사전에 비슷한 말에 ‘hire’라고 나와 있을 것이다. 비슷한 말이 여러 개 있을 수 있으며 그 가운데 하나쯤은 아는 단어가 나오리라고 믿는다.
(iii)모르는 단어의 비슷한 말을 그 옆에 나열한 다음 반대말을 적는다. 예: ‘employ’의 비슷한 말에 ‘hire’를 쓴 후 ‘fire’를 쓰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반대말이 여러 개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단어의 뜻을 짐작할 수가 있으리라고 믿는다.
(iv)영어 단어는 단어의 앞(prefix)이나 뒤(suffix)에 붙어서 그 뜻을 다르게 한다. 이것을 독서학에서는 derivational contrast라고 함. 예: ‘employ’에 prefix를 붙이면 ‘unemploy’가 되고 또 suffix를 붙이면 ‘employment’가 된다. 이 두 개를 다 붙이면 ‘unemployment’가 된다. 또 ‘employee’ 등으로도 변한다.
(v)단어의 변화형도 있다(inflectional ending).
위에 예를 든 ‘employ’는 그저 ‘-ed’만 붙이면 될 경우에는 이미 그것을 알고 있으면 구태여 쓸 필요가 없다. 불규칙은 써야 한다 <도표 1>
*다음은 이 인덱스 카드의 뒤에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새 카드를 절대로 쓰지 말 것).
(i)모르는 단어가 있는 문장 전체를 카드 위 부분에 베낄 것.
예: I was employed as a clerk during the summer vacation.
(ii)카드의 밑 부분은 처음에는 그냥 빈칸으로 남겨 두기 바란다. 그 이유는 이미 준비한 그 카드를 항상 포켓에 넣고 다니면서 여러 번 그 단어를 접할
기회를 갖고, 약 일주일 후에 그 단어를 이용하여 자신이 문장을 만들어 여기에 쓰기 위함이다.
예: He was an employee of the camp last summer.
결론으로 모르는 단어 하나를 놓고 반대말과 비슷한 말, 단어의 변형까지 배우게 하는 이유는 시간절약을 위해서이다. 사례를 든 상혁이 같이 책을 별로 안 읽었던 아이가 SAT 때문에 갑자기 책을 그냥 읽으면 그 많은 단어를 짧은 시간 내에 다 통달할 수가 없다. 또 단어는 일부러 외우면 곧 잊어버리므로 카드를 항상 포켓에 넣고 다니면서 단어를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단어와 접촉을 많이 한 후에 작문을 혼자 쓸 수 있었다는 말은 그 단어를 통했다는 뜻이다.
비슷한 말
예: hire, job
반대말
예: fire, terminate, termination unemploy, unemployment
모르는 단어
예: employ
단어의 변형
employee, employees
ran,-run의 경우, children-child의 경우
전정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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